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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LP가 더 좋습니다...
AV갤러리 > 상세보기 | 2005-10-01 20:09:07
추천수 12
조회수   2,874

제목

그래서 LP가 더 좋습니다...

글쓴이

한영숙 [가입일자 : ]
내용
취미생활이란 것도 따지고 보면 생긴대로 제멋대로.

좌우로 귀가 두개 달려 있으니
음악을 스테레오로 듣는 취미도 생기고
앞에 두눈 있으니 영화도 보고 그림도 감상한다.

입이 자산인 사람은 열심히 퍼마시고 떠들 것이고
발놀림 좋으면 헛발질 클럽에 가입, 열심히 볼 찬다.

손재주 있는 사람들, 멀쩡한 오디오 기기 부숴 개조하며 돈 쏟아붓고
낚시 손맛 잊지 못하는 꾼들은 용케도 새벽 바람 가르며 부지런 떤다.
쭉 내민 팔뚝 두들기며 대어 낚았다고 자랑하느라 왼팔뚝 멍드는거나
스피커 고쳤더니 소리 좋아졌다고 뽐뿌질하는거나 피장파장 취미.

잘 놀 줄도 모르고
남들처럼 변변한 취미라고 내세울 것도 없이
그저 다리 두세개 움직거리며 숨쉬기 운동이 취미인,
마누라 말대로 재미가 별로 없는 저이지만

눈귀 멀쩡하여 요즘 음악 듣는데 재미 붙였다.
요즘 신가다인 CD소리가 나은가 아님 LP가 좋은가...

남들이야 뭐라든 전 구닥다리가 좋습디다.





LP 원판 값이 무척 비쌀 꺼라고 겁먹던 십수년전,
황학동 노변에서 사온 천원짜리 몇장 속에 껴있던 시나트라 판.
라디오서 흔하게 흘러나오던 마이웨이나 기억했었는데
별거 아니겠거니 했던 시나트라 노래가 아주 좋았다.

'4~50년대 동물들 주인공인 만화영화 보면
눈 돌아갈 만큼 이쁜 고양이양 꼬시려고 수캐가 사랑의 세레나데 부를 때
축음기에 판 올려놓고 입만 뻥끗거렸는데
고양이양 자지러지게 만든 그 감미로운 목소리가 시나트라라는거 알고는
그의 판을 더욱 많이 모으게 됐다.

술 담배 좋아해 나이 들수록 목소리 망가져, 바리톤으로 변해갔지만
늙어서도 노래의 깊이가 더해가고 멋있다.
젊었을 적 오빠부대 끌고 댕기던 그의 목소리 들으면
20세기 대중음악의 황제가 틀림없다.

시나트라판 모으면서 빅밴드(해리제임스, Tommy Dorsey)도 알게 되었고
재즈, 발라드 미국 대중음악 역사도 배웠다.
빌리홀리데이도 좋았지만 시나트라의 'I'm a fool to~'도 끝내준다.

그가 부르기만 하면 시나트라 노래가 되버리는 마력에 반해
콜럼비아, 캐피탈 음반 위주로 50여장 꽂혀있다.





잘은 몰라도 개인적 생각으론
20세기가 대중예술의 황금기(성장,성숙기)였다면
앞으로는 쇠퇴기일 것 같다.

나이가 들어선가 '북치고 박치고' '품바 품바' 하는 랩 소리(소음) 보다야
옛 음악이 훨씬 정겹다.
CM송 배경음악 대부분이 수십년된 구닥다리인걸 보면
남들도 저처럼 옛날 노래 좋아 하는 것 같다.
그래선지 옛날 노래 리메이크한 노래들이 요즘 노래 보다 더 인기있다.

음악이나 오디오 기기들이 이미 상투를 쳐서
옛날에 나온 음악이나 기기들 보다 더이상 좋은게 나올 수 없는
하이앤드로 칭하고 있는데

레코드판 몇장 사모으다 보면,
30~60년대에서 꼭지 찍고 하강중임을 저처럼 둔감한 사람도 공감하게 된다.




역사가 발전(?)하며
하이앤드 고려청자가 실용성 백자, 스텡으로 바뀌듯이
고급스런 클래식, 대중음악도 점점 격을 낮추어 MP3처럼 대중화되고 있다.

음악(컨텐츠)의 하이앤드가 5~60년대를 피크로 하향추세라는데
미국의 대중음악, 샹송, 칸쏘네, 파두, 볼레로, 플라멩코등
전세계 음악이 전부 다 그렇다고 한다.

고급스런 손목시계가 카시오 전자시계로 바뀌는가 싶더니
휴대폰 한귀퉁이 숫자로나 흔적 남기고 소멸되었고

기술이 더욱 진보되어 LP판 수백장 분량의 노래 다운받아
핸드폰(mp3)에 저장하여 이어폰으로 듣는 세상 됐다.

뮤직은 도태되고 싸운드만 커지는 편리한 세상 도래했는데,
그래도 MP3나 CD 보다는 LP 음악이 더 우아하고 감미롭다.
언제든지 얼마든지 거의 공짜로, 쉽게 접할 수 있는 디지탈 보다는
버려지는 아나로그에서 훌륭한 음악(추억) 수집하는 것도 즐겁다.




디지탈의 간편함 보다도 정성이 더 깊게 스며 밴 아나로그가 더 좋다.
큼지막한 자켓 앞뒤로 멋진 사진과 근사한 일러스트, 깨알같은 작은 글씨에
겉보기에도 CD 보다야 LP 자켓이 크고 아름답다.

미적 감각이 떨어지지만 예쁜 여자 사진만 보이면 주워 담는다.
못생긴 삐아프도 일러스트로 승화시켜 분위기가 있어 보인다.

기술이 진보했다지만 아직은 LP 가 훨씬 더 크고
앞으로도 LP 보다 더 큰 CD를 개발할 순 없을 것 같다.




플라스틱이 자동으로 들락날락, 디지탈 숫자판 눌러대기만 하면
CD 편하게 부릴 수 있지만

사방이 꽉 막혀 답답힌 씨디피 보다는
번쩍거리는 스태빌라이저 보석 불빛 감상하는 턴테이블이 더 시원스럽고 소리도 아름답다.
노래 끝나기 무섭게 달려가서 암대 당기는 긴장감도 아직은 불편치 않다.
가슴 활짝 열고 공기 가르며 가끔씩 지직거리지만 먼지냄새까지 맡을 수 있는
엘피가 그래서 좋다.

전면 절반을 넘는 시원스레 확트인 창(窓) 안에
눈금 움직거리는 작은 눈이 네개씩 달려 있고
큼지막한 노브에 잘 사용치 않지만 2~30개씩 스위치나 노브 달려 있어

옛날 영화에 나오는 노신사 주머니서 꺼내는 줄 달린 시계 마냥
아날로그 빈티지 묘미 만끽할 수 있다.




소맷자락(sleeve) 살짝 당기면 천사의 선홍색 속살 드러나고
보석 박힌 날카로운 왕검(stylus) 차고 어둑 컴컴한 산골짜기 돌고 돌아
선녀 노니는 오아시스(옹달샘으)로 달려 들어가면

XTC에 놀란 세헤라자데,
아름다운 사랑의 리듬타고 춤을 춘다.

눈 감았다 떴다 반쯤 열린 눈이 파르르르,
하늘엔 별이 밝게 빛나고
날개짓하는 새들도 숨가쁘게 사랑의 합창 부른다.




레코드방 가면 보통 수만장씩 쌓여있어 다양한 체험 즐길 수 있다.
cd 가게에서 고를 수 있는 레파토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치 다양하다.

소리바다나 벅스뮤직등 거의 공짜로 노래 다운받으라고 난리지만
들어가서 찾을 수 있는 노래라는게
수만장씩 쌓여있는 레코드방에 비해선 극히 제한적 선택 밖에 할 수 없다.
들을만한 노래가 별로 없고 음질도 별로다.

엘피와 씨디중 어느 소리가 나은지는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를 수 있겠으나
적어도 이런점 때문에 씨디 버리고 엘피만 모으고 있다.

천만원짜리 앰프가 10만원 짜리 보다 0.1% 나은 소리 날까 말까 한데
2~3년 지나면 반깞되는 기기에 투자하기 보다는
요즘 해외서 쏟아져 들어오는 값싼 LP 주워다가 음악생활 즐깁시다.

발품 팔고 먼지 만지며 저렴하게 산 음반중 제법 들을만 한거 올렸습니다.
음반은 아무래도 간편한 온라인 보다는 오프라인에서 고생해야 건질게 많아 보입니다




추천스크랩소스보기 목록
gsurgeon@hanafos.com 2005-10-01 20:20:03
답글

중고엘피는 상당히 저렴하고..... 구하는 재미도 있지만.... <br />
신보는 너무 비싸요....... 에궁.... 소리는 좋지만요.... <br />
<br />
턴은 테크닉스 SP-10에 암대는 EPA-100인것 같은데.. 맞나요????<br />
저러면. 들을만 하지요...........^^

taeyoung.hyun@aventis.com 2005-10-01 20:20:09
답글

주말 저녁 좋은 글 읽고 갑니다. 저도 낡은 자켓 LP를 오늘 밤에는 꺼내고 들어봐야겠군요. 좋은 주말되시길......

문형식 2005-10-01 22:28:01
답글

웅 저도 LP소리가 좋게 느껴진건 신촌의 어느 바에서 음악을 들으며 술을 마시고 있는데 평소하곤 음악느낌이 틀리더라구요~ 물어봤더니 LP만 튼다고 하네요<br />
그 느낌 받으려고 그 집 종종가는데..<br />
LP 저도 가지고 싶은데 소스 모으기가 만만치 않을것 같아서 포기입니다.<br />
일단 앨범 자켓 큰게 딱인데.. -.- 부럽습니다

gsurgeon@hanafos.com 2005-10-01 22:47:08
답글

엘피는 감정이 섞여있는 현이나 보컬의 표현이 좋고 자켓도 커서 시원하고. 외국에 주문하면 시간이 걸리고 조금 비싸지만. 대부분의 음반은 다 구할수 있더군요.......<br />
<br />
가장 큰 단점은 리모콘으로. 일시정지가 안된다는....... 듣다가 전화라도 오면. 처움부터 다시 들어야 하는.. 에궁.... 그나만 SACD는 엘피의 감각이 많이 보이더군요..<br />
<br />
그래서 요즘은 음반을 구하는 순서가 LP - S

오영일 2005-10-01 23:11:47
답글

좋은글 좋은 LP 잘 봤습니다.

박영효 2005-10-01 23:43:47
답글

LP는 들을땐 정말 운치 있고 음감도 느낌이 너무 좋습니다. 단점은 리모콘 컨트롤이 안된다는것과 관리가 힘들죠! 그만큼 정성이 들어가야 한단 얘기겠죠! 그래서 요즘 젊은이들에겐 인기 없나 봅니다.저도 LP나 들어야 겠습니다. 와싸다에서 노는것도 중독인가 봅니다.

이웅현 2005-10-02 01:05:32
답글

LP는 정말 골칩니다. 그 섬유질사운드를 포기할수는 없고 끌고가자니 외롭죠..

extrad@hanmail.net 2005-10-02 03:40:34
답글

이런건 정말 따라하기 힘든 연륜과 경험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모처럼 어르신들의 글을 많이 뵙네요.

문기식 2005-10-02 10:34:32
답글

그래서 저도 엘피를 좋아한답니다.^^

최우영 2005-10-02 22:15:37
답글

제대로 제 취향이시네요. 빅밴드 음악좋아하시나 봅니다. 50년대 스탠다드 팝의 대부분이 빅밴드 음악이죠...그중에 프랭크 시나트라와 페리코모는 빅밴드의 달인이라고 볼 수 있죠. 근래에 들어와서 사람들이 스윙음악과 빅밴드를 전혀 구분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br />
<br />
빅밴드 좋아하시면 Max Raabe Orchestra 들어보심직 하시구요 과거로 올라가자면 한도 끝도 없지만 Al jolson 음악 한번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kim898@naver.com 2005-10-03 08:57:36
답글

좋은 턴테이블을 갖고 계시는군요. 테크닉스 10mk에 암은 보론 250인듯하고 베이스도 원래 테크닉스 대리석 베이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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