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도움 말씀 듣고자 이렇게 글을 씁니다.
지난 주 수요일(10/18) 저녁, 시골에 계신 어머니께서 갑자스런 복통을 호소하셔서 119 구급차량으로 충북대학병원에 호송되셨습니다. 저녁 8시30분에 응급실에 도착하셨고 복통이 계속되자 병원측에서 진통제를 놔주고 X-Ray와 CT촬영도 했습니다. 제가 서울에서 청주로 내려가는동안 조금 괜찮아지신 것 같다는 매형 말씀에 안심을하고 내려가보니 다시 고통속에 계셨습니다. 빠른 조치를 해줄 것을 몇 차례 당부해봤지만 증상을 지켜보는 중이라는 대답만 듣고 계속 기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응급실 의사 왈, 방사선 전문의가 출근을하면 얘기를 들어보자고 하더군요. 그러다가 담석으로 의심되니 오전이나 오후 중으로 특수내시경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대강 설명을 해주던군요. 내시경을 하다가 일어날 수 있는 경우의 수(천공, 출혈, 사망 등등_)를 말입니다.(비교적 간단한 맹장수술도 수술 동의서같은 걸 받으니까 대수롭지 않게 보호자로써 싸인을 했습니다.)
한참 기다리다가 오후 4시쯤 내시경을 하겠다는 소릴 듣고 어머니를 모시고 내시경실로 갔습니다. 여의사가 있더군요. 그래서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리냐고 물어보니 15~20분 정도면 된다고 했습니다. 문 밖에서 50분을 기다리고 있자니 의사가 문을 열면서 하는 말이 내시경으로 담석을 제거하던 중 어머니의 십이지장에 상처를 냈다고 얼른 수술을 서둘러야 한다고 하더군요. 어이가 없었지만 뭐 잘잘못을 따질 겨를도없이 수술실로 어머니를 옮겼습니다. 전신마취를 한다고 하더군요. 수술시간은 3~4시간 걸릴거라면서요.
4시간동안 수술을 받으시고 깨어나 고통을 호소하시는 어머니를 보고 있자니 정말 힘들더군요. 제 인생 중 가장 힘든 날이었습니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수술부위가 거의 20Cm가 되더군요. 그래도 마취에서 무사히 깨어나신 걸 감사하면서 어머니를 일반 병실로 옮겼습니다. 그런데 수술을 한 전문의가 얘기하길 십이지장에 난 상처가 차라리 크다면 봉합을 깔끔하게 끝낼 수 있었을텐데 너무 작은 상처(작지만 공기가 들어온다는 것이 큰 문제였습니다.)라서 봉합도 못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그 작은 상처가 자연적으로 아물길 기다려야 한다고요.
수술 후, 다음 날 내시경을 했던 내과 여의사가 어머니 병실을 찾았습니다. 수술 하루 밖에 안된 어머니를 두고 뭐 괜찮다느니 어쩌니 하길래 잠깐 밖에 나가서 얘기하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물었습니다. 꼭 그 방법 밖에 없었는지....... 그랬더니 이런 말을 하더군요. '병원측에 대한 항의는 나중에 하셔도 괜찮으니 지금은 어머니의 빠른 회복에만 온 정신을 쏟자구요.
수술 후, 6일이 지났습니다. 천만다행으로 어머니는 회복을 잘 하고 계십니다. 이틀 정도 후, 물을 한 번 드시게 해본다고 병원측에선 얘길 하고 있습니다.
물론 어머니가 수술 전의 모습으로 돌아와주시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만 병원측의 책임을 그냥 간과할 수도 없습니다. 오늘 병원비 중간정산을 해주는데 283만원이 나왔더군요.
어떻게해야 하는 걸까요? 어머니가 퇴원하실 때 병원측의 실수에대해 문제를 삼아야 하는 걸까요? 아니면 애초에 제가 내시경 동의서에 싸인을 했기 때문에 문제제기 자체가 의미없는 걸까요?
정말 어이없고 아쉬울 뿐입니다. 어머니께서 그렇게 고통스러워하시는 걸 여태껏 본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번거로우시더라도 도움 말씀 부탁드려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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