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의 두 클래식 음반소개 서적을 추천합니다.
근간에 들어서 많은 클래식안내 서적, 음반소개 서적들이 난무하여 비싼 값 치루고
속았다는 심정 들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무슨 책이든 저자도 나름 심혈을 기울려 저술했겠기에 속았다는 표현은 좀 그렇지만,
출판사에서 하도 과대홍보를 하는 바람에 구입하는 사람의 취지와 어긋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 같습니다.
또한, 일부 오디오잡지나 클래식 잡지에 연재했던 것을 모아서 서적으로 출판한 경우들,
얼마 전 구입해 봤던 안동림씨의 <불멸의 지휘자들>이 바로 그런 책이 아닌가 싶더군요.
클래식과 음반서적들이 가격이 비싼데다 한번 훅 읽고나면 남는 것도 별로 없고
다시 안보게 되는게 많아서 구입할 땐 직접 서점에 가서 나름 꼼꼼하게 살펴보고
구입하는데, 그 때는 좀 보다가 급한 전화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생겨
대충 본 기억이 괜찮길래 "그냥 사도 되겠지..."하고 샀는데...
결과는 역시 하루만에 다 읽고는 그냥 처박아두고 있습니다.
음반추천 도서의 기준은 이렇게 훅 읽고나서 별로 볼게 없는 서적이 아니라
내가 음악을 들으면서 항상 옆에 두고 그때 그때 뒤적이며 읽을 수 있는 서적이 아닐까...
그런데 발매된지 얼마 안된 <불후의 클래식>이란 서적과 영국서적을 번역출판한
<죽기 전에 꼭 들어야할 클래식 1001곡>이란 서적은 평생 친구처럼 곁에 두고
음악과 함께 할 수 있는 서적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자는 저자가 그동안 내왔던 음반소개서를 충실히 보완하여
음반안내서가 사전적인 형태를 띨 수 밖에 없는 한계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음반 뿐만아니라 클래식에 있어서 연주자와 작곡가,
그 음악에 대한 관련 지식을 비교적 충실히, 내용도 정확하게 안내해 주고 있습니다.
<이 한 장의...>라는 책이 이미 구하기도 힘든 음반들을 중심으로 소개되어 있어
70년대 초반에 50-60년대 일본서적을 베꼈다는 느낌 많이 들었습니다.
여담으로
일본이 클래식을 먼저 받아들이고 클래식 청취 층도 우리보다 두터운 것은 사실이지만,
식민지지배 이후에도 우리나라에 잔존해있는 일본풍의 지식개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명제 !
그 명제를 생각해보면 과연 우리가 어떤 서적을 받아들여줘야 할까가 명확해질 것 같습니다.
<불후의 클래식>은 국내 음반소개 서적으로 아주 충실한 듯 싶습니다.
일단, 불필요한 사진으로 도배한 부실한 서적들에 비해 사진이 거의 없습니다.
그만큼 그 많은 페이지 분량을 내용으로 가득 채우고 있다는 것이죠.
저자의 그런 충실한 노력에 독자로서 감사를 드리고 싶을 정도입니다.
<죽기 전에...>는 영국과 유럽의 음대교수, 평론가, 연주자들이 모여 곡과 추천음반을
선별하고 부문별로 글을 썼습니다.
이 책에는 많은 화보와 사진들이 힘께 게재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영국에서 각 사진들에 대한 로얄티(?)를 충분히 제공하고 뽑은 사진들이라
사진을 보면서 단순히 글로된 지식으로만이 아닌 느낌을 주면서 공감케 하는 부분들도
꽤 있습니다.
사진과 화보가 많아 한 음반에 대한 소개가 그리 길지 않아 아쉽기도 하지만,
그 글의 내용을 보면 압축된 내용에서 역시 전문가들 답게 정곡을 찌르는 내용들과,
시사하는 바가 수준이 높고 배우는게 많더군요.
특히, 국내서적들이 취약한 바로크음악과 현대음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그동안 바흐, 모짤트, 그리고 1800년대 후반까지만 치우쳐 있던 감상취향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죽기 전에 꼭...>은 음악이 작곡된 연대 시기 순으로 나열되어 있어서
작곡가별로 나열되어 있는 <불후의 클래식> 보다 곡을 찾기가 어려운데,
대신 책의 맨 뒤에 작곡가별 색인표가 있어서 그 색인표를 보고 페이지를 찾으면
곡을 찾기가 수월합니다.
앞에 번역하는 사람들이 임의로 만들어 놓은 듯한 색인표는
색인의 기준이 뭔지도 모르고 만들어 놔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더군요.
추천된 음반들도 최근의 연주동향과 연주자들을 많이 반영하여 CD를 중심으로 음반을
모으고 들으시는 분들에게는 아주 좋은 음반안내 서적이라 생각됩니다.
요즘의 클래식 관련 서적들이 책값이 비싸서 선뜻 구하기 쉽지 않지만,
그래도 위 두 서적은 음반 구입의 이정표를 정확하게 제시하고 있어서
자칫 음반 잘못 사서 실망하고 쳐박아 두는 것 보다 훨씬 도움이되고
책값이 아깝지 않은 서적이라 생각되어 적극 추천합니다.
요즘,
인터넷 클래식동호회 사이트들에 게재된 동호인들의 음반 추천 글도 상당수준입니다만,
실제로 추천의 내용이 많이 주관적이이고 개인의 감성적 편향에 치우친 부분이 많더군요.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글재주만 상당수준이란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특히, 동호인들이 쓴 감상기는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하여 자신있게 극찬하는 글들이 많아서,
그 글들에 혹하여 음반을 구입해보면 제 개인 취향과는 다른 경우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위 두 서적에 근거하여 음반을 구입하며 감상하다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고 추천에 근거에 공감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