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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당연히 못봤지만 이야기만 들어도..
순례, 그것도 히말라야 봉우리인 카일라스를 단순히 보기 위해서 간다는 사실 만으로도
나에게 여러가지 감정적 동요를 주기에 충분하다.
정신적이 그 어떤 것을 구하기 위해
정신과 육체의 극단의 고통을 감수하는 티벳 순례자들을 봤을 때의 그 충격적 경험..
그리고 불교에서 세계의 중심이라는 수미산인 6천700고지의 황량한 고원지대
사실 2.500m만 넘어도 걷는 것조차 숨이차다.
이틀을 걸어서 오른 3,200m 언나푸르나 푼힐에서 바라본 히말라야의 고봉들은 세상위
신들의 영역으로 보였다.
수미산 주변은 장엄한 또는 드라마마틱한 암벽이나 계곡도 없고 당연히 수목도 없는
황량한 고개였다, 거기에 눈까지 있다면 누구도 오려고 하지 않을 유형지처럼 보였다
그곳을 그 긴 시간의 고통을 인내하며 찾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그것으로 찾아지는 그 무엇에 앞서 거대한 황량함 속에 서있는 사람 자체만으로도
눈물이 난다.
관광코스가 되어버린 산티아고 순례길이나 일본적 오버와 오타쿠적 비장함이 닭살스러운 시코쿠 순레길, 생업을 때려 치고 자연인이 되어야 하는 태평양 순례길보다 탑을 순례하기 위해 험준한 산을 몇개 넘어 왔다던 까맣게 탄 얼굴에 누더기를 걸치고 탑을 돌던 네팔에서의 순레자그들의 초월적 눈빛 처럼 최소한의 필요와 최소한의 소유가 죄악시되는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시대의 저편 이야기가... 아직도 존재하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