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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 케이블에 따른 음질 변화에 대한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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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7 12:54: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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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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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 케이블에 따른 음질 변화에 대한 생각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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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환 [가입일자 : 2003-03-05]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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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많은 사람들이 USB 케이블 교체 후 음질 변화를 체험하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한 내용을 한번 정리해봤습니다.
(제가 이 쪽으로 밥먹고 사는 사람이 아니므로 틀린 내용이 있을 수 있으며, 건전한 토론은 환영합니다.)
먼저 USB를 통해 전달되는 신호의 종류를 알아보죠.
음악 재생을 할 때 USB를 통해 DAC으로 전달되는 신호의 종류는 셋입니다.
1) PCM 데이터
2) 클럭 (지터)
3) 전원(및 노이즈)
다시 말해 케이블에서 위의 신호에 변형을 가져오지 않는 이상, 케이블의 변화에 따른 음질 변화는 없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몇 몇 분들이 지속적으로 주장하시는 '제대로 된 제품이라면 음질 차이가 없어야 한다'는 말은 맞는 명제입니다. '제대로 된'의 의미가 모호한 것이 문제일 뿐이죠. 대부분의 DAC이 케이블에 민감하다면 '제대로 된 제품이라면 음질 차이가 없어야 한다'보다 '어떤 특출난 제품은 케이블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가 보다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저도 아는 사실을 DAC 설계자가 모를 리 없습니다. 그들도 치열한 DAC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케이블에 대한 영향을 줄이는 쪽으로 DAC을 설계했을 것이라 가정하는 것이 상식에 부합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수 많은 사용자들이 USB 케이블에 대한 음질 차이를 경험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렇다면 생각보다 케이블의 영향을 없애는 것이 어려운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과연 그런지 여러 종류의 신호를 보다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PCM 데이터
음원 정보입니다. 우리가 듣는 CD는 16비트 PCM 데이터가 1초에 44100 번 재생되는 것입니다. PCM 데이터는 결국 음악 그 자체이기 때문에 PCM 데이터가 달라지면 음질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USB 케이블에 따른 음질 차이를 부정하는 많은 사람들이 주장합니다. USB를 통해 외장 하드에 수 기가 바이트의 데이터를 복사해도 에러가 발생하지 않는데 얼마 되지도 않는 음악 데이터 전송에서 데이터가 깨지는 것이 말이 되냐고. 실제 답은 "Yes" and "No" 입니다. 외장 하드와 오디오 전송은 서로 다른 USB 프로토콜을 사용합니다. 외장 하드를 사용하는 경우 데이터 에러가 검출되면 데이터가 제대로 전송될 때까지 데이터를 재전송하기 때문에 에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그에 반해 오디오 전송에서는 실시간 재생의 한계로 인해 재전송 기법이 사용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안전하지 못한 음악 전송의 경우에도 PCM 데이터가 깨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의 실험 결과 몇 개월간 계속 음악을 틀어봐야 에러가 한 번 발생할까 말까 한 정도로 에러 발생 확률이 낮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 케이블에 상관 없이 PCM 데이터의 무결성을 가정하셔도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2) 클럭 (지터)
얼핏 생각하면 PCM 데이터만 완전하면 DAC의 음질이 모두 같을 것 같지만, 아날로그 출력의 품질은 공급되는 클럭의 품질에 영향을 받습니다. 클럭은 DAC에서 생성하는 것이니 케이블과 관계 없는 것 아니냐고 하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일부 비동기 USB로 동작하는 DAC의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DAC은 컴퓨터에서 USB 케이블을 통해 클럭을 받아 와서 DA 변환에 사용합니다. USB 오디오의 지터 레벨은 매우 높은 ns 단위로 알려져 있습니다. (참고로 비동기 DAC의 경우 케이블에 따른 지터 문제가 발생할 수 없습니다.)
그 짧은 USB 케이블에서 지터가 늘어나면 얼마나 늘어날까요? 저도 모릅니다. 하지만 스테레오 파일 자료에 따르면 SPDIF 케이블의 방향에 따라 지터가 40% 가량 증가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영향이 적다고 속단하긴 어렵습니다. (참고 자료: http://www.stereophile.com/features/368/index3.html) 언젠가 USB 케이블에 따른 지터 변화 측정치가 나오면 보다 명확한 결론을 내릴 수 있겠지요.
많은 분들이 주장하는 것이 지터 감쇄 기법을 사용하면 지터 레벨이 수백 100ps 단위까지 줄어드니 사람 귀에 들릴 리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터가 사람 귀에 어디까지 들리는지에 대한 논의는 결론이 나지 않았으며 사람들마다 의견이 분분한 분야입니다. 지터에 대한 여러 전문가분들의 토론 게시판을 링크하니 관심 있으신 분은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http://audioguy.co.kr/board/bbs/board.php?bo_table=f_digital&wr_id=1857#c_1924)
3) 전원 및 노이즈
비트 퍼펙트는 보장되며 지터 문제는 비동기 DAC으로 해결 가능합니다. 따라서 저는 비동기 DAC을 사용해서 지터 문제를 해결하면 USB 케이블에 따른 문제는 없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바로 그 비동기 DAC을 판매하는 Ayre에서 케이블에 따른 음질 차이를 인정하고 몇 가지 오디오파일용 USB 케이블 사용을 추천하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http://blog.stereophile.com/ssi2010/computer_audio_ssi/
(댓글도 재미있습니다. 와싸다 논쟁과 비슷한데, Ayre의 엔지니어가 '그럼 블라인드 테스트 시켜줄테니 와봐'에 시비 걸던 사람이 깨갱하는 것으로 게임이 끝났습니다.)
지터 문제가 해결된 후에도 USB 케이블에 따른 음질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 이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Empirical Audio Steven Nugent의 글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http://www.computeraudiophile.com/content/Best-USB-cable-use-between-computer-and-dac?page=5
Steven 은 PaceCar라는 일종의 DDC를 만들어 팔았는데 비동기 USB로 동작하기 때문에 케이블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것이라고 확신했답니다. 그런데 의외로 고객들이 '케이블에 따른 차이가 있네요'라고 해서 이 문제를 좀 더 살펴보니 USB를 통해 들어오는 파워와 노이즈의 영향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USB 입력부의 전기 절연(galvanic isolation)과 별도의 파워 서플라이 사용을 통해 케이블에 따른 음질 변화를 제거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비싼 케이블 팔고 $5짜리 케이블을 쓴다고 자랑?입니다. (결국 자기 제품 광고죠.)
모든 오디오 제품이 그렇듯이 USB DAC의 경우에도 깨끗하고 안정적인 전원 공급은 좋은 음질을 위해 필수일 것입니다. 그래서 고급 DAC의 경우에는 별도의 파워 서플라이를 사용하죠.
그 런데 별도의 파워서플라이를 사용하더라도 USB 전원선을 타고 들어오는 노이즈 문제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USB 입력단의 노이즈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여러 방법이 사용될 수 있겠지만, Steven의 말대로 USB 입력단 전기 절연 (galvanic isolation)이 가장 좋아 보입니다. 애초에 노이즈의 유입 가능성을 차단해버리니까요. 아직 많은 제품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만, 정말 효과가 있는 방법이라면 점차 널리 사용되겠죠. 다음 웹사이트에서는 USB 전기 절연용 보드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고가의 USB 케이블을 사는 것보다 $50짜리 절연 보드를 구입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기법은 지터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합니다.
http://www.circuitsathome.com/adum4160-usb-isolator-assembly-guide
결론
어떤 분들은 오디오 미신이라고 치부해버리기도 하지만, USB 케이블에 따른 음질 차이는 논리적으로 설명 가능합니다. 과학적인 실험이 행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믿지 않는 분들을 설득시키는 것이 쉽지 않을 뿐입니다. (물론 누가 이런 작은 시장에 돈과 시간을 들여 과학적 실험을 행할지는 심히 의심스럽습니다.)
하지만 USB 케이블에 따른 음질 차이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이루어진만큼, 해결이 아주 어려운 문제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DAC 제조사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고, 점점 개량된 제품을 내 놓을 것입니다. 어쩌면 10년쯤 후에는 아무도 USB 케이블에 신경을 쓰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10년 후를 바라보며 당장 음질 향상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 단순 소비자 입장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뭘까요? 아마 넷 정도 될겁니다.
1) 지터 및 노이즈 대책이 비교적 잘 되어 있는 DAC을 구입한다. (지터 감소, 노이즈 감소)
2) 오디오용 USB 케이블을 구입한다. (지터 감소, 노이즈 감소)
3) USB 전기 절연 보드를 구입한다. (노이즈 감소)
4) PC를 최적화한다. (지터, 노이즈 감소) - 한 때 시끄럽던 아포칼립토 공제 PC 같은 솔루션
어느 방법을 택하실지는 개개인의 시스템, 주머니사정에 따라 달라질겁니다. 요즘 USB 케이블 사용기를 올려주시는 분들이 많은데 와싸다 내부에 이러한 사용기가 많아질수록 실질적으로 유용한 정보가 쌓여가겠죠.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음악 생활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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