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모토 류이치의 음반 중 가장 유명할 뿐 아니라 ,BTTB발매 전에는 거의 입문격 음반 이었지만, 양날의 칼이랄까.
사카모토 류이치를 나긋나긋 조용조용한 뉴에이지 뮤지션으로 몰아가버렸던 문제의 음반입니다.
국내에서 사카모토의 입지는 이지리스닝 성향의 편집음반 "미라클"과...
그의 조용한 영화음악만 골라 줄창 틀어주는 영화음악 프로 덕분에, "클래시컬하고 유려한 멜로디를 연주하는 뉴에이지 영화음악가" 라는 황당한 명함으로 알려져 있으나, 사실 그는 일렉트로닉과 월드뮤직의 대가입니다.
80~90년대에 발표한 팝적인 센스가 물씬한 음반들도 그렇고, 영화음악은 물론이고 수많은 광고음악(게임기 드림케스트 시동음도 이 사람 작품이죠), 애니메이션 음악(오네아미스의 날개), 패션쇼 음악, 실험극오페라, 풀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현대음악 앨범과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이 직접 사용하던 피아노를 사용하여 연주한 음반, AZTEC CAMERA, 데이빗 실비안 같은 수많은 뮤지션들과의 협연 등 그야말로 "무장르"를 실천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의 최고작이라는 BEAUTY를 들어보면, 자국음악에 대한 사랑도 느낄 수 있지요. 오키나와 음악을 대폭적으로 수용한 음반입니다. 이 앨범에는 한국인이 연주하는 가야금 연주도 들어있지요
뭐 1996음반과는 별상관 없는 이야기지만...
그만큼 이사람은 대단한 사람이며, 1996음반도 장난이 아닌 음반이지요.
보통 마니아를 자처하는 사람들은 남들이 유명하다 하는 음반은 듣지도 않고 패스해버리는 경향이 있지요. 슬프게도 이음반도 그런 운명의 길을 걸었습니다.
그런걸 사카모토 류이치는 알았을까요? 최고의 판매고를 자랑한 그의 피아노솔로앨범 BTTB는, back to the basic 의 약자 이지요. 뭐 그닥 중요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1996앨범은 피아노,바이올린,첼로 의 피아노트리오 만으로 녹음된 음반입니다.
여기 참여한 자끄 모렐렌바움은 나중에 casa에도 참여하지요.
마스터링은 그 잘나가는 스털링사운드의 테드젠슨 입니다.
사카모토를 유명하게 만든 rain이 실려있지요.
물론 아시다시피 이 곡은 그의 영화음악 '마지막 황제' 에 실려있는 곡이지만,이엘범 수록을 위해서 피아노트리오로 편곡했지요. 아마 방송에서 나오는 rain의 99%는 이앨범 버전일 겁니다.
유명한건 다 이유가 있지요. 제가 생각해도 rain은 이엘범 수록버전이 가장 우수합니다. 사운드트랙버전도 좋기는 합니다만, 어디가서 가지고있다고 자랑할만한 정도는 아니지요.
rain의 명성때문에 가려진 명곡이 또하나 실려 있으니, 이 가을에 잘못 들었다가는 심장이 아파오는 명곡 bibo no aozora입니다.
이곡도 원곡은 앨범 smoochy에 수록되어있지요. 그앨범도 쥑입니다.
그야말로 스산한 가을에 더이상은 바라고 싶지 않은 명곡들이 꼭꼭 들어찬 최고의 음반입니다만, 아무거나 만만하게보는 어정쩡한 매니아들과 팔리지 싶으면 아무곳에나 써먹어버리는 제작자들과 생각없는 음악코디네이터들때문에 평가절하당하고 있는 서글픈 명반이라는 생각이 들어 여러분들께 신고합니다.
이음반은 정말 최고의 음반입니다.
지적허영심 내지는 음반콜렉터의 후려침에 당하고있을 음반이 아니지요.
못들어보신 분들께, 이 가을에 전곡감상을 강제적으로라도 추천하는 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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