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에 LP를 모으기 시작했었습니다. 한 달에 5000원 용돈으로
판을 한 장사면 과자 하나 사기가 빠듯했지만 써버리면 그만인 돈을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는 것으로 바꾸었다는 생각에 만족했던 기억이 나네요..
자켓이 상하지 않도록 입구쪽 포장비닐만 가위로 잘라낸 다음
그 안에 있는 판을 꺼낼 때의 그 기분이라니.. 또 그 독특한 냄새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며칠 전 오리엔탱고의 두번째 앨범을 구입했습니다. 조심스럽게
포장비닐을 칼로 벗겨내고나니 옛기억을 강하게 환기시키는 냄새가
풍겨오더군요. 잉크냄새인가..싶기도 했는데 어쩌면 예전에 맡았던
LP냄새와 똑같은지..
p.s 건조하거나 신경질적이지 않고 촉촉한 소리를 잘 포착한 음반 같습니다.
피아노 소리가 차가운 물위에 한방울씩 떨어져 번지는 잉크빛 같습니다.
바이올린도 좋구요..녹음은 사운드미러 코리아에서 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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