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강인식.장주영.김진경] 지난해 10월 대전에 사는 김모(18·고교 2학년)양은 저작권법 위반으로 고소를 당했다. 저작권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블로그에 가요 파일을 올렸기 때문이다. 고소 대리인이었던 S로펌은 “100만원을 주면 고소를 취소해 주겠다”고 나왔다. 김양의 어머니가 “형편이 어렵다”고 하자 로펌은 “80만원에 합의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관할서인 대전 중부경찰서는 14일 김양의 사건을 법원의 즉결심판(즉심)에 전격 회부했다. 법원은 김양에게 벌금 5만원만 선고했다. 저작권법 위반 사범이 즉심에 넘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작권법을 위반했을 경우 ‘최대 5년 이하의 징역 혹은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그러나 경찰은 ‘초범에다 미성년자’인 점을 감안해 이번 사건을 경범죄로 판단했고, 법원도 이를 인정한 것이다. 이번 결정은 무더기 저작권 침해소송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 침해 고소 급증=저작권 침해를 전문으로 다루는 로펌은 현재 20여 곳에 이른다. 대전 중부서 관계자는 “로펌들이 파트타임 직원들을 고용해 오래된 저작권법 위반 사례까지 뒤져 화면을 캡처(파일로 저장)하는 걸로 안다. 그런 다음 저작권자에게 연락해 ‘우리가 처리하겠다’며 수임하는 방법으로 사건을 대리한다”고 밝혔다.



청소년들이 별 생각 없이 노래나 이미지 파일을 복사해 사이트에 올리는 상황에서 이들 로펌엔 온라인 공간이 ‘물 반 고기 반’인 셈이다.



부모들은 자식을 전과자로 만들지 않기 위해 60만~100만원에 이르는 합의금을 울며 겨자 먹기로 낼 때가 많다. 경찰에 따르면 일부 로펌은 저작권을 가진 기업에 ‘일반인 100만원, 미성년자 80만원, 학생 60만원’ 등의 가격표까지 제시하며 소송에 뛰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급증하는 고소를 처리하느라 다른 일을 할 수 없을 지경이라고 불만을 터뜨린다. 서울 동대문서 관계자는 “요즘에도 하루 10건 넘게 고소가 접수돼 민생과 관련된 사건을 처리할 겨를이 없다”며 “더 심각한 건 고소당한 청소년이 합의금을 물기 위해 제2의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찾은 틈새 해법=이 사건을 즉심에 넘긴 황운하 대전 중부서장은 “고소 남발을 놓고 고민하다 경찰이 즉심에 회부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며 ＂심각하게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은 청소년을 구제할 틈새 해법이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검찰청과 경찰청 등은 저작권자와 청소년 모두를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을 협의 중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중부서의 즉심 회부를 하나의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다”며 “다만 초범인 미성년자에 대해선 처벌 대신 특별 교육을 받도록 하는 방법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저작권 단체들은 “국가경쟁력뿐 아니라 저작권자의 생계가 달린 문제를 간단하게 봐선 안 된다”고 반발한다. 음악저작권협회 유형석 법무실장은 “묻지마식 고소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청소년의 저작권 침해를 방관하며 막대한 이익을 보는 포털 사이트에 있다”며 “이들에게도 적극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인식·장주영·김진경 기자



◆즉결심판=경찰은 가벼운 범죄에 대해 정식 형사소송 절차를 거치지 않고 즉결심판에 회부할 수 있다. 2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를 선고받게 된다. 전과는 남지 않는다.









공소시효도 늘었고, 대처할 방법도 마땅치 않아 특별히 말씀드릴 것도 없습니다.

2004년 사건이므로 그 당시에 상황을 말씀드리고 선처해달라고 할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위의 기사는 참조하시지만 미성년자도 아닐 것이므로 그저 참고하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