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하면 투우가 생각나지만 우리가 실제 투우를 볼 일은 별로 없고
바르셀로나를 대표하는 것이라면 메시와 사그라다 파밀리아인데
메시가 가우디 대성당보다 100배는 더 자주 보는데 우리가 메시를 만날 일은 없을 테고
관광책자를 펼쳐야만 볼 수 있는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가 봤습니다.
가우디는 구한말부터 일제 전반기정도까지 살았던 스페인 아저씨입니다.
수염도 있고 무지 유명한 건축가구요...여기까지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고 건축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그보다 더세세한 내용도 아시고 계시겠지요.
지하철을 타고 성당역(사그라다 파밀리아역)에서 내리면 갑자기 뜨악 하고 나타납니다.
와 --첫인상은 그냥 압도적이다 그런 생각밖에 안납니다
그러라고 그런거니까 성당의 목적은 완벽하게 성공한 셈이죠
사람이 위압감을 느끼며 작아보이게 그래서 건물을 우러러 보게 하자고 의도한 것이겠죠.
성당의 첨탑 --과 더불어 공사중인 크레인--이 도시의 대부분에서 조금만 신경 쓰면 보입니다.
그 근처 일대분만 이 아니라 상당 부분이 성당 첨탑보다 높은 건물이 없습니다.
전면 파사드엔 정신이 없을 정도로 조각들이 채워져 있는데 군데군데 나뭇잎 형상들이 보입니다.
일부분만 보면 로뎅의 지옥의 문이 연상됩니다.
각 조각 그룹들은 성경의 장면들을 표현한 것이라고 하는데 그런걸 구분하기엔 너무 거대하고 너무 복잡합니다.
더군다나 저는 이교도에 이민족 관광객인지라...
안의 첫인상은 그 거대하고 유명한 기둥보다 몽환적인 빛이 그리는 풍성한 색채의 아름다움입니다.
빛은 나 창문 아니다 라고 알수 없게 숨긴 듯한 창들과 전통적 원형참과 인공조명과 대담하게 넓은 색유리를 통해 다양한 크기와 다양한 색으로 들어 옵니다.
성당이 무대라면 정교하고 치밀하게 연출된 조명쇼를 보는 듯 합니다.
예 사람들 많습니다.
시즌엔 한번 가보까? 하고 가서는 표도 못구하고 구했다 치더라고 그날 입장도 못할 수 있습니다.
입장료는 성당건축기금으로 쓰인다고 하는데 평생에 한번은 보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아갑다는 생각이 안들 정도의 금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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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의 전통과 공사가 시작된 시기를 고려한다면 가우디의 성당이
고딕건축 스타일과 기본적인 부분에서 많은 유사점이--아니 다른 성당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 이상할게 없는데
우리는 대부분 가우디의 스타일과 독창성으로 인해 전혀 새로운 양식처럼 느끼게 됩니다.
하긴 기본으로 따지면 그리이스 로마 이래로 변화라는게 그리 크지도 않았다고도 볼수 있을 겁니다.
가우디성당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고딕양식의 바르셀로나 대성당이 있는데
돔과 좁고 긴 벽 창물으로 부터 빛이 들어오고
긴 열주로된 회랑과 궁륭천정
그리고 제단뒤를 감싸고 도는 반원형 아치
기둥과 궁륭천정 골격과의 복잡한 만남
회중석 좌우로 난 외부출입문(가우디의 첫번째 사진이 동편 출입구)이 있고 지하에 따로 예베소가 있습니다.
평면배치나 기본골격, 장식의 모티브에서 가우디 성당도 기존의 전통을 대개는 따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우디는 기둥에서 천정으로 이어지는 기본선들을 나무의 가지로 표현했고 천정마져도 나무의 잎모양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숲으로 창을 숨겨서 빛을 끌어들였습니다.
그래서 기존의 성당과는 전혀 다른 가우디 스타일의 성당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자연의 비정형성을 차용하고 나뭇잎과 줄기를 형상화하는 아르누보 스타일이 가우디 사망시점 전후해서 꽃피게 되는데
그런면에서 가우디의 건축들은 아르누보의 선구적 작품들이라 보고 싶네요.
역시 가우디 대성당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시내에 가우디의 아파트 까사밀라가 있습니다.
앞에는 늘 사람들이 북적대고 안에도 가이드헤드폰을 낀 사람들이 매우 진지(?)하게 돌아다닙니다.
나뭇잎과 줄기를 형상화한 단조철물 발코니와 물결치는 듯한 벽체는
말그대로 살아있는 듯 합니다.
실제로 보면 굴곡이 대단합니다.
대개의 (그시절)건물들이 이런 분위기이고-100년 넘은 건물들이 즐비하다.--
장식들도 과도하게 넣었지만 반복적인 패턴을 이루는데
가우디 건물과 같은 단일한 비정형적 형태가 얼마나 혁명적이고 이상한 모습이었을까요?
까사밀라에서 또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가우디의 까사 바요트는
좀 기괴하기까지 합니다. 베란다장식이 딱 봐도 해골모양이고 기둥은 누가봐도 뼈입니다.
실내는 정형화된 직선과 곡선이라고는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건물 뒸쪽 2층 정원으로 나가는 홀인데
마구 곡선을 넣어 만든 실네에 들어오는 빛이 그림같습니다.
그런 비정형공간과 빛에 대한 감각은 구엘공원의 바닥평수 8평도 안되 보이는 작은 집에서도 놀랍게 보여집니다.
그리고 장차의 작업의 스케치 같았던 공원의 쓸모없지만 재미있는 구조물들.
아래는 성당 건축의 기본적 형대를 유추해 볼 수 있는 미술관의 전시물인데
지붕의 장식이 바르셀로나 대성당이나 가우디 성당에서도 유사한 모습을 보여 줍니다.
입구의 반대편인 서쪽출입구는 가우디 사후에 그의 제자가 맡아서 했다는데 제가 보기엔 그냥 망한것 같더군요.
현대적 예술이라고 설명은 하는데 아름다움도 감동도 전혀 못느꼈습니다.
수난의 예수를 표현한 것이라는데 저는 가우디 작품을 망친것 같아 가슴이 아팠습니다
실제 정문이라 할 남측 출입구는 아~~직 멀었습니다.
100년 넘게 기한도 없이 공사를 하다 말다 해오고 있는데 입장료도 받고 있는 마당에 기한을 정해 공사를 하기로 했다고 하니
우리들 생전엔 완성시키겠죠... 공사장 구경만 하고 오실 일은 없으실 테니 안심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동네에 공사중인 어떤 건물
가우디의 잉여력이 과도하게 투여된 굴뚝뒤로 보이는 어떤 공사중인 건물
구엘 공원의 산책객들이 보아온 지겹게도 오랬동안 공사중인 시내의 어떤 건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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