똘똘한 신트라 임프르브드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했지만... 상급기면서
맥아리 없는 소리낸다고 주인에게 눈총 받던 더블렛...
엎친데 덮친격으로 소리는 그렇다쳐도 주인의 취향에 부합하지 못하는
외소한 외모덕에 결국 방출이 확정된 더블렛...
그런 그에겐 기다리던 님이 있었으니...그 님의 이름은 ReFerence-One (풍류)라
하였노라.....
이 얼마나 잔혹한 운명의 장난인가...차라리 아예 만나지 않았으면 좋았을것을...
그렇게도 꿈에 그리던 님을 만나자마자 바로 이별해야 하는 이 상황은 더블렛의
쌍우퍼를 갈기갈기 찢어놓는구나~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둘만의 이 밤... 님에 대한 추억을 조금이라도 더 간직하기
위해 더블렛은 그리도 슬피 울었나보다~~
주인의 외모지상주의 사상에 부합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이제 몇 시간 뒤면
이곳을 떠날 로이드 더블렛의 모습입니다. 사실 신트라 임프르브드를 사용하다가
더블릿으로 업그레이드 할때 신트라에선 없었던 보강된 중저역을 바랬었지요.
하지만 처음 듣는순간 중역대가 완전 상실되어버린 맥빠진 소리에 정말 크게
실망했었습니다. 그래도 음장감과 해상력은 발군이었는지라 피아노나 소편성에서는
꽤 만족했던 녀석이었습니다. 케이블을 바이와이어링으로 해주니 비어있던
중역대도 어느정도 살아나기도 했었구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저 홀쭉하고 밋밋한
스피커 디자인은 저에겐 너무나도 아쉬운 점으로 남았습니다. 그리하여 한동안
이놈의 상윗급을 구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었지만 좋지 못한 추억만 남긴채
포기하게 되었구요. 결국 이놈도 방출이 확정되어 버렸습니다.
방 한구석으로 내 쫒겨 방출예정일자만을 기다리던 이 녀석에게 제가 기다리던
메인 엠프인 풍류의 전기맛을 볼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제가 신청한 풍류는
아직 한동안 기달려야 하지만, 같은 동네에 사시는 지인께서 휴가떠나시는 길에
잠시 저에게 렌탈하여 주셨습니다.( 말이 렌탈이지 강탈입니다 ==3=3=3...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아.......
정말 할말을 잃게 만들더군요. 이녀석이 원래 좋은 엠프를 물려줘야 제 소리를
내주는건 익히 들어 알고있었지만...정말 이정도 일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소리의 급수가 차원이 달라짐이 한순간에 느껴집니다. 비어있다고 생각하던
중역대는 충분히 고역과 저역의 사이에서 충실하게 자신의 역활을 다하였고,
평소에도 쭉 뻗던 고음은 진공관의 질감까지 더해져 더욱더 활기차게 뻗어나옵니다.
스피드감은 좋았지만 양감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느꼇던 저역은 이게 도대체 저
호리호리한 몸매에서 나오는 저역이 맞는건지 제 귀를 의심하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매우 훌륭했던 음장감은 중고역대의 밸런스가 좋아지면서 더욱더
깔끔하고 명확한 스테이징을 만들어 줍니다.
엠프의 성능이 훌륭한 이유도 있겠지만, 제 아무리 엠프의 성능이 좋다 하던들
원래 스피커가 가진 성능 그 이상의 소리는 낼 수 없겠지요.. 즉 그동안
다른 엠프들로는 발휘하지 못했던 더블렛의 진정한 소리를 풍류가 시원하게
뚫어준 셈입니다.
이제 이녀석과 함께할 시간도 몇 시간 남지 않았군요.
그동안 이녀석의 능력을 무시한 것에 대해 주인으로서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이제 앞으로의 새 주인님에게는 꼭 사랑 받으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노래하기를
바래봅니다...^^
안녕 더블렛.... 너와 풍류가 함께한 베토벤의 합창은 내 가슴속에 길이길이
남을것이야 ~~~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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