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클린 뒤 프레(Jacqueline Du Pre)
1945년 1월 26일 ~ 1987년 10월 19일
재클린 뒤 프레는 영국 출신으로, 25살에 다발성 경화증에 걸려서 1987년, 그녀의 나이 42세에 생을 마감한 비운의 천재 첼리스트입니다. 28살에 연주활동을 포기해야 했으니까 실질적으로 그녀의 전성기는 20대 초반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그녀의 연주는 그만큼 더 처절하고 아름답게 들리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모 해외유명클래식잡지에서 20세기의 위대한 첼리시트를 6명 선정했는데, 의외로 재클린 뒤 프레가 이 중에 포함되었고, 여성 첼리시트로는 유일한 것으로 본 기억이 있습니다.
그녀는 짧은 기간의 활동이지만 왕성한 연주활동을 통해 많은 음반을 남겼고, 드보르작, 베토벤, 엘가의 작품 연주는 명반으로 꼽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오늘 추천할 음반은 바로 “엘가(Elgar)의 Cello Concert”입니다.
엘가의 첼로협주곡은 이전까지는 별로 주목받지 못한 곡이었지만, 재클린이 발굴,연주하여 새롭게 조명이 된 곡으로 소개되고 있는데, 마치 카잘스가 바흐의 무반주첼로슈트를 발굴하여 빛을 발하게 한 것과 유사해 보입니다. 그런데 우연찮게 이 두곡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첼로곡이기도 합니다.
재클린이 연주하는 엘가의 첼로협주곡을 듣고 있으면, 그녀의 비운의 삶이 떠오르면서 가슴한구석이 벅차오르는 느낌을 받곤합니다. 가슴이 아린다고 할까 그런 느낌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그냥 아무 이유없이 슬퍼지고 싶어 가슴을 쥐어짜는 그런 첼로 선율이 듣고 싶다면 이 곡을 추천합니다.
오펜바흐(1819~1880)의 첼로곡 중 “재클린의 눈물”이라는 곡이 있습니다. 이는 토마스 베르너라는 20세기의 첼리시트가 19세기의 오펜바흐의 첼로곡을 발굴한 것인데, 재클린을 기리기위해 그 곡명을 “재클린의 눈물”이라고 붙였다는 설이 있습니다. 제목과 음악이 이렇게 와 닿는 곡이 또 있을까할 정도입니다. 이 곡도 함께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