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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골 공동묘지에서 하룻밤 노숙.
자유자료실 > 상세보기 | 2020-11-09 09:51:58
추천수 1
조회수   2,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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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조정래 [가입일자 : 2016-01-15]

제목

여우골 공동묘지에서 하룻밤 노숙.
내용








아래 글은 몇년전 모 신문에 기사화 된적이 있었던 제 노숙일기 입니다.
마침 겨울 초입이라서 문득 생각나고 각박한 도시 디지탈 생활에  조금이라도 아나로그 감성을 접하시라고 그때 글을 와싸다 방에 옮겨드림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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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으로 고개를 돌리면 저 건너편은 북한 땅이 보이는 철원 전방에서 하룻 밤을 노숙하기로 하고 차를 포천을 지나 북으로 북으로 몰았다.

한겨울

서울이 영하 13도 일 때

여우골 공동묘지 솔밭에는 약 19도가 되고
소주가 얼고
맥주병이 얼어 터지는 곳이기도 하다.

이해가 가기 전에 여우골(공동묘지)에 들어가서 하룻 밤 노숙을 하기로 하고 들어 갔
다.

다..
 

요즈음은 화장 문화가 발달 되었지만 육이오 전만 해도 거의 매장 문화였고
자동차가 없던 시절이라서 동네사람들이 죽으면 주로 마을 가까운 뒷산에 묻었는데
그런 곳을 공동묘지라고도 하였는데....그 이후 급속한 경제개발이 이루어지고 후손들이
이 전방 깊은 산속까지 제사 지내로 들락거리기 힘드니 망자의 묘를 파묘하고 
자기들이 사는  근교로 옮겼을 것으로 추축이 된다.

결국 이생을 살다가 좋은 자리에 천년 흙집을 지을 때 자식들이 통곡하며 슬퍼했지만 
세월이 흘러서 이제  망자의 유골은 어디로 이사를 가고  
관을  파낸 구덩이만 남았다

옛말에

고인장지 금인생거...라는 말처럼 세월이 흘러 묘의 봉분이 허물어지면 살아있는 사람은 햇살이 잘 드는 남향이면 그 자리가 묘자리인 줄도 모르고 집을 짓고 산다는 옛 고사이다.


허긴 망자는 죽으면 단 1cm움직이지를 못하는데...

살아 있는 후손들이 죽은 자를 자기 욕심으로  점쟁이가 묘터가 나쁘다하면 유골을 이리 저리 파 옮긴다.





 
자일리 주민에 의하면
옛날 이 여우골 공도묘지는 어린 아이 무덤이 많아다고 한다.

먹을것이 없으니 결국

"자식농사 반타작"

이라는 삶의 어록이 존재했던 가난한 나라였고
필자도 어릴적 점심은 아예 굶었던 시절이 인지라

땡감 떨어지듯 마을 동무들이 뒤산으로 올라가고 몇년지나면
진달래가 피곤했었다.


어린 아이 무덤은 애촉 혹은 애총 으로 불렸는데...자연속 담백질 수평 이동 법칙에 의하여 그런 계곡에는 늘 죽은 아이들을 먹고 사는 여우들이 살았다.

이제 쉽게 죽은 인육을 접할 수 없는 시절이라 여우도 이땅에서 사라졌지만

여우골 초입에서 만난 산 짐승 발자국이다.


 
 
더럭 바위다.

궁예가 아우에게 철원성을 빼앗끼고 이곳 명성산에 피신 하였는데...

산이 워낙 험하여 공세가 어려웠다.
그때 홀연 백발 노인이 나타나서

"소등을 타거라"

하여 여우 고개를 넘어서 산 등을 타고 공략을 하여 궁예 패잔병에게 승리를 이루었다는 구전이 있고 주민들 구전에 의하면 새벽에 굶주린 궁예가 이 산골 다랭이 논에 벼이삭을 주워 먹으로 내려왔다가 주민에게 잡혀서 결국 ..이 더럭 바위에서 궁예의 목을 쳤다는 설도 있다.



 
공동묘지 초입에 있는 화장실이다.
묘지를 쓰거나 제사지내로 온 사람들이 사용했던 공동묘지 초입 솔밭에 있는 화장실이다.

저 아래 토종 벌 치는 분의 이야기에 의하면 이 화장실 가까운 곳에 젊은 총각이 두명이나 목을 멘 소나무가 있다하였지만 소나무가 워낙 많아서 어느 나무인지는 나도 모른다..

왜 인간들은
스스로 목숨을 버릴 때 ....오감으로 느끼는 기가 쎈 곳



홑 진 곳을 택할 까?
 
이미지를 클릭 하시면 실제 크기로 볼 수 있습니다.
화장실이 너무 홑져서...후레쉬를 터트려 찍어 보았다.

나는 이미 이 화장실을 여러차례 ...여우골  노숙시에 사용해 본 사람이기도 하지만 한밤중에 사용하려니 기가 탱글탱글 할 정도로 편안하지 못한 곳이기도 하여 후레쉬를 켜고 사용했다. 


 
공동묘지 초입에 노숙 자리를 마련하고 같이 온 은하수 캠퍼들은 솔밭 안 쪽으로 탠트를 쳤다.
미군들이 전쟁시 사망자가 발생하면 죽은 시체을 담는 (사진의 밑 바닥에 깔린 것)
자루를 청계천 8가에서 발견하고 구입후  방산시장에가서 보일러 줄을 3만원 주고 깔았다.

사망자 즉 시체담는 통이지만 품질이 좋아서 땅의 습기가 차 오르지 못하고 더욱이
사망자 얼굴과 군 인식번호 판은 투명 창으로 되어 있어 그 속에 들어가 하늘을 보고 누웠노라면 밤 하늘에 별도 총총 하게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자루다.



필자와 노숙을 즐기던 분중에 한분이 이곳에 지인들과  노숙캠핑 왔다가
한밤중 ...늙은 할머니가 자꾸 탠트 밖에서 부르는 모습을 보고 혼비백산하여 탠트를 바로 철수 하고 이제는 캠핑도 다니질 아니하신다.

그런 곳이지만 나는 아직 밤에만 나타난다는 그런 혼령들을   만나 본적이 없지만

간밤에 여우골 쪽에서 요상한 짐승 소리는  분명히 들렸다.

그 소리는 사실 노루가 짝을 찿는 괴성이라는 것을 나는 안다.
노루들이 사랑하는 계절은 겨울 초입에 이루어진다.

 
 
단돈 2만5천원으로 만든 임시 장작불 보일러 이다.


장작불에 동파이프를 걸치고 스팀 보일러를 가동했더니
금방 더운 물이 냄비에 가득하게 고였다.

영하 17도라도 좋은 밤이 될 것이다.
인간은 숨을 쉬므로 탠트 없이 추운 겨울에 노숙을 할 때는 자연
숨이 침낭 외피에 얼어 붙어 얼음 조각이 떨어지도 하지만

참으로 오랜만에 솔 향기 가득한 곳에서 깊은 잠을 잤다.









 
 
이튼 날 낡이 밝아서

어디 여우라도 만날 겸 공동묘지 여우 골을 올라가는데...
한참을 골 깊숙이 들어가니 짐승 똥을 발견했다.

오래된 똥이 아니고 방금 누고 간 노루 똥이다.


 
8부 능선을 타고 올라가는데 참나무에 이런것을 발견했다 

노루 뿔이다.

원시시대 충분히 무기로 사용하여도 될 노루 뿔이다.
잘 간수하면 천년은 족히 간다는 노루 뿔이다.
원래 노루뿔은 빠진 것을 하나 발견하면 그 주변에 또 하나가 발견된다 하였으므로 주변을 눈여겨 보았지만 왼쪽 뿔은 발견되지 않았다.

노루뿔은 한마디로 산중귀물이다.

나는 기념으로 노루뿔을 들고  서울로 돌아왔는데 아는 지인이 인터넷을 다 디져도 이번에 내가 주워 온 노루뿔 만한것이 없단다.

즉 노루뿔이 상당히 수준의 뿔 모양이란다.

그 이후 노루 뿔은 서재에 걸어두니 ...어두 컴컴한 여우골에 무서리 내리던 을씬스럼 겨울 풍광이 수시로 내 상념을 아나로그로 일렁이게 하여 좋았다.

인간은 발전하여 모든 것이 디지탈 시대라하지만
그래도 인간은 아나로그가 감성이 삶의 중간 중간  필요할 때가 많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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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면 2020-11-11 19:43:48
답글

1

조정래 2020-11-14 02:38:18

    인간은 누구나다 겁이 있습니다.

저도 당연히 겁이 있구요


여우골에서 노숙을 여러번 했는데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저녁 늦게 도착해서 노숙자리를 잡으려고 하는데...공동묘지 초입에있는 나무 밑에 제법 큰 가스 통과 라면박스 하나가 보이더군요

누가 저기에 저런것을 갖다 놓았을까?

생각만 했지 주인 있는 물건 같아서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그 다음날 알았는데 전날 파묘한 일꾼들이 습기 묻은 유골을 철판 위에 올려 놓고 고압가스로 열을 가한 후에 골분을 만들어
도자기 유골 함에 넣으려고하다가 날이 저물어 ...

일단 철수하면서 파 낸 유골을 라면 박스 안에 넣고 고압가스통을 차에서 내려
공동묘지 초입에 그대로 두고 운천에 나가서 잠을 자고 다음날 여우골에 올라와서 제가 캠핑한 그 위쪽에서 가스로 유골 분쇄작업을 하더군요

라면인줄 알고 그날 밤 박스를 안 열어 본 것이 천만 다행이였지요 ㅎㅎ

저도 망자의 이사 즉 파묘를 여러번 해보았습니다.

저희 고향에도
고속도로와 도청이 들어서면서 친인척 묘를 여러기 파묘하고 이장을 했는데ㅈ
뼈를 한지에 하나씩 하나씩 모시는 일을 이미 몇번 내가 나서서 해보았습니다만 ...

이제 저도 늙어가는가 딱히 그런 일을 해보아도 그냥 평상심입니다

언젠가는 다 죽는 것이 인간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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