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의 상당부분을 주인장께서 직접 작업하신듯 한데 프로젝터와 스피커까지 주인장께서 만드셨더군요.
이름은 빈센트… (주인장께서 빈센트 반 고흐를 상당히 좋아하시는 듯) 위치는 인하대 후문에서 가장 번화한 동신약국 사거리에서 우회전 해서 1분쯤 걸으면 2층에 새파란 간판에 반고흐의 자화상이 있어서 초행길에도 찾기는 쉬울것 같습니다. ^_^;;;
음반은 대략 꽤나 많은 편이고 사실은 무엇보다도 역쉬 오디오가 가장 눈길을 사로잡더군요.
그리 크지않은 20평 정도의 가게에는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들이 빼곡히 창가를 장식해서 마치 갤러리에 온듯한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에는 빈센트가 동생인 테오에게 보냈다는 편지들이 구성된 간판이 있는데 독특한 느낌이더군요.
몇 년전에 '빈센트 반고흐 - 내 영혼의 자서전'이라는 책을 읽고 고흐의 그림세계와 고단한 삶의 자취에 감동 먹은 적이 있는데 그 덕분인지 제게도 익숙한 그림들이 많이 눈에 띄이더군요.
그림들 이외에도 직접 만든듯한 각종 소품들과 오디오등 작지만 볼거리가 풍성한 공간입니다.
다음은 여러분들이 궁금해 하실 오됴 얘기입니다. ^^ 결론적으로는... 전반적으로 그리 비싸지 않은 기기로 생각보다 상당한 수준의 소리가 나왔습니다.
호프한잔 걸치는 와중에 손님들이 점차 가게를 채우는 바람에 음악만을 주의깊게 들으며 오디오의 성능을 집중적으로 파악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하긴 동호인의 집에 방문한 그러한 경우가 아니니까...) 그래도 상당한 포스가 느껴지는 메인 스피커의 풍채와 더불어 하이엔드적인 소리라고 해도 무방할 좋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오디오의 면면에서 사실 스피커와 진공관 앰프를 제외하고는 대단히 별스러운 것도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공간과의 매칭이 좋은것인지도... ^_^;
먼저 진공관 앰프는 처음 보는 300B 인티 앰프입니다. 필기체로 Legend라고 씌여 있는데 그러고 보니 어디서 많이 들어본듯하기도 하고…
TR앰프는 같은 앰프가 두대씩이나 병용되고 있었는데 모두 인켈의 AK-650 이었습니다.
이놈은 좀 압니다.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중고가가 형성되어 있는 기종이지만 빈티지 명기의 반열에 조심스레 올려봄직도 한 녀석이라 생각됩니다. 해상도는 조금 떨어지는 아쉬움이 있지만 두툼한 중역대와 푸근한 소리결이 매력있는 놈이라는 기억을 합니다.
앰프가 많은 탓인지 역시 셀렉터를 사용하고 있었고 소스기기는 미드파이급으로 인켈의 CD7CMK2 입니다. 이퀄라이저도 사용되고 있었는데 기종은 잘 모르겠지만 검은 바디로 빨강색 LED의 레벨메터 모양새로 봐서는 역시 값진 제품은 아니었던듯 합니다. ^^;
가게의 스피커는 총 3조가 운영되고 있었는데(있기는 자그만치 5조가...) 하나는 천장에 가깝게 매달려 있는 플레인지 스피커 입니다. 유닛의 모양은 자세히 들여다보니 흔히들 배꼽이라 일컷는... 더스트캡이 없는 풀레인지 유닛이었습니다.
실제로 소리가 나오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스피커선은 연결되어 있더군요.
바닥에 위치한 스피커는 山水글자가 로고에 새겨져 있는 (그로써 새삼스레 산수이가 山水임을 알게된 ^^;;;;) 산수이 빈티지 스피커로 우드격자가 상당히 아름다운 녀석인데 사진이 좀 열악하네요. 꽤나 오래전에 만들어 졌음직한 모양새에 비해서 잘은 몰라도 당시로써는 최첨단(?) 기술이 동원된 제품같습니다.
다음으로는 메인 스피커입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엄청난 크기의 포스를 자랑합니다. 그러고 보니 오디오쟁이들이 한번쯤 거치다가 종착역으로 선택한다는 평판풀레인지에 300B의 구성이군요. 흠~ 수퍼트위터가 함께 배플에 장착된 특색있는 모습인데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싶었습니다.
가만히 보니 기본적인 인클로져 디자인의 실루엣은 심플한 평판에 큼지막한 스파이크 두개로 마무리된것이 일전에 웹상에서 본적이 있는 '제클린의 눈물'과 흡사했습니다. 홍대 어느 교수님이 만들어서 엑솜80을 장착해 상당히 고가에 판매된다는... 주인장이 그걸 염두했는지 까지는 제가 알리 없지만요... ^_^;
오디오의 구성이 흥미로와서 다른 손님들이 들어차도록 자꾸만 귀찮게 질문을 했는데 친절하고 진솔한 답변을 주시더군요. 거의 인터뷰 수준으로 질문공세를 던져서 귀찮을법도 했을텐데… 아무튼 간에 이렇듯 전체적인 기기의 면면은 300B와 자작 평판형 풀레인지 멀티웨이 스피커를 제외하고는 별로 특이할것도 없는 기기의 구성에서 꽤나 좋은 소리가 들리니 기특하더군요.
음악은 주로 재즈와 포크가 주종이고 가끔씩 락이 나오는데 선곡 레파토리가 상당히 크로스오버적이랄까 싶습니다. 아무튼 좋은 음악들을 선별해서 골라주는 주인장의 센스가 제 귀에는 나름대로 솔깃했습니다. 간혹 레파토리의 흐름을 위해서 소스가 좋지 않은 곡들이 나오면 미간이 찡그려지는 것은 다른 손님들을 의식하지 않고 제 오디오적인 궁금함을 달래는데에 급급한 제 욕심이었겠지요. ^^;
또 한가지 특이한 것이 사진에서 보이는 빨간 계란판인데 가까이서 보니 진짜 계란판~~~ 거참 상당히 기발합니다.
사운드 튜닝을 위해서는 모양은 차치하고라도 쓸만한 소재 일지언정 제가 따라해 보고 싶지는 않네요. 계란판 스폰지라면 모를까 ㅋㅋㅋ
간편용으로 사용하는 200만 화소의 오래된 허접 디카와 그보다 더 허접하고 성의없는 찍사의 실력으로 말미암아 약간의 사진보정을 해서 올렸는데도 형편 없기는 마찬가지네요. ㅡ.ㅡ; 모쪼록 양해해 주시길~~
호프집 빈센트….. 저희 회사 사장님이 인천분 이시라 간혹 가게 되는 터라 몇 번은 더 가볼 것 같습니다. 인천에 거주하시고 인하대 부근 들르실 분은 한번쯤 가봄 직하다고 조심스레 추천해 봅니다.
저희 일행이 가장 먼저 자리잡은 덕에 이런저런 질문을 던졌지만 제 호기심이 발동했기 때문... <br />
저녁이 되면서 찾아오는 분들은 아예 관심도 없는것 같던데요. ㅎㅎ 오됴에 관심 없는 분들에게는 그저 뻥뚫린 판때기인것 같습니다. ^^;; <br />
오디오 좋다는 카페 몇군데 가보기는 했지요. 평판 스피커는 대학로 뒷골목에도 멋진 녀석을 본적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