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들 사용해보신 쿼드 11l을 며칠 사용해 보았습니다.
무척 상태가 좋은 녀석을 좋은분께 양도받아 스피커가 더욱 예뻐보였었지요.
잠깐이라 제가 얼마나 이녀석에 대해 알고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마감에 대해 칭찬이 많지요..
무늬목 위에 아주 두터운 투명 칠이 유리를 덧대놓은듯 하더군요.
무엇보다 유닛과 인클로저가 1밀리의 틈도 없이 딱 들어맞는 정확함에 감탄했습니다.
뒷면 단자가 인클로저에 그대로 달려있는것도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보통 저가형은 플라스틱 틀에 단자와 네트웍이 함께 달려서 인클로저 뒤쪽에 나사로 고정되지요.
그리고 아주 매력적인 구리색이 들어있는 뒷면의 명판도 예술이더군요.
그릴의 만듦새나 탈착시의 그 완벽함이 저를 또한번 감탄하게 했습니다.
갠적으로... 인클로저가 제게는 너무 번질거리는 느낌이라 호감가는 스타일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무늬목의 질감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마감을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1600달러짜리 메이플 마감 북쉘프를 사용했었기에 눈높이가 높아져 그럴수도 있겠습니다만,,,
비슷한 가격대의 미션 780se 의 무늬목 마감은 나무 질감의 자연스러움에서 이보다 한차원 위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 선호도의 측면이겠습니다.
제가 이렇게 다들 아시는 모델을 갖고 글을 쓰는 것은
이 스피커에 대해 참 좋은 스피커라 말씀하시는 분들과 답답해 못쓴다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모두 많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현재이든 지난 일이든 간에 유저들이 그만큼 많으시니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근데 영국에서는 아주 극찬을 했으니 그놈들이 뭘 갖고 이야기를 그렇게 하는건지 궁금하기도 하고...
제가 많이 들은 이야기는
이 가격대 나올 물건이 아니다. 밸런스가 좋다는 이야기와
답답하다. 특히 고역이 답답하다는 것이었는데요
실제로 들어 보니 정말 소리가 괜찮더군요.
그런데 듣다 보니 좀 답답하더라구요... ㅎㅎ
시디피는 로텔의 구형 970 이라는 놈인데 꽤 괜찮은 놈이구요
문제는 앰프가 태광 ar-50 이거든요.
이것도 얼마전에 구입한건데요.(다 팔아먹었었기에)
쿼드와 붙이면 심심해 못듣는다 하는 앰프죠...
하지만 이 가격에 이만큼 완성도있는 앰프 떠오르는게 없습니다.
말씀대로 다 좋은데 소리가 좀 심심하고 뭐랄까 흐리죠..
그래서 뭔 삽질을 할까 궁리하다가
젤 간단한 두 가지를 했습니다.
퓨즈 교체와 접점 청소 그리고 스피커케이블 단자 교체.
퓨즈는 좀 무식하게 했습니다.
퓨즈 네게 뽑아내고 트리니티 파워케이블을 아령처럼 만들어서 끼워넣었습니다.
이해가 안가는 것은 선재 몇 가지 넣어 보았는데
어떤건 원래의 퓨즈 끼운만도 못한 소리가 나더라는...
그리고 네오텍 바나나 중 젤 뽀대좋은 놈을 스피커케이블 앰프쪽에 붙여주었습니다.
스피커쪽은 직결이구요(앰프는 구멍이 작아 직결이 안되어서뤼)
그렇게 해서 occ 선재 바이와이어링 했습니다.
허전하던 질감이 훨씬 밀도있게 들리더군요.
퓨즈로 인한 차이는 대단했습니다.
좀 위험하긴 하지만 ar-50 의 단점 보완에는 아주 그만이더이다.
ar-50의 스피커단자가 너무 부실해서 그거 바꿔주면 많이 좋아질것 같기는 한데
이쪽은 손대면 노가다라...
암튼 이렇게 해서 들어본 쿼드 11l 은 상당한 질감을 들려주었고
해상도가 안좋다는 말도 있었던것 같은데 제가 듣기에는 결코 그렇지 않았습니다.
들려줄 소리 다 들려준다고 할까요... 두리뭉실한것 같으면서 할건 다 하고 있더라구요.
제가 안타깝게 생각했던것은 뭐랄까... 긴장감 같은 것인데요.
훌륭한 연주자의 연주를 들어보면 편안하면서도 그 공간을 팽팽하게 채우는 긴장감이 있습니다.
즉 편안함, 자연스러움과 긴장감이 공존하지요.
쿼드는 그 중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을 좀 더 많이 추구한것 같습니다.
앰프를 예로 들면 저가 인티앰프 정도를 사용하다가 묵 오디오의 911 앰프를 써 보면
음악을 듣던 공간이 타이트해짐을 느끼게 되는데요.
이런 성향이 쿼드에는 별로 느껴지지 않더라구요.
좋은 소리는 풍성하고 자연스럽고 편안하면서도 아주 탄력적이고 생동감이 있는데
이러한 텐션이 아쉬워 다른 놈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오디오적 매력이랄까요 그런 부분을 추구한다면 부적합하고
음악을 두루 즐기기에는 이 가격에 대안이 별로 없는 스피커일것 같네요.
이것은 해상도가 떨어지거나 하는 면과는 다른 부분이라 생각하구요
소리의 어떤 면을 더 많이 추구하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소리가 나는 분위기랄까요...
제게는 번질한 외관과 함께 지나친 편안함이 단점이 되었고
앰프와 스피커를 번갈아 쳐다보다 마침 해결사로 보이는 스피커가 나왔기에 방출했으나
이녀석의 피아노 마감같은 광나는 외관이 어떤이에게는 장점이 되듯
편안한 소리가 누구에게는 장점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텐션이 좋은 앰프가 매칭된다면 의외의 소리를 들려줄수도 있겠지요.
선재와 앰프갖고 장난좀 해봤는데 사소한 변화에도 민감하더라구요.
마치 무던한 듯 느껴지지만 둥근것과 둔한것이 다르듯
좋은 시스템으로 밀어주면 의외의 성능을 발휘할 스피커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제 취향과는 달랐고 어찌하다 보니 너무 짧은 인연으로 끝났으나
가격에 걸맞지 않는 훌륭한 만듦새가 장터에서 이녀석 판매글을 볼때마다 생각날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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