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셀레스천 7000이 들어왔습니다.
5000을 잘 듣다가 저음이 쬐금(정말 아주 쬐금) 모자란다는 헛스런 불만으로 내보내고
준비되어 있던 셀레스천 7000을 들여왔습니다.
일단 들어와서 신고 하는 의미로 사진을 올려봅니다. 몇일 더 잘 들어보면서 파악해봐야죠.
우선 제원을 아는대로 간략히 보면
키 120cm 가로폭 34cm 깊이 31.5cm 로 5000보다 높이는 물론이고 가로와 깊이도 조금 더 큽니다.
셀레스천의 개발부 이사 G. 뱅크 박사가 개발한 리본형 트위터를 중심으로 2웨로 구성...
35HZ - 20KHZ, 86db, 무게 36kg,(1개)
ART / Acoustic Ribbon Technology 로 명명된 이 리본 트위터가 900Hz - 20khz까지 담당...
앞에 널부러진 CD들이 말해주듯이 마음 안정되지 않은 상태로 들떠서....
우선 요즘 많이 듣고 있던 베토벤의 트리플콘체르토 2악장 (오이스트라흐, 리히터, 로스트로포비치, 캬라얀)을 올려 보았다.
두터우면서도 묵직한 톤으로 깊이 있게 울려주는 현들이 내 자세를 앞으로 당겨댄다.
아니 이렇게 풍부한 저음으로 울려대다니....
라벨의 볼레로... 드블작의 신세계 2악장, 베토벤 9번 3악장,
자주 듣는 대편성 중심으로 걸어보았습니다. 약간 반응이 느린듯 하면서도 매력있는 음색으로 전개하면서 음장의 또렷함이 두드러집니다.
캐롤키드의 When I dream ... 기타의 음색이 두텁게 다가오면서 보컬은 말해 뭣하리...
다이아나 크롤의 파리실활앨범 중 Maybe you`ll be there
계속 걸어대는데 보컬이면 보컬... 현이면 현 그 음색이 유려합니다.
5000에서 다소 불만이었던 저음은 아주 풍족하고 그러면서도 중고음이 죽지않는 이 음색....
깊이가 느껴지는 입체적인 음장감에 다소 반응속도가 느린듯한 느낌의 여유있는 음속도....
쥐약은 팀파니 ....
역시 명기라는 소문이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몇일전 성남의 손선생님께 갔다가 셀레스천 7000이 왔다고 하니
대뜸 "어 그거 명긴데 ! 구하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나는 속으로 이 스피커를 모르실줄 알았는데 대뜸 명기라고 찝어내신다. ^!^
---- 허접사용기 ----------
저는 원래 사용기를 안 씁니다.
가끔 AV갤러리에 사진 올리면서 간단하게는 적어봤지만 한번도 써본일이 없고요.
사용기를 쓰려면 제법 글재주도 있어야하고 음에 대해 세밀하게 그 느낌을 기억해두어야 하는 일도 번거롭고...
그런데 그 무딘 글재주와 얼마 안되는 공력을 무릎 쓰고
사용기를 쓰게 만드는 녀석이 생겼습니다.
아니 이렇게 좋은 녀석에 대해서 왜 아직 아무도 제대로 된 소개를 안했을까 ... ?
셀레스천 7000이란 모델 !
저도 그랬지만 아마도 많은 분들이 다소 생소하게 들리는 모델일 것 같습니다.
SL-6si, Sl-12, Sl-600, SL-700 에 대해서는 많이들 들어봤고 거래도 종종 있습니다만,
7000과 그 아래 기종 5000은 거래 기록도 거의 없더군요.
우연한 기회에 5000을 들이고 감탄에 마지않고 있던 중에 그 상위 모델 7000을 들일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와서 얼른 5000을 내치고 7000을 들였습니다.
어찌나 크고 무거운지 제 차에 싫어 혼자 힘으로 집에 들일 엄두가 안나서 2주일 동안을 고민만 하다가 결국 택배우송을 부탁하여 가져왔습니다.
처음 대강 자리잡고 바이와이어링을 하여 틀어봤습니다.
전에 사용하던 KEF104-2 (지금도 셀7000 뒤에 있습니다만) 연결방식 대로 고음부에
값비싼 선재인 Wax를 물리고 저음부는 Rega를 물렸습니다.
그런데 괜찮은데 뭔가 불만이더군요.
결국 불만의 원인은 KEF와는 단자에서의 음량비중이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즉, KEF는 고음부 단자에서 중고음부를 담당하여 음량의 대부분을 담당하는데
셀7000에서는 베이스부문에서 중저음부를 담당하여 음량의 대부분을 담당하더군요.
결국, 이리저리 해보다가 바이와이어링을 포기하고 싱글와이어링으로 Wax로 물려줬더니 드디어 만족할 만한 소리가 나오더군요.
물론 바이를 했을 때 음장의 세밀한 정확도가 더 좋았지만 중저음부를 레가로 물리면 소리가 윤기가 없어지고 고음부를 레가로 물리면 고음이 딱딱한 느낌이 들고 결국 좋은 선재를 하나 더 구입해야겠는데 당장은 어렵고 해서 Wax로 싱글....
앰프는
1. 프리 ; 오디오랩 8000C 파워 ; 포르테 M4
2. CDP ; 오디오노트 턴테이블 ; 린 액시스 (바늘 오르토폰)
파워가 조금 약합니다. 포르테의 온도감이 느껴지는 순고음을 좋아해서 바꾸긴 어렵겠지만 셀7000의 크기와 용적으로 봐서 밀폐형 이 크기의 톨보이 저음을 제대로 울리기엔 조금 부족합니다.
1. 처음에 투티를 걸어봤습니다. ....................
^!^, 제가 투티음반을 걸어 테스팅을 하면서 (앰프던 스피커던 소스기기던 )
투티에 들어있는 각 트랙의 음악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본 거는 이 스피커가 처음입니다.
각 음의 소리가 어찌나 좋은지 차마 다음 트랙으로 넘길 수가 없더군요.
그냥 음악을 계속 듣게 되는 겁니다.
그러면서 투티에 소개되어있는 음악들이 단순 오디오기기 테스트용 음악만은 아니었구나...
하고 끄덕이게 되었습니다.
2. 베토벤 에그먼트서곡 (빈필, 조지셀지휘, 1969년 짤즈부르크페스티벌 실황 오르페오)
..........
역시 끝까지 다 들었습니다.
이런 적이 없는데, 테스트 할때는 CD 갈기 바쁘고 리모콘으로 트랙 넘기기 바빴는데 ... ?ㅡ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 그리고 더블베이스의 음감이 세밀하면서도 기름지고
풍성하게 들려옵니다. 오케스트라가 무슨 실내악단의 세밀한 음향으로 들려옵니다.
물론, 총주 시에 그 스케일감은 눈을 감고 듣다가 눈을 떠서 스피커의 크기를 재삼 확인하고 고개를 그덕이게 만듭니다.
3. 다음 트랙에 있는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3번 (에밀길렐스, 빈필, 조지셀)
계속 들었습니다. 피아노 소리가 장난이 아닙니다. (왜 이정도 표현밖에 안되지 ?)
...............................
3악장까지 다 듣고 우외와 같은 박수와 부라보를 나도 함께 하면서 다음 트랙으로
4. 다음 트랙에 있는 베토벤 5번 (같은 빈필, 조지셀)
1악장, 나는 보통 1악장을 조금 듣다가 2악장으로 넘어갑니다.
너무도 익숙한 주제음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오늘은 각 연주가 다 살아서 제 귀에 꽃혀들어오는데 ..... 역시 끝까지
2악장, 5번의 백미라고 할만한 2악장에서 절로 의자 깊숙히 몸을 파뭍고 눈을 감게 된다.
현과 목관악기의 조화가 너무도 가깝게 들립니다.
드디어 내가 예술의 전당에 와 청중들로 꽉찬 객석 한가운데서 몰입해 앉아있는 듯한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3악장, 4악장, 초반 저음부의 첼로들의 향연 역시 5000에서 부족했던 저음을 이렇게 쏟아내주는군....
마지막 클라이막스, 반복되다가 오보에가 잠깐 고요하게 그리고 그 뒤를 혼이 다시... 그리고 클라이막스 짜자자자자자장
다시 쏟아지는 우뢰와 같은 박수, 부라보 다시 또 기립박수를 함께 하고 있는 나 !
5. 베토벤 트리플콘체르토 (다비드 오이스트라흐, 로스트로포비치, 리히터, 베를린필, 캬라얀지휘) EMI LP
- 무척 좋아하는 곡인데 요즘 더 많이 듣는 곡입니다.
- 처음 베를린필의 전주가 나오다가 로스트로포비치의 첼로 독주가 나오는데
그 품격있는 첼로음은 저로 하여금 콧등을 찡그리며 입술을 약간 벌려 들이쉬던
숨을 멈추게 만들더군요.
그리고 오이스트라흐의 바이올린.... 리히터의 피아노....
뭔 말이 필요가 있겠습니까 ?
- 2악장 Largo 도입부에서는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6. 차이코프스키 로코코변주곡 (로스트로포비치, 레닌그라드필, 로즈데스트벤스키)
아주 좋아하는 곡이라 연주자별로 또 LP도 가지고 있는 곡이다.
말이 필요없다.
그 느낌을 전해주려면 뭐라 적어야 하지만 그냥 나혼자 즐기기에 급급하다.
그 이후로도 피아노 소나타, 바이올린, 협주곡, 현악4중주 .....브람스, 슈벨트,
재즈, 이바 케시티, 다이애나 크롤, 캐롤키드, 데이브 브루벡, 소니 스코트, 등등...
국악, 구음(박병천, 채정례,) 슬기둥(그 저녁부렵...., 지게소리,, 등등) 안숙선, 장사익, 대금, 캐논 가야금... 등등
계속 틀어댔다.
기본적으로 현의 음감이 너무도 유려하고 세밀합니다.
덕분에 교향곡에서도 현악기의 총주와 협주가 너무도 유려하고 각 부분들이 각각 도드라져 현장에 와 있는듯한 느낌이 가득합니다.
이 현의 음감을 제대로 내주는 가장 큰 요소는 바로 리본트위터의 세밀함인듯...
피아노 또한 피아노의 최고라는 KEF보다도 맑고 투명한 소리를 내주는 듯...
물론 지금 내 KEF가 우퍼엣지가 사망하여 바꿔본 뒤 그 개성의 차이를 잘 느껴봐야 겠지만.....
파워앰프를 제대로 물려봐주고 선재를 바이와이어링 할 수 있는 동급으로 하나더 구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자세한 사용기는 못 되고 간단한 사용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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