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킹크림슨을 듣고 조동진을 듣고 지금 꼰대세대들이 열광했던 초창기 황금시대의 락을 들을 때 즈음
집에 잡다한 빽판들과 함께 김민기의 판이 있었다.
불온한 인물의 불온한 곡이라고 공공연히 유통도 안되던 시절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세상에 만연한 불온한 기운을 나만 피해 갈 수 없어 비에 젖듯 젖어가다 보니
김민기의 불온의 실체를 보여주는 공장의 불빛이라는 카세트도 집에 굴러다니게 되었다.
그리고
젓가락으로 술상을 두드리며 부르던
소령 중령 대령은 여고생 차고
소위 중위 대위는 여대생 차고
하사 중사 상사는 유부녀 차고
불쌍하다 쫄따구는-------
의 원곡이
서방님의 손가락은 여섯 개래요
시퍼런 절단기에 뚝뚝 잘려서
한 개에 오만 원씩 이십만 원에
술 퍼먹고 돌아오니 빈털터리래. (야~ 야~ 야~ 야~)
이라는 걸 알게 된다.(나에겐 '서방님'이 먼저고 '소령 중령'이 나중이었지만)
우여곡절이라는 말이 그시절의 누구에게도 적용되지 않는 이가 없을 만큼
곡절을 많이 만들 수 밖에 없는 시절을 지나고(곡절을 요령있게 피해 살아온 이들도 있겠지만)
기억마져도 아득해 져버린 채로 AI와 로봇산업시대가 어쩌니 하는것에
적응을 버거워하는 즈음에 여러곳에
얼마후 학전이 문을 닫는다는 이야기와 함께
김민기와 학전에 대한 평가와 회고의 게시물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2n0L0IKgMMQ&ab_channel=%EB%8B%AC%EB%A6%AC%5BSBSDALI%5D
그래서 찾아보게 된 김민기 이야기들....
이런 저런 인간적 평가를 떠나
나에겐
노래가........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에 방점이 있는
적극적으로 말하면 드럽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죽어도 해야만 할 이야기가 있는데
그래서 그걸 진솔하고 절절하게 하는 ....그런 것으로 들린다.
그가 부를 때 그렇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와 같은 방식으로 부르는 이가 장필순이다.(트리뷰트 공연에)
매끈하고 리드미컬하고 성악적이고 무한 긍정적이고 무한 감성적인 수많은 최고의 가수들에 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