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관현악곡의 핵심이 교향곡이라면 실내악곡의 핵심은 현악 4중주라고 생각합니다. 현악 4중주의 작품들은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를 거치면서 완성해 갑니다. 교향곡 역시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의 순서로 완성해 갑니다. 가곡의 왕 슈베르트를 흔히들 가곡만을 작곡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많은데, 그러지 않은 듯 합니다. 모차르트처럼 이 분도 짧은 생애를 사셨습니다. 작품번호가 말해주듯 많은 작품을 남겼고, 폐부를 찌르는 스산한 절망감을 노래 하는듯한 아름다운 선율로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슈베르트의 후기 현악 4중주곡은 12번부터 15번을 말합니다. 11번 D353, 12번 D703, 13번 <로자문데> D804, 14번 <죽음과 소녀> D810, 15번 D887....12번의 경우 단악장이기 때문에 슈베르트 현악 4중주의 가치는 800번대 13번부터 15번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슈베르트 현악 4중주 14번 <죽음과 소녀>는 대중적인 접근하기 쉬운 선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죽음과 소녀'에서 느껴지는 우울함 역시 이 곡을 기억하는데 무리가 없는 듯 합니다. 14번 <죽음과 소녀>는 피아노 5중주 <송어>와 커플링된 연주가 많기에 두 곡을 한 방에 들을 수 있을 가능성이 높긴 합니다.
원곡이 멜로디가 쉽고 출중하기 때문에 많은 연주단체에 의하여 연주되어 졌지만, 이곡의 명연으로는 알려진 단체는 줄리어드 현악 4중주단, 이탈리아노 현악 4중주단, 아마데우스 현악 4중주단, 알반 베르크 현악 4중주단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줄리어드 연주는 아직 들어보지 못해 조만간 CD를 구입해서 들을 예정이지만 제가 지금까지 들었던 앨범으로는 지금까지 들어본 <죽음과 소녀>는 알반 베르크 현악 4중주단(구/신), 아마데우스 현악 4중주단, 클리블랜드 현악 4중주단, 하겐 현악 4중주단, 멜로스 현악 4중주단, 코다이 현악 4중주단 등 7종류의 <죽음과 소녀>를 들었는데,
2009년, 2010년 2년 연속 우울모드가 깔려져 있는 현재의 기분상태를 고려해볼때 그래도 가장 나은 앨범은 알반 베르크 현악 4중주단의 1984년(스튜디오) 연주인듯 합니다.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보다 강력한 동기로 시작되고 그 부분이 곡 전반에 흐르기 때문에 헤비메탈만큼 강렬하고 처절한 연주를 좋아하는 편이라....어떤 식으로 평가해도 이 앨범이 저의 취향에 가장 맞는 듯 합니다. 최근에 1997년 실황앨범을 구입해서 들어봤는데, 1984년 앨범보다 못했습니다. 가슴을 시리는 강도와 밀고 나가는 힘이 스튜디오앨범보다는 약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데우스의 경우 첫번째 <죽음과 소녀>앨범이지만, <송어>만 듣고....<죽음과 소녀>는 듣지 않는 것을 보아...저한테 별 다른 감흥이 없었다고 할까요. 하겐은 생각보다 좋았고, 코다이는 생각만큼 좋은 것 같지 않고, 멜로스는...코다이보다 낫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약간의 어색함이 가끔씩 발견되지만, 이탈리아노의 경우는...가끔 청승모드를 달릴때 가끔 듣습니다만, 1악장부터 4악장 집중력 있게 들을 수 있는 연주는 ABQ의 스튜디오 앨범이 가장 낫다고 생각합니다. 추가적으로 부쉬 현악 4중주단, 줄리아드 현악 4중주단, 린지 현악 4중주단의 <죽음과 소녀>를 조만간 구입해서...들어볼 예정입니다.
<죽음과 소녀>를 피아노 5중주 <송어>를 한방에 해결하려면 아마데우스 현악 4중주단의 앨범을 선택하시고, <죽음과 소녀>를 <로자문데>와 들으시려면 알반 베르크 현악 4중주단의 앨범을 선택하시고 <죽음과 소녀>를 후기 현악 4중주와 즐기시려면 이탈리아노 현악 4중주단의 앨범을 좋을 듯 합니다. 지난 일요일...친구에게 알반베르크(구), 아마데우스 앨범을 생일선물로 추천했습니다. 어떤 앨범이 친구에게 맞을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