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로 된 음반들...
60-70년대 혹은 그 전의 30년대까지의 음반들 중에서 최근에 발매되는 CD들 못지 않은
연주와 음색을 자랑하는 음반들이 많더군요.
CD로 최고급 음질을 자랑하는 최근 음반들, 실상 듣다보면 뭔가 산만하고 중심을 잃은 듯한 연주들도 많더군요.
녹음 좋다해도 중고가 300-400만원대 이상의 CDP가 아니라면 LP와 가름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최근 발매된 연주에서 고민해가면서 선택하기 보다는
차라리 50-80년대 정도에서 이미 명연주로 정평이 나 있는 연주들을 차근차근 듣다보면
아 ! 이래서 명반, 명연주라 하는가보다 하는 탄성이 나옵니다.
그래서 과거 LP로 발매된 녹음들이 CD로 복각되어 나오는 것 같습니다.
과거 연주의 맥락을 거슬러 올라가 History를 추적해보는 즐거움도 만끼하고요.
1. 엘리자베스 슈만의 슈베르트 밤과 꿈
정말 아름다운 노래입니다.
수많은 가수가 불렀지만 단연 첫손가락에 꼽고 싶네요.
1937년 녹음인데 이 음반에서는 음질에서도 탁월합니다.
이 음반에는 로테레만 등 당대의 최고 성악가들이 망라되어 있습니다.
음반 자체가 명반입니다.
로테 레만의 노래도 좋지요.
밤과 꿈은 이안 보스트리지를 두번째라고 할까요. CD로 나왔지요.
이 음반에는 과거 명가수들이 나옵니다. 카루소, 질리, 로테레만, 매코믹...
(이렇게 생긴 LP를 보시면 무조건 구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2. 성악 옴니버스 앨범 EMI, 데카
성악은 초보시절엔 오페라 아리아 좋은 곡들 한두곡 때문에 음반을 모두 소장하고 있기가 그런 경우가 많죠.
이런 고민을 해결해주는 좋은 음반입니다.
물론 오페라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면서 발췌반, 전곡반들을 듣게 됩니다.
하지만, 때로는 명 아리아 몇곡을 듣기위해 발췌반, 전곡반 몇장을 들척이기 귀찮을 때가 많죠.
EMI, DECCA 둘다 2장으로 되어 있고 선곡도 좋고 음질도 좋습니다.
선곡은 DECCA가 더 좋고, 음질은 EMI가 좀더 좋은듯 합니다.
물론, DECCA도 Full Frequency Stereo 라서 음질이 아주 좋죠.
이런 발췌 옴니버스 음반을 10여장 가지고 있는데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옴니버스라고 절대 깔볼 음반이 아닌듯 합니다.
3. 성악 옴니버스 ; 과거 명가수들의 옴니버스이지만 좋습니다.
4. 조안 서덜랜드
리골레토, 노르마,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몽유병의 여인, 라트라비아타, 청교도 등등에서
탁월한 기량을 발휘한 명여가수죠.
리골레토에서 <파리를 떠나>를 부를 때는 그 고역을 날아다니는 음성이
온 몸을 휘감아 오면서 발 끝부터 머리 끝까지 전율을 느낍니다.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에선 그녀의 광적인 연기의 절정이 하늘 끝을 찌르면서
일상에 잠겨 둔해져 있는 내 감성을 극한까지 끌어올려,
마치 거대한 폭풍우 속에 광란하며 거세게 물결치는 파도 속에서
나 또한 몸부림치며 울부짓는 격정과 열정을 일깨우게 됩니다.
그래서 오페라 전곡반에서 한두곡 들으려다 전곡을 다 듣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더군요.
평범한 오페라였던 <람메르무어 루치아>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은 그녀의 목소리에
홀딱 반한 관객들의 앵콜에 무려 10회의 앵콜을 불러야 했고,
그녀의 리허설에 참석한 칼라스, 테발디도 경탄을 금치 못했었다 합니다.
누구하고 비교한다 하는 것이 옳지 않지만,
제 경우에는 칼라스와 동일 선상에서도 조금 앞에 두고 싶은 명가수입니다.
칼라스의 음성은 힘차고 다소 남성적인 박력으로 배 속의 힘으로 다가와 좋지만,
서덜랜드는 그런 성량에 벨칸토창법의 세기가 더해지고 아리아에서의 감성이
충분히 반영된 연주를 해대는 듯 합니다. 심금을 울리죠.
그녀의 미모(?) 덕인지 한국에선 오히려 별로 인기가 없는 듯...
사실, 오페라는 연극이나 마찬가지인지라 사랑이야기를 연기하는 배우의 미모도 중요하지요.
마리아 칼라스 !
그녀의 굵은 선들은 보는 순간 빠져드는 듯한 요염한 매력으로 다가오지만
실상 일반인으로서는 감히 범접하지 못할듯한 카리스마로 언제나 저 멀리 놓여있는 미지의 세계인듯한...
그저 앨범 사진위의 그녀로만 남아있을 뿐인 ...
엘리자베스 슈발츠코프 !
매력적이고 어떤 면에서는 냉정한 여인의 매력과 다정한 여인의 매력을 혼합해놓은 듯한...
그녀 또한 그저 일반인으로선 범접하기 어려운 대상으로 ...
크리스타 루드위그 !
작고 단정하며 고혹적인 눈매로 뭇 남성의 시선을 사로잡는...
레타타 테발디 !
지적인 눈매와 입술로 그녀와 뭔가 함께 대화하고 차를 한잔 하고싶은...
캐슬린 페라이어 !
요절한 여가수라는 이미지에 그녀에 대한 이미지는 영원히 그대로 그 인상으로만 머물러 있으면서
친구처럼 대하고 싶고, 또한 애인이 되고 싶은...
그런 여주인공들의 역할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미모임에도 불구하고
서덜랜드가 중요한 오페라의 프리마돈나 역할을 망라했다는 것만으로도
그녀의 음악성이 얼마나 뛰어난지 반증하는 것 같습니다.
한 인터뷰에서 그 녀 자신도 자신의 미모에 대해 스스로 프리마돈나로선 부족한 미모임을 고백했다고 합니다.
오페라 지휘자인 남편 리차드 보닝과는 평생 행복했고, 함께 오페라 많이 했죠.
남편 리차드 보닝은 원래 피아니스트였지만, 오페라 지휘자로 변신하여 성공한 인물이죠.
그녀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성악을 시작할 때 피아노 반주를 해주면서 그녀의 탁월한 역량을 알게 되었고
그녀의 탁월한 음성에 반해 그녀의 장점을 살려주기 위하여 함께 많은 지도를 하고 항상 곁에서 도와줬던 남자죠.
물론, 그런 과정에서 애정이 싹텄을 거고 결혼까지...
서덜랜드는 자신의 가장 훌륭한 후원자인 보닝이 함께하는 오페라만 고집할 정도였다고...
칼라스가 일반인과는 다른 지금의 헐리우드 여배우와 같은 삶을 살았음에 반하여
서덜랜드는 영국의 시장, 백화점에서 쇼핑하고 보통 아줌마와 마찬가지로 채소 등등을 넣은 장 봉투를 들고 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여배우였다고 합니다.
한 기자가 거리에서 우연히 종이 봉투를 두개 들고 걷고 있는 그녀를 보고 함께 걸으며
돌발 인터뷰를 했을 정도로 그녀는 일상에선 보통사람들의 생활을 즐겼던 프리마돈나였습니다.
그녀은 63세에 이르러 이제 나는 오페라에 출연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그 이후 성악가로서가 아닌 자연인, 보통 사람으로서의 삶을 리처드 보닝과 함께 했다고 합니다.
5. 마리아 칼라스
단연 최고의 명가수죠.
젊은 시절 약간 억세면서도 요염한 듯한 사진들을 볼라치면 오나시스가 홀딱 반했을만 합니다.
나이 든 모습에선 웬지 허전한 느낌... 아마도 오나시스가 재클린에게 가서 그럴까 ?
6. 레나타 테발디
힘이 센 듯 하지만 고역대의 꾀꼬리 같으면서도 지적인 느낌의 명가수
칼라스 이전에 그녀를 단연 최고로 꼽았다고 하더군요.
7. 캐슬린 페라이어
그녀의 묵직한 목소리로 헨델의 울게하소서, 바흐의 인류 소망 기쁨이신 주여
말러 대지의 노래, 브람스 가곡 들을 들을라치면 절로 눈물이 흐를 것만 같습니다.
얼굴도 예쁘죠. 마치 영화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의 마리아, 잉그리드 버그만을 연상케하는...
8. 엘리자베스 슈발츠코프
그녀의 깜찍한 미모에 반하지 않을 남자가 있을까요 ?
음성과 노래도 발군이죠.
9. 포레 레퀴엠의 명반
10. 군돌라 야노비츠
모짤트 피가로 결혼에서의 이중창, 베버 마탄의 사수에서의 구름이 태양을 가릴지라도 등등에서
그녀의 티 없이 맑고 깨끗한 목소리는 역사상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명 보우컬이란 평을 받고 있습니다.
아무런 왜곡도 없이 깨끗한 음색을 한줄기로 흐트러짐 없이 뽑아낸다는 것이
절대 쉬운 일이 아님을 그녀가 보여줍니다. 벨칸토창법과는 전혀 다르죠.
독일 가곡에 잘 어울리는 창법과 음색의 여가수입니다.
피가로 결혼에서의 이중창이 영화 쇼생크 탈출에 그녀와 레나타 스코토의 버전으로 삽입되어
뒤늦게 단번에 대중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죠.
물론 최고의 연주이죠. 템포, 음색, 뉴앙스 등등에서...
11.리자델라카사, 크리스타 루드위그
리자델라카사의 모짤트 피가로 결혼에서 백작부인역으로 나와 부르는 도노소보는
최고의 명연주로 꼽을만 합니다.
12. 빅토리아 델로스 앙헬레스
13. 이름가르트 지프리드
바그너 연주에서 탁월한 기량
14. 이소벨 베일리 ; 스코틀랜드의 나이팅게일이라 하죠.
오래된 녹음들이지만 좋습니다.
옛날 음반들은 앨범으로서의 가치를 느끼기에는 LP만한게 없는 것 같습니다.
음질은 또 별개로 치더라도 사진과 뒷면의 내용 설명 등등에서도 소장할 가치가...
CD와는 달리 앨범을 꺼내 보면서 음악에 대한 느낌이나 집중도가 더 하는 것 같습니다.
오디오도 소리도 중요하지만 뽀대 또한 악영향을 미치듯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