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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기] 양철북
음반리뷰추천 > 상세보기 | 2002-07-17 21:50:48
추천수 2
조회수   2,180

제목

[감상기] 양철북

글쓴이

박성표 [가입일자 : 2001-06-22]
내용
세살 때 스스로 성장을 멈춰버린 한 소년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양철북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을 영화화 한 것이라는 것 때문에 무게 감이 남달랐다. 영화에 대한 별다른 사전 지식은 없었지만 어떤 식으로든 진지한 주제 의식을 가진 영화일 것임에 틀림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과연 이 영화가 재미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많은 작품들이 주제 의식과 재미 사이에서 적절한 타협점을 잡지 못하고 어느 한 쪽이 강조되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이런저런 생각을 안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북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영화가 시작되었다. 시작과 함께 화질에 대한 기대는 버렸다. 처음부터 화질이 좋지 않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역시 그랬다ㅡ.ㅡ;; 유럽의 영화들은 리마스터링 같은 걸 전혀 하지 않는 것인지?? 1.66:1 이라는 특이한 화면비를 가진 이 영화는 PC 모니터로 보면 위아래 뿐 아니라 좌우로도 화면이 남는다. 음질 역시 특별히 기대할 것은 없다. 돌비 2.0 스테레오로 녹음되어 있다. 특별히 서라운드 효과가 필요한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하므로 음질은 그럭저럭 무난한 편이다.



영화는 오스카의 나레이션과 함께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자기 할머니가 자기 어머니를 낳게 된 경위와 함께 자신이 태어나는 모습까지. 자궁 안에서 바깥을 내다보는 오스카의 모습은 나에게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이미 오스카는 자궁 안에서부터 세상에 대한 불만과 불신을 품고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나와서는 다시 자궁에 들어가고 싶어하지만 3살이 되면 양철북을 사준 다는 말에 오스카는 맘을 고쳐 먹는다.



그리고 세살이 되는 생일날 오스카는 어른들에게 환멸을 느낀다. 나는 정확하게 무엇이 오스카 스스로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품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대체 누가 자기 아버지인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 때문인지, 아니면 겉으로는 태연히 카드놀이를 하면서도 탁자 밑에서는 다리로 성적인 행동을 하는 이중적인 모습 때문인지. 아마도 카드놀이 장면 직후에 그런 결심을 한 것 같은데 그렇다면 어른들의 성적인 행위 자체에 대한 환멸인지, 아니면 성적인 행위를 감추는 이중적인 모습 때문에 그런 것인지 모르겠다.



어떤 정확한 이유에서건 오스카는 자작극을 벌여 그 날부터 성장을 멈춘다. 그리고 그는 이제 언제나 양철북을 두드리고 다닌다. 태어나기도 전부터 세상에 대한 비판 의식(?) 가지고 있었던 오스카가 그토록 좋아하는 양철북의 의미는 나치의 집회 장면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나치가 여는 집회에서 모두 하일 히틀러!! 자세를 근엄하게 취하고 군악대가 힘찬 행진곡을 연주하는데 오스카가 단 아래 숨어서 자기 마음대로 양철북을 두드린다. 그러자 군악대 여기저기서 조금씩 음악이 흐트러지기 시작하더니 결국 어느 샌가 행진곡은 요한 스트라우스의 왈츠로 변해버린다. 그리고 근엄한 자세를 취하고 있던 사람들이 춤을 추기 시작한다. 이를 보면 양철북은 어떠한 형태의 폭력적인 권위에 대한 항거를 의미하는 게 아닌가 한다.



후로 오스카는 단찌히라는 도시처럼 인생의 굴곡을 경험한다. (아마 거의) 얀의 아이를 베고 죄책감에 자살을 하는 어머니(죄책감을 느끼는 것을 보면 오스카의 어머니는 마체리트와 결혼을 한 것 같은데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ㅡ.ㅡ;; 둘이 결혼을 했다는 것은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 것 같은데...) 그리고 오스카는 심약한 얀을 간접적으로 살해하고 이후 하인으로 들어온 마리아라는 처녀에게 사랑을 느낀다. (여기서 그녀와 성행위를 하는 것을 보면 아마 오스카는 성행위 자체를 경멸했던 것은 아닌 듯 하다.) 그리고 남은 한 명의 아버지인 마체리트와 마리아가 성행위 하는 것을 보게 된다. 결국 마리아는 임신을 하게 되고, 마리아의 아이는 마치 오스카처럼 오스카의 동생인지, 오스카의 아들인지 알 수가 없는 부조리한 가족 관계가 이어진다. 이어서 집을 나와 난쟁이 극단에 들어가고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지만 전쟁통에 그녀도 죽고 다시 집에 돌아온 오스카는 얀에게 그랬던 것처럼 마체리트를 역시 간접적으로 살해한다.



그리고 이제 오스카는 마체리트의 장례식에서 양철북을 관 위에 던지며 다시 자랄 것을 결심한다. 그런데 왜 또 이런 결심을 한 것일까?? 어머니가 죽고, 오스카는 자신의 두 아버지를 간접적으로 살해했다. 성장을 멈추기로 결심했다가 다시 자라기로 마음먹었다면 그것은 자기 내부의 어떤 갈등이나 뒤틀림이 해소되었다는 뜻일 텐데, 그럼 오스카는 어머니와 두 아버지의 부적절한 관계로 인해 세상에 환멸을 느꼈던 것일까?? 게다가 자신이 아이인 채로 자라지 않아 마리아를 얻지 못해 또다시 부적절한 가족 관계가 이어졌다고 생각한 것일까?? 그렇다면 오스카는 어른 들의 이중적인 모습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해결을 본 것일까??



결국 오스카가 성장을 멈추었다가, 다시 자라기로 한 이유에 대해서는 의문만을 남기고 말았다. 하지만 아직 한 번 밖에 보지 않은데다, 충실한 오디오 코멘터리도 조금 보다 만 상태니까 다음에는 오스카의 비밀을 캘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스페셜 피처는 코멘터리 말고는 그저 구색을 갖춰 놓은 정도인 것 같다. 그저 다른 DVD들도 으례 갖춰놓는 표면적인 정보들이다. 케이스는 딱 DVD 크기 정도의 틴 케이스이다. 나름대로 독특한 아이디어지만 디스크를 고정하는 홀더가 없다는 건 좀 과격(?)하다. 안에 스폰지 같은 것을 놓아서 긁힐 염려는 없는 듯 하지만 흔들면 덜커덕거리는 것이 좀 불안하다. 그리고 메뉴 화면의 경우는 정말 세련되지 못하다ㅡ.ㅡ;; 나 3D 그래픽이에요~ 라고 말하는 것 같은 양철북들이 늘어서는데 북마다 커서를 갖다 대면 나오는 글자들이란ㅡ.ㅡ;;;;



화질, 음질 등과 같이 생각해 봤을 때, 양철북 DVD는 DVD라는 매체의 장점을 그다지 살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영화 자체가 돈이나 벌겠다고 만든 시시껄렁한 부류의 것과는 다르기 때문에 나름의 의미를 지닐 것이다. 다만 나의 바램은 이런 영화를 좀더 좋은 요건으로 감상하고 싶다는 것이다. 돈을 벌기 위해 돈을 들여 만든 영화들만이 깨끗하게 포장되어 나오는 것을 오스카가 본다면 또다시 양철북을 두드리며 괴성을 지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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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andsu@netsgo.com 2002-07-19 16:23:29
답글

제가 고딩일때..양철북을..읽었었는데..그때는 아무 의미도..몰랐죠..훗날..성장하고.나서야..그때..읽은 책의 의미를 파악했죠...상당히..난해한...책입니다..상당히..무겁기도 하구요...그때가..생각나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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