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결혼하고 20여년을 살아온 동네가 재개발 철거로 인해 이사를 해야 할 처지가 되었었습니다.
이주명령은 지난 7월말에 고지가 되었고 기한은 올해 까지 였습니다. (그러니까 어제까지네요)
15년 정도를 무주택자로 살았고 또 한자리에서 오래 살아서 임대아파트 분양대상이 됐지만 분양임대가 아닌 영구임대라서 깨끗이 포기하기로하고 새 보금자리를 찾기로 했습니다.
저나 마님이나 이젠 나이도 있고해서 복닥거리는 서울에서 벗어나 좀 조용한 곳에서 그러나 마님 출퇴근이 용이한 교통은 좋은 곳으로 하자고 해서 골랐는대 결정하는데는 그리 오랜시간이 필요하진 않았습니다.
뻔 하니까요. 의정부 아니면 양주인데 최종적으로 양주로 가기로 했습니다. 그나마 부동산 중개를 해봐서 그랬는지 금방 적당한 물건을 몇개 잡아내 그 중에서 계약 했습니다.
시내까지 걸어서 10분 거리고 이 안에 제가 일하는데 꼭 필요한 은행과 우체국이 있고, 관공서, 병원, 극장등등이 있고 아파트 바로 앞에 고속화도로 입출구가 있어서 서울로 출퇴근이 매우 용이하고 또 그 옆에는 최근에 농협매장이 크게 들어서있고 또 아파트 바로 앞에 전부터 이마트 에브리데이가 꽤 큰게 있어서 생필품 구하러가기도 편합니다. 그리고 버스편도 많아서 최적지인데 다만 한가지 단점은 아파트가 좀 오래 됐습니다.
그래도 향후 지하철 역이 바로 앞에 들어서기로 확정된 상태고 또 시외버스 터미널도 길건너에 생길 예정이라 크게 집값이 떨어질 일은 없겠구나 싶어서 그냥 이놈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이 정도로 어딘지 아실 분도 계실듯...
제가 산 집은 15층 최상층인데 굳이 최상층은 한 것은 윗집 신경 안써도 되고, 햇빛이 일찍부터 잘 들고, 전망이 앞 뒤 베란다에서 보면 꽤 좋고, 무엇 보다도 화장실과 중문을 꽤 비싸고 좋은걸로 새로 해놔서 손을 안봐도 될 것 같아서 였습니다. 내부도 다른 집들에 비해서 비교적 깨끗한 편(?) 이었는데 어차피 다 손을 볼 생각이라 깨끗한 정도는그리 중요하게 생각치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1,2년 살고 이사할게 아니라 걍 오래 살 생각이라 최상층 인기 별로 없는줄은 알지만 조용히 전망을보며 살다가 갈(?) 생각으로 화장실, 중문 손 안봐도 되는게 어디냐!
그리하여 원래 집 꼬라지를 먼저 좀 보여 드림다.
툭 튀어나온 냉장고가 답답하고 싱크대의 개수대와 가스렌지 사이가 너무 좁아 조리하기가 불편하게 되어 있습니다. 오른쪽 다용도실 문은 나무문 무늬의 시트지를 붙인건데 저는 원래 시트지 붙이는걸 극도로 싫어하는 성격이라 다 제거대상 입니다. 저 레일등은 전주인에게 이사할때 떼어 가라고 했더니 좋아하데요.
이 부분은 안방에 있는 드레스 룸인데 천정과 벽 일부에 폼형 단열벽지가 붙어있어서 보자마자 의심을 팍! 했습니다. 저 벽 부분이 바로 외벽이거든요.
그런데 무엇보다도 저에게 중요한 문제는 집 안의 인터넷등 통신과 TV라인인데 그게 아주 엉망 이었습니다.
사진처럼 단자 처리도 안하고 그냥 선을 빼서 TV와 인터넷을 사용 하더군요. 제가 제일 처음에 해야 할 일이 바로 이 통신선과 TV선 매립 이었습니다. 그리고 낡아서 바스러질 것 같은 콘센트와 단자, 그리고 스위치류 교체 및 전개배선 점검이 두번째구요.
집안 인테리어는 처음에는 제가 위의 배선작업 정도만 내가하고 나머지는 모두 인테리어를 맡길 생각 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나마 공신력있다고 판단되서 집X이란데에 의뢰를 했고 견적서를 받아보고는 부아가 치밀어 직접 하기로 한검다. 이에 대한 얘기는 전에 올린적이 있슴다 여기에 http://www.wassada.com/bbs_detail.php?bbs_num=617167&tb=board_freetalk&id=&num=&pg=&start=
직접하기 어려운 도배, 장판, 싱크대, 베란다 수납장 그리고 방문턱 제거만 인근 업자에게 맡기고 나머지는 몽땅 제가 하게 됩니다. 도배지, 장판은 제가 골라서 바로 그 자리에서 찍어주고, 싱크대는 아예 도면을 그려서 넘겨 줬습니다.
그리고 공구를 좀 구입합니다. 해머드릴, 전동샌더, 레이저 수준기, 전기 타카 등등 이런 공구는 충전식이 아닌 전기식으로 하면 그리 비싸지 않습니다. 보쉬, 마키다 것으로 해도요. 그리고 아주 요긴하게 써먹었죠.
제일 먼저 한 일은 역시나 인터넷 배선과 TV케이블 선 매립 그리고 콘센트와 스위치류 교체 작업 입니다.
기존 인터넷 선은 사진처럼 역시나 4선만 연결해 놨고 선재도 기가랜에 대응하지 못하는 선 이었습니다. 모두 제거하고 새로 다 매립해 놓았고 선도 8핀 모두 연결해 놨습니다.
완성된 모습 입니다. 좌측의 랜선 단자는 안방과 작은방 2개에 가는 단자이고 공유기를 통해 저렇게 랜선을 꽂으면 인터넷이 연결 됩니다. 제가 쓰는 작은방에는 1:8 허브를 연결해 놨습니다. TV케이블은 굳이 교체할 필요가 없어서 기존 선을 이용해서 연결해 놨습니다.
도배를 하기전에 제가 몽땅 기존 벽지를와 장판을벗겨 냈습니다. 그 이유는 페인트 작업을 하려면 벗기는게 편해서 이기도하고 또 벗겨내야 기존 벽지에 덧 도배를 안할 것이고 또 누수, 곰팡이 흔적등을 찾아내어 조치할 수 있기 때문이죠.
역시나 심하지는 않지만 벗겨내니 곰팡이 흔적과 콘크리트에 실금 간 곳, 파손된 곳 등이 있어서 모두 제거하고 약치고, 메우고, 관리실에 확인 받아 조치하고를 했습니다.
예를들면 거실 천정이 원래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저 어울리지도 않는 등을 이사할때 떼어가라고 해서 떼어낸 자리를 보니 약간 거뭇 거뭇한게 보입니다.
그래서 확 뗴어내 보니 물이 흐른 자국과 그 자리를 따라서 벽지 속에 곰팡이가 피어 있고 등 달렸던 부분의 보드는 썩었더군요.
관리실에 얘기해서 조치받고 곰팡이는 모두 제거하고 약을 쳐서 말린후 도배를 하도록 했고 등받이 부분은 새로 교체 했습니다. 공짜로요. 그리고 관리소장과 얘기해서 봄에 옥상방수 이상없는지 같이 확인하자고 했습니다. 관리소장이 얼마전에 새로 바뀌었는데 좀 으르장을 놓았더니 말을 잘 들어줍니다.
처음에 가장 공들인 부분은 안방의 드레스 룸 입니다. 이 부분이 외벽과 맞닿아 있어서 처음부터 의심했던 단열 폼 벽지를 벗겨내니 이 부분도 아주 심하진 않았지만 곰팡이가 있고 벽체 일부도 조금 파손되어 있더군요.
모두 벗겨내고 약품처리하고 폼으로 메우고 방수액 처리하고 아이소핑크로 단열을하고 그 위에 단열벽지를 추가로 시공하여 이중으로 단열을 했더니 공기부터가 달라지더군요. 요즘 드라이비트 공법에 많이 사용되는 아이소핑크가 문제가 되나 본데 KS마크 붙은 정품 아이소핑크는 불이 잘 안붙습니다. 단열벽지도 마찬가지고요. 업자에게 안 맡기고 손수 하는 만큼 재료등은 모두 최고급으로 사용 했습니다.
이 아이소핑크 작업을 새벽 한시에 가게 문닫고 달려가서 밤 새서 한겁니다. 소리 날까봐 조심 조심 ㅡ,.ㅡ
그래서 완성된게 아래 입니다. 원래는 그냥 드레스 룸으로 사용하려 했는데 마님이 완성된 공간을 매우 맘에 들어 하시면서 그냥 드레스 룸으로 쓰기 아깝다며 자기 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달래서 마님의 미니 서재로 탈바꿈 했습니다. 아예 방문을 제거 했고, 컴퓨터도 쾌적하게 일 하시라고 새로 조립해 드렸습니다.
도배를 하기전에 먼저 해야 할게 페인트 작업 입니다. 저희 집의 메인 칼라는 화이트를 중심으로 그레이와, 블루를 포인트 칼라로 정했습니다. 페인트는 모두 벤자민 무어 친환경 페인트로 도색 했습니다. 몰딩, 문틀, 문, 현관문, 창틀등 모두 페인팅을 했습니다.
페인팅 하는데에 거의 보름은 걸린듯 합니다. 가게일과 다른 일을 하면서 하느라도 그렇고 또 그냥 덧칠을 하는게 아니고 못구멍이나 깨진 것 메우고 기존 페인트 샌딩으로 벗겨 내는데에 더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암튼 페인팅 하고 나서 그 다음은 업자가 와서 도배, 장판 해주고 갔습니다.
주문한 TV가 너무일찍와 버리는 바람에 이 것도 도배후 직접 달았는데 이떄 이 레이저 수평계의 역할이 컸습니다. 천정에 LED등을 달때도 아주 유용 했어요.
싱크대와 냉장고 장도 설치 했구요. 아, 도배하기 전에 남은 아이소핑크와 단열벽지로 싱크대 부분도 단열작업을 해줬습니다. 주방벽도 외벽인 곳이 있거든요.
싱크대는 개인업자에게 맡겼는데 꼼꼼히 원하는대로 잘 되었습니다. 싱크대는 조리공간과 기역자 꺾이는 공간을 활용 하고자 코너 싱크로 했습니다. 결과는 대만족 이예요.
원래 이랬던 주방이...
이렇게 됐어요
냉장고도 미리 구입할 것을 정해두고 그 사이즈에 맞춰 제작해서 딱 맞고 툭 튀어 나오지도 않습니다.
이 정도 선까지 한 후 이사를 했고 베란다 도색 정도만 하면 될 것으로 예상 했으나 그게 착각 이었으니 날이 추워지니 베란다의 결로가 상당히 심하더군요. 그래서 예정에도 없던 베란다 단열 작업이 추가 되었습니다.
베란다의 단열은 아이소핑크, 이보드, 단열벽지를 상황에 따라 섞어가며 썼습니다. 직접 페인팅 마무리를 할 곳엔 이보드, 단열벽지로 마무리 할 곳은 아이소핑크로요. 베란다 세군데 하려니 이 놈 작업이 엄청 만만치 않아서 시간과 힘이 많이 들더군요. 딸아이 방 베란다 작업 하다가 손가락 인대도 다치고 ㅡ,.ㅜ
부상 당하면서 완성한 딸아이 방과 베란다 입니다.
원래 이랬던 곳인데...
이렇게 변신~
아이소핑크+이보드+단열벽지로 이중 단열을하고, 바닥에는 타일카페트 시공, 창문에는 단열 필름 작업, LED등 설치 그리고 수납장 설치. 수납장 빼고 커튼까지 모두 직접 했습니다. 문 열어놔도 안 추워요. 뽁뽁이 비닐을 붙일 필요가 없슴다. 물론 결로는 하나도 안 생기구요.
그리고 다용도실 쪽 베란다
역시 이보드와 단열벽지 외벽과 천정시공, 벤자민 무어 욕실/베란다용 페인트 도색, LED등 교체, 수전 교체, 창문 방풍 필름 시공. 사진은 타일 줄눈작업 전 사진인데 타일 광내고 줄눈작업 새로 했습니다.
요건 실제 현재 사용모습. 보일러 쪽에 물건들 수납하고 커튼을 달아서 가리고 분리수거함, 청소기와, 물걸레 충전 독을 설치해 놨습니다.
요건 제 작업실 되겠슴다. 널다란데 있다가 가장 작은 방에 콕 박혀 있으려니 많이 답답함다. ㅡ,.ㅜ
큰 베란다도 이보드 일부시공, 페인팅, 타일 카페트, 시공, 수납장, 롤 스크린 설치를 끝으로 모든 작업이 끝났슴다.
실제로 한건 되게 많은데 정리하니 그리 많지도 않은듯...
완성된 사진 몇 장 투척 합니다. 거의 대부분 제손으로 한거라 뿌듯하고, 가족들도 매우 맘에 들어해서 더욱 기쁩니다. 무엇 보다도 적게 잡아도 2천만원은 세이브 한 듯 합니다. 두 달 작업해서 2천만원 이상 벌었으면 됐죠 뭐. 무엇 보다도 해를 안넘기고 끝 낼 수 있어서 다행 입니다 ^^
총 비용은 업자에게 맡긴 도배, 장판, 싱크대, 베란다 수납장, 안방 붙박이장, 방문턱 날리기 비용이 700만원 들었고, 제가 손수한 공구 구입, 페인트/페인트 부자재, 스위치/콘센트, 인터폰, 현관도어락, 문손잡이/경첩, 조명, 단열재/단열시공부자재, 수전, 타일카페트, 랜선/전기선 부자재 등등이 300만원 정도 들었습니다. 근데 이 비용이 싼걸 사용한게 아니고 모두 최고급 자재를 사용한 금액 입니다.
페인트는 친환경 페인트인 벤자민 무어이고, 스위치/콘센트류는 파나소닉 제품이고, 단열재는 KS인증 받은 난연제를 사용했고 하다못해 문 경첩도 제일 고급품으로 했습니다. 단열재만해도 싼거는 1/3 가격이면 비슷한거 삽니다. 업자에게 맡겼으면 이런 자재를 써줬을까도 의문이고 또 엄청 더 비싼 비용을 요구 했겠지요.
천만원에 수천만원 들인 듯한 올 수리 한 집이 됐고 그동안 인터넷에서 돈 많이 들인 집들 보면서 야~~~좋다 좋다 했던게 지금은 좀 생각을 달리하게 됐습니다. 인테리어 비용에 적절한 인건비와 이윤은 인정 하지만 상당부분이 과다비용이 포함되어 있고 또 자재도 제대로 된걸 쓸까도 의문이고 무엇 보다도 속은 곯은채 그대로 두고 겉만 예쁘게 해봐야 얼마안가 골칫덩이로 전락하지 않겠습니까?
제 집도 사진 잘 찍으면 수천만원 들인 집 못지 않다 생각합니다.
새해 복 마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