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은 30 Live
엊그제 모 사이트에서 거의 충동 구매를 하였다.,
배송은 나름대로 빨리 왔으며 CD와 DVD가 같이 왔다.
마치 대학교 때 아니 고등학교 때 늘 따르며 말 한번 붙이지 못한 첫사랑의 연인을 다시 만나는 듯한 설레임으로 DVD를 먼저 뜯어 DVDP에 집어 넣었다., 음원은 STEREO/DD/DTS를 모두 지원한다.
데뷰 30주년 앨범.,
짧지 않은 30년 동안 우리 곁에 없는 듯 있어온 양희은님의 기념 콘서트 실황이다.
실황공연에서 따온 소리임에도 스튜디오 녹음에 버금가는 깔끔함이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아니 어찌 보면 양희은님의 목소리이기 이리 깔끔떠는 듯이 들리는 것이 가능하지 않은가 생각한다.
70년대 우리 곁에 머물던 통기타 가수의 전형을 보여주는 듯한 화려하지는 않으나 양희은님의 목소리를 단단히 받혀주는 단출한 편곡과 힘있고 거침없이 죽죽 뻗는 양희은님의 목소리에 때로는 떨리는 감정으로 때로는 뭉클한 아스라함으로 110분이라는 시간을 꼼짝 못하고 눈시울 붉혀가며 들을 수 있었다.
화려한 스테이지 매너도 없고 시종일관 교복색을 떠올리는 흰색 상의에 검은 하의를 입고, 현란한 에드립을 구사하는 기타리스트나 드럼비트 하나 없는 어찌보면 무척이나 단조로운 앨범이 꽉 조여 방을 메우고 청중의 틈에 앉은 듯이 때로는, 80년대의 민주화 항쟁의 와중에 대로에 어깨 두르고 앉아있는 듯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빼꼭한 20곡의 곡 중 한 곡 거르고 싶지 않은 마음에 ‘하얀 목련’에서 시작된 노래는 ‘내 님의 사랑은’으로 끝이 나지만, DVD를 끄며 다시 C/D를 걸게 만드는 님의 매력이 압도하는 앨범이라 생각한다.
원숙함으로 돌아온 양희은님의 목소리는 힘이 넘치고, 예전의 카랑했던 느낌보다는 푸근함으로 다가온다.
뭔가 보고자 구매한다면 분명 실망할 앨범이라 생각하지만 분명 뭔가를 강하게 들려주는 앨범이라 생각한다.,
이 가을을 같이 날 음반을 아니, 이 가을 내게 학창시절을 돌려준 음반을 만난 사실이 기쁘다.
01. 프롤로그
02. 하얀 목련
03. 내 나이 마흔살에는
04. 한 사람
05. 일곱송이 수선화
06. 세노야 (창. 김소연)
07. 망향가
08. 들길 따라서
09. 사랑 – 그 쓸쓸함에 대하여
10. 백구
11. Sicut Cervus (암 사슴이 시냇물을 그리워 하듯…)
12. 아름다운 것들
13. 금관의 예수
14. 사랑 – 당신을 위한 기도
15. 나 떠난 후에라도
16. 우리들의 자장가
17.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18. 아침이슬
19. 한계령
20. 저 하늘의 구름 따라
21. 내 님의 사랑은
22.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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