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주말에 숨쉬기 운동하러 밖에 나갔다가 사진좀 찍고 들어왔습니다.
가을의 기운이 완연한 날씨라 사진이 뾰롱뾰롱하게 잘 나왔습니다.
이건 약 80년전쯤 설계된 조나(sonnar)라는 렌즈로 찍은 것으로 사실 요즘 렌즈와
비교를 하면 역광에선 좀 뿌옇고 선명도가 그렇게 높지는 않습니다.
개방을 했을 때와 조리개를 조였을 때 초점이 미묘하게 틀어지기도 하는 등
문제점이 있지만 기호성을 객관적인 잣대로 평가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비닐 레코드도 이런 측면에선 비슷한 면이 있다고 봅니다.
비닐 레코드는 매체로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특성들을 아주 골고루 갖추고 있지만,
재생되는 소리는 사랑받을 수 있는 면도 골고루 갖추고 있습니다.
다비드 오이스트라흐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언젠가 꼭 비닐 레코드로 들어보리라 생각했습니다.
참 야속하게도 EMI에서 90년대 초에 시디로 발매를 하고선 오랫동안 단종을 시켜서
한동안 음반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오래된 시디는 베토벤과 부르흐 바협이 함께 들어있습니다.
둘다 2000년 넘어서 다시 재발매가 되긴 했지만요.
오히려 예전 계몽사에 찍어냈던 라이센스 LP가 더 구하기가 쉬운 편이었죠.
오이스트라흐만큼이나 좋아하는 헨릭 셰링의 연주도 빼놓을 수 없는데,
헨릭 셰링의 이 시디 음반도 의외로 구하기가 힘이 듭니다.
미리미리 구입한 덕에 두고두고 즐겨 듣는 앨범입니다.
일본 유니버셜에서 표지를 바꿔 출시한 것이 있어서 낱장으로 구입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브릴리언트 베토벤 전집에도 이 녹음이 들어가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필립스 LP는 저렴하게 구하기가 쉽습니다.
코간의 연주도 LP로 구비를 할까 하다가... 욕심을 부리면 끝이 없을 것 같아서
그냥 마음을 접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