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한 지 14년만에 이제 겨우 33평 짜리 아파트로 지난 6월말 이사왔습니다.
돌이켜 보면 사방이 꽉막힌 18평짜리 전세 다가구에서 첫째를 낳았는데, 주위가 어찌나 시끄러웠는지(툭하면 사방에서 부부싸움...그것도 이틀이 멀다하고 경찰차가 올정도로 심하게 싸우는...) 아이가 자다가 자꾸 깨서 다시 잠들게 하느라 밤을 거의 새우다시피하고는 출근했던 생각이 납니다. 그후 이사를 4번을 더 다녔군요...휴...
무엇보다 이사는 가야하는데 전세금이 안빠져 너무 고생했던 기억이 납니다.
음악을 좋아한 나머지, 없는 돈에 상의도 없이 자꾸 택배로 뭔가 사들이는 저를 항상
한심한 눈초리로 나무라던 집사람도, 모처럼 활짝 얼굴이 피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것 중 이사 기념으로 산 벽에 걸린 샤프 LCD TV와 밑에 야마하 우퍼
이외는 모두 몇년 간에 걸쳐 하나씩 사모은 중고품들 입니다. 이제는 아예 중고품
매니아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힘들 때마다 항상 저를 지탱해 준 좋은 친구들이죠.
2년동안 부은 적금을 몰래 깨서 보시는 탄노이 메모리 스피커를 좁은 집에 들였을 때가 저희 부부의 제일 큰 위기의 순간이었죠... 당신 도대체 생각이 있는 사람이냐며..하나 하나 사연 없는 물건이 없어서 이놈들을 볼 때마다 그에 얽힌 추억이 살아나
휴일이면 음악 들으며 옛 생각을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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