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명예훼손]에 관한 상담을 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무료 상담을 해주는 여러 카페가 있지만 아무래도 너무 간단한 답변들이라서, 와싸다에 계신 변호사님이라면 믿고 여쭤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여기 남깁니다.
제가 운영하는 출판사의 한 작가 분이 최근 트위터를 통해 일면식도 없는 젊은 논객에게 인격적인 조롱을 당했습니다. 그 분은 성격상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으니 명예훼손으로 상대를 고소하겠다고 하고, 저는 고소장도 법률가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니 일단 명예훼손에 해당이 되는지 여부부터 상담을 받고 진행하자고 했습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1.
한 평론지를 통해 문학평론가 A씨와 작가 B씨가 논쟁을 벌였습니다. 지면을 통해 벌이는 건강한 학문적인 논쟁이었지요. 문예지를 통해 몇 차례 논쟁이 오가던 중에 A씨가 논쟁과는 상관없는 내용의("도서 오타쿠"라느니 "작품은 없고 캐릭터만" 있느니 등) 비방을 트위터를 통해 올렸습니다.
2.
문제는, 그 트윗을 보고 A와 친한 C가 나서서 트위터에 작가 B씨를 비방하는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C는 20대의 젊은 학생으로 최근 신문이나 잡지를 통해 심심찮게 얼굴을 내보이는 인물입니다. 최근 [한겨레]에도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3.
작가 B는 젊은 논객 C와 일면식도 없고 평소에 반감 또한 전혀 없었던 터였습니다. 젊은 논객 C는 "B에게 지적 사형선고를 내리겠다 / 뭐 저딴 인간이 다 있는지 모르겠어요. / 저 놈은 도대체 뭐하는 종자지?" 등의 여러 차례 근거 없는 트윗을 날려 작가 B에게 무례함을 범합니다. 문제는 문예지를 통해 벌어졌던 설전을 C가 전혀 모른 채, 또한 학문적 논쟁에서 벗어난 인격적 모독을 담은 내용을 트윗으로 여러 차례 올렸다는 것입니다.
4.
이에 작가 B는 인터넷 신문 연재를 통해 자신과 A 간에 있던 논쟁을 만인에게 설명하고, 상관이 없는 사람이 개입하지 말 것과 비방에 대해 사과할 것을 요청합니다.
5.
공식적인 발언에도 젊은 논객 C가 묵묵부답이자, 작가 B는 C에게 사과를 요청하는 정중한 메일을 보냅니다. (메일이 오간 자료는 모두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C는 B에게 여러 차례 동문서답을 합니다. 요컨대, 작가 B가 먼저 자신(C)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6.
작가 B는 문단에서 30여 년간 글을 써온 이로, 젊은 논객의 이유없는 비방과 안아무인의 태도에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려 평소에는 그리 즐기지도 않던 음주를 과도하게 해오고 있고, 최근 몇 달은 정신병원에서 상담을 받고 항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변호사님께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으실 수도 있겠지만, 작가 가운데는 예민하고 자의식이 지나치게 강한 이들이 많아, 외부의 자극으로 자존감을 잃거나 위축이 되면 극단적인 행동까지 취할 수도 있습니다.
작가 B는 그러한 C에게 본인이 직접 응징을 하겠다, 행동으로 묵형을 선고하겠다 하며 아직도 그 스트레스를 풀지 못하고 있는데, 저는 작가를 관리하는 출판사로서 차라리 법대로 명예훼손을 걸자고 달랬습니다.
도대체 사과 한 줄 트위터에 올리라는 작가 B의 부탁을 C는 또 왜 이렇게 무례하게 버티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이 건을 명예훼손할 경우, 유죄가 성립될 수 있을까요?
또한 그 무게는 어느 정도일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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