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슨상님이 아무래도 절 너무 높게 보시는 것 같슴다.
이번 숙제는 아예 한 곡을 맹글어 오라고 시킵니다.
아니 이제 겨우 한달 했는데 곡을 맹글어 오라니 이게 말이 되는건지...
그러나 지는 가르치는 슨상님이 지보다 어리다고 개기거나 꼰대질 안하려고 노력하는 착한 학생이기에 슨상님 말씀대로 어제부터 머리 싸매고 낑낑 거립니다.
참 요즘은 세상이 좋아 유튜브에서 배킹 트랙 적당한거 고르고 타블렛으로 스케일 짚어가며 맹급니다.
뮬저씨라서 이것 저것 주섬 주섬 사놓은게 많으니 다 써묵습니다.
예전엔 이런거 상상도 몬했지요. 암튼 열심히 기타와 배킹트랙을 왔다 갔다 함서 오선 아니 육선지에 끼작 끼작 그리는데 이게 참 진도가 안나갑니다. 날도 덥구 머리도 안굴러가구, 머릿 속에서 흐르는 멜로디가 바로 기타로 잘 안됨다.
그래도 날을 넘겨 계속하는데 오늘 증말 낮에 덥슴다. 지난번에 울집은 항개도 안덥다고 한거 반성함다. 용광로 같은 더위에는 장사가 읍씀다. 그래도 안움직이고 선풍기 틀면 견딜만함다.
어제 하던 거실자리는 마님에게 일찌감치 뻇겨 제 골방에서 나머지를 완성하고 다시 슨상님께 보여 드리려고 볼펜으로 예쁘게 다시 악보를 그림다.
물찡임다.
전에 처음 숙제떄부터 악보 그려가니 슨상님이 악보 그릴줄 아냐고 깜놀 하셨슴다. 콩나물 악보는 몬그리고 타브 악보는 그리고 볼줄 안다고 항께 그래도 대단하다고 칭찬 받았슴다.
보통 숙제가 악보 한장으로 끝나는데 이번 것은 한곡 분량이 되니 두장 꽉 찹니다. 러닝타임이 3분 20초 나옵니다.
나에게 이런 능력이 있었다니 새삼 저두 놀라고 있슴다.
암튼 일단 숙제는 끝났고 내일 연습 좀 하믄 되니 잠은 푹잘 수 있겠슴다.
숙제 못끝내고 자면 밤새 다음 멜로디 생각에 잠을 설침다. 이 버릇은 학생때부터 그랬는데 나이 묵구두 여전히 안바뀜다.
이제 샤워하구 맥주 한캔 들고 자야겠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