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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를 바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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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19 21:45: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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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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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를 바꿨습니다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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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환 [가입일자 : 2001-08-30]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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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베스를 평생 쓸 것 같았는데 덜컥 탄노이의 스털링HE를 구입하고 말았습니다.
요 한 달 가량 고민을 많이 했고, 그 와중에 모 회원님께 개인적인 자문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역시 아니야, 지금도 좋은데 포기하자. 포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가 게시판의 글들을 다시 보니 가슴이 휑한 듯 아쉬워서 미련을 완전히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던 중, 생각지도 않은 집사람의 지원으로 들여놓고 말았습니다.
이 스피커는 예전부터 눈에 띌 때마다 소유욕이 발동했었는데 요즘 들어 유난히 자주 보이니 그만 주체할 수 없이 마음이 동하고 만 것입니다. 클래식에 딱 적합하다는 평가와 함께 기대했던 것은 기존 스피커의 불만인 허전한 아랫도리와 대편성에서의 약점을 어느 정도 해소해주지 않겠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반면에 걸리는 점은 보시다시피 방이 작아서 저역과잉이 초래되지 않을까 하는 점과 음색이 좀 어둡고 피아노에 약하다는 평가였습니다.
플로어스탠딩 타입으로 나오기는 했지만 키가 85cm정도로 좀 작고, 처음 봤을 때에는 마감이나 모양이 기대치에는 조금 못 미쳤습니다.
매뉴얼에는 권장설치가 뒷벽과 50cm, 옆벽과 1m로 현실적으로 턱도 없는지라 방사정에 맞게 옆벽에서 약 20cm, 뒷벽에서 약 40cm 띄우고 옆면이 살짝 보일 정도로 토우인을 주었습니다.
이곡 저곡 평소에 자주 듣던 곡을 계속 바꿔가며 들어보았습니다. CDP가 무지하게 바빴죠.
저역은 역시 우퍼의 사이즈와 캐비넷 크기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하베스와는 차이가 많이 납니다. 저역의 에너지가 늘어나고 대역이 아래로 확장되면서 저역의 정보량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그동안 저역에서 못 듣던 소리가 마구 쏟아집니다.
그러면서도 다행히 염려했던 부밍은 없습니다. 이건 아마도 저역이 적게 나오는 el34 출력관을 사용한 앰프가 한 몫 하는 것 같습니다.
게리 카의 종교음악집은 마치 아쟁소리 같아서 안 듣고 처분대상에 있던 음반이었는데 덕분에 구제되었습니다. 비스펠베이의 첼로연주가 너무나 다르고 기분좋게 들려옵니다.
당연히 음장감도 넓어지고 정위감마저도 더 좋게 느껴집니다.
의외로 기대하지 않았던 해상도도 많이 향상되었습니다.
소문으로만 들었던 탄노이의 현소리는 역시 좋으네요. 특히 바이올린소리가 너무 좋습니다. 현악에 일가견이 있다는 하베스보다 훨씬 더 좋게 느껴집니다. Ottavo라는 레이블에서 나온 바이올린과 하프를 위한 음반을 음질이 좋다고해서 구입했었는데 전에는 이 음반이 좋은 줄 모르다가 이제야 이 음반의 바이올린음색이 무척 아름답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피아노는 좀 퍽퍽하네요. 또랑또랑한 맛이 전만 못합니다. 탄노이가 피아노에 취약하다더니 역시......
그러고보니 고역이 전반적으로 좀 답답합니다. 달콤하고 상대적으로 고역쪽에 밸런스가 치우쳤던 하베스에 비해 고역의 개방성이 떨어졌습니다.
저는 연주회장과 오디오에서의 차이를 고음부에서 가장 크게 느낍니다. 총주의 포화된 소리를 뚫고 찬란히 뻗어나오는 트럼펫 소리, 소프라노의 높게 치고 올라가는 고음을 아주 좋아합니다.
탄노이에 슈퍼트위트를 장착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이제는 염려했던 부분이 드러나서 실망스러워지고 있던 차에 스피커 전면에 고역을 조절할 수 있는 장치가 있다는 게 생각났습니다. 중간에 있는 나사를 빼서 제일 오른 쪽으로 옮겼습니다. 매뉴얼에는 미묘한 변화정도라고 해서 혹시나 했는데 효과가 많이 있었습니다. 거의 불만이 해결된 것 같고 피아노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모처럼 들여온 스피커가 돈값을 충분히 하는 것 같아서 만족이 크네요.
혹시나 해서 보관하던 박스는 이제 버려도 될 것 같습니다.
이 녀석들은 서로 부둥켜 안고 앞일을 걱정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하베스는 너무 정이 들어서 헐값에 내다 팔기에는 아쉽습니다.
좀 괴상한 발상이지만 마침 거실의 AV가 오페라나 콘서트 영상물을 볼 때 늘 불만이고 영화사운드에 대한 관심도 없어진 지 오래라 기존의 프런트를 대신해서 사용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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