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마이 앰프의 대명사 SAGA GL-20입니다. 가격도 크기도 PCFI에 매우 적합한 모양새를 하고 있는데 신품가 10만원대 중반이라는 저렴한 가격때문에 성능까지 덩달아 싼마이 취급을 받는 녀석이지요.
그러나 실제로 들어보면 의외로 기본기가 있고 작은 덩치에서 나오는 박력과 칼칼함에 다시한번 쳐다보게 됩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뽀대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싸굴틱한 단자류, 내부를 장식하고 있는 중국산 묻지마 콘덴서의 일렬종대는 도저히 묵인할 수 없는 전투의지를 자극합니다.
그래서 취미겸해서 틈나는대로 몇가지 손을 봐주었습니다.
우선 위의 사진처럼 전면부 놉을 모두 은색으로 디테일업 해주었구요, 푸쉬버튼으로 처리되어 있던 파워도 접점확보에 더 용이한 토글스위치로 바꾸어 주었습니다.
후면의 RCA 단자는 뉴트릭, 스피커 단자는 네오텍 제품으로 교체해 주었고, 무엇보다도 접지가 불가능했던 기존 8자 (일명 돼지코) 전원단자를 파내고 3접점 전원단자를 심어주었습니다. 그래서 아래 전원 케이블을 사용할 수 있게되었습니다. 어딘가에서 얻은 벨덴 전원선에 메네키스 단자를 이용해 만든 전원케이블입니다.
내부사진입니다.
스피커단자에서 기판으로 연결되는 선은 스피커 케이블 만들고 남은 카나레 4S11G 자투리를 이용하였고, RCA단자에서 기판으로 연결되는 선은 벨덴 은도금선재로 교체하였습니다. 기판 중앙의 전원부 콘덴서 8개는 기존 1500 uF의 중국산 묻지마 제품을 2200 uF 용량의 국산 삼영 콘덴서로 갈아주었습니다.
사가앰프의 볼륨은 원래 오디오용 볼륨이 아닌 산업기기용 B type 볼륨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미세조정이 안되고 9시방향만 되어도 귀청이 찢어지는데요, 갈아엎는 김에 A type 볼륨으로 교체해 주었습니다. 100k 알프스 볼륨 하나를 구입하기는 했는데, 도저히 각이 나오지 않아 결국 싸구려 볼륨을 넣은 것이 아쉽네요.
트로이달 트랜스는 주변을 0.5mm 동판으로 감싸 주었는데 차폐효과가 실제로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OP amp는 기존 827JN에서 EQ단과 다이렉트단 모두 627BP로 교체해 주었습니다 (627BP두조가 앰프값에 맞먹는군요). EQ단과 다이렉트 단의 커플링 컨덴서 자리는 여러 시도를 해보기 위해 탈착이 가능하도록 소켓처리를 하였고 지금은 위마 필름콘덴서가 끼워져 있습니다.
여러시간 싸구려 앰프에 온갖 뻘짓을 다해 보았는데요. 결과적으로 음질이 크게 향상되었을까요? 글쎄요,그게 비교대상이 없어져서 잘 알수가 없네요. 어쨋든 재미도 있었고 정신적 위안은 조금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보기에도 좋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