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우드 전자동 턴 KD-5100을 쓰고 있습니다. 처음 업어왔을때 끼워져 있던 카트리지는 외관상으로도 허접스런 오디오 테크니카(사진 위).
아는게 병이라고 들은 풍월은 있어서 이놈을 중고 슈어 M55E 카트리지 + 바늘로 바꿔서 들었습니다. 그때 오토폰 스타일의 헤드쉘까지 하나 얻어왔었는데 카트리지와 사이즈가 맞지 않아 따로 보관하던 중 현재 행방불명 상태입니다. 그런데 작년 일본 출장차 잠시 남은 짬을 이용해서 야마하 매장을 둘러보다가 충동적으로(국내에서는 아무 때나 짬을 내어 악세사리 매장을 둘러볼 기회가 없으므로..) 슈어 바늘(N44G)과 오디오 테크니카 카트리지 리드선 하나을 구해왔습니다.
리드선은 오디오 악세사리 생산회사로는 아마 세계최대 규모인 일본 오디오 테크니카가 만든 AT6101입니다. 제품포장면에 '신호 왜곡의 원인이 되는 결정입자를 없애 고효율, 고충실도 전송으로 뛰어난 음질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PCOCC(Perfect Crystal OCC, 單結晶狀 고순도무산소동선 )재의 0.12mm 두께선 22가닥에 연결부위는 24K 금도금으로 처리해 음질열화와 전기저항을 억제하기 위해 압착방식으로 가공했다'고 자랑이 대단합니다. 젠장~~~~
어쨌건, 그후로 턴테이블을 갖고 놀때면 노후된 리드선을 교체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혀 헤드를 분리해서 살펴보고 또 살펴보고를 거듭하던중... 제 재주로는 기존 리드선을 분리할 방법이 없다는 최악의 결론을 내렸습니다. 암과의 연결부분에 리드선이 고정된 스타일이라 완전 분해후 특별하게 접합하는 방식을 쓰지 않는 한 새 리드선과 교체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더군요.
게시판에 다른 분들의 의견을 묻던중 선뜻 수원의 김 선생께서 남는 마란츠 헤드쉘이 있다며 필요하면 보내주겠다는 말씀에 부탁을 드렸더니 자그마한 박스에 꼼꼼하게 포장까지 해서 부쳐주셨더군요. 게다가 택배비까지 선불로 지불을 하시고 말이죠. 전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위해 시간과 금전적 수고를 아끼지 않는 이런 분들 때문에 오디오쟁이들의 좁고도 넓은 세상이 한층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고 심심찮게 즐거움을 맛보고 삽니다. 조아조아~~ ^^ 수원의 김 선생께는 제가 가능한 것으로 꼭 보답토록 하겠습니다.
오른쪽이 수원에서 날아온 헤드쉘입니다. 원래 녀석과 새로온 녀석의 암대 연결부위 길이가 조금 다르긴 하지만 일단 리드선을 연결해 봤습니다. 짧고 가느다란 리드선 꼬다리를 헤드쉘과 카트리지에 각각 접속하는 게 손재주가 둔탁한 저로서는 상당한 인내심을 발휘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작업을 마치고 장착한 다음 플레이를 해봤더니 한 가지 예상치 못한 문제가 나타나더군요. 헤드쉘의 길이가 조금 다른 관계로 자동 플레이할 때 바늘이 LP판의 끄트머리에 내려앉아 LP판 안쪽이 아닌 바깥쪽으로 미끄러져 내리는... 귀차니즘을 신봉하는 저로서는 치명적인 문제였습니다. 일단은 조절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기존의 것으로 다시 바꾸어둔 상태입니다.
이왕 리드선을 바꾼 김에 바늘도 싱싱한 N44G로 교체. 매뉴얼상의 스펙은 출력 (최고 녹음속도 5cm/초, 1kHz 기준에서) 6.2mV, 주파수 응답 20~19,000Hz, 채널 분리도 20db (1kHz 기준), 권장 트랙킹 부하(?) 0.75g~1.5g 정도입니다만 M55E가 비교표에 없어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바늘이 새거인데다 기분상으로 좀 더 깔끔하고 약간 차가운 소리를 들려주는군요.
없는 돈에 이놈 저놈 LP판을 모으다가 싼맛에 무작위로 뭉텅이 중고판을 구한다는 게 얼마나 무의미한 일인가를 새삼 절감하고 한동안 중단하고 있던중 다시 7만원을 투자해 30장 정도를 구입했고 택배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내주 휴일에는 LP와 함께 하는 주말이 될 것 같네요. 다들 즐음하시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