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생존 보고를 올렸는디 며칠 되지 않아서 드뎌 불의의 부상을 입었슴다.
딸네미 방 베란다 단열작업을 하던중, 단열보드를 붙이고 무지 비싼 친환경 페인트인 벤자민 무어 도색까지 완료 하였으나 보다 업 그레이드 된 단열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마님의 한마디에 단열벽지 시공까지 추가로 하여주기로 했슴다. (괜히 페인트 칠 했어...ㅡ,.ㅜ)
이 생각이 불의의 화를 불러올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만...안방 드레스 룸을 단열보드와 단열벽지 이중 시공으로 마님 공부방을 만들어 줬었는데 마님이 그 공간이 매우 포근 하다며 딸 아이 베란다도 베란다가 아닌 그냥 방의 연장으로 만드는게 어떻겠냐해서 나도 그게 좋겠다하여 단열벽지를 주문하여 어제 시공에 들어 갔슴다.
이 단열벽지가 접착제가 발라진 이면지를 떼어내고 벽에 붙이는건데 이면지를 떼어내면 이면지에도 꽤 많이 접착제가 뭍어 나옴다., 그리고 붙이는 벽면 만큼의 이면지가 나오는 셈이니 그 크기도 커서 떼어내면 마구 구겨서 쓰레기 봉투에 버리면서 해야 함다. 그러지 않음 바닥이 떼어낸 끈적한 이면지로 엉망이 됨다.
반쯤 시공을 하는도중 떼어낸 이면지를 손으로 마구 구기는데 갑자기 왼쪽 새끼 손가락이 홀라당 뒤로 젖혀지는게 아님까! 눈으로 젖혀지는걸 똑똑히 목격을 했슴다 순간 어! 뭐지? 아...클났다란 생각이 동시에 스침다. 왜 그런가 생각해보니 접착제가 많이 뭍혀져 있던 부위를 왼쪽 새끼 손가락이 잡고 있었고 그 상태에서 오른손이 확 구기는 과정에서 접착제의 훌륭한(?) 접착력으로 새끼 손가락이 그대로 붙은채로 같이 구겨진겁니다.
새끼 손가락은 마치 쥐가 난듯 뻑뻑하고 아랫쪽으로 구부러져서 힘이 안들어감다. 처음에는 쥐가 났나보다 생각하곤 새끼손가락에 테이핑을하고 계속 일을 했슴다.
일 하면서도 근데 손가락이 뒤로 획 젖혀졌는데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별다른 통증이 없어서 괜찮겠지 하고는 계속 일을하여 완성을 했슴다.
벽지시공은 매우 잘됐고 딸아이도 매우 만족해 하여 흐뭇한 마음으로 샤워를 하고 쉬려고 손에 테이핑을 풀었는데 손가락의 상태가 그대로인 검다. 아래로 구부러지고 위로 젖혀지지 않고 상태는 쥐가 난 것 처럼 약간 뻐근한 상태.
이거 상태가 가벼운게 아닌갑다는 생각이 그제서야 듭니다. 샤워를 마치고 두꺼운 마분지를 잘라 임시 부목을 만들어 손가락을 고정 시키고 다음날 병원에 가보기로 합니다.
자는 동안에도 별 다른 통증은 없어서 부러진 것 같지는 않고 인대가 좀 늘어났다 싶었는데 오늘 아침 동네 의원에 갔더니 이건 좀 큰 병원에 가서 엠알아이등 정밀진찰을 해보셔야 할 듯 합니다 아님까? 웁쓰...그러면서 진료소견서를 써줍니다. 그걸 받아들고 가장 가까운 종합병원인 의정부 성모병원에 경기도민 되고 머리털 나고 첨 가봅니다.
병원이 완전 시장판 입니다. 이래 환자가 많을줄이야...
암튼 예약손님이 아니라 좀 기다리셔야 한다면 엑스레이 먼저 찍고 오랍니다. 다행히 엠알아이 찍으란 얘긴 처음부터 안합니다.
엑스레이 찍고 오래 기다려야 한댔는데 얼마 안기다리고 의사 슨상님을 뵈었는데 의사 슨상님은 엠알아이까지 찍을 필요는 없고 뼈는 이상없고 새끼손가락의 윗 인대가 부분파열 된거랍니다. 수술해도 되긴한데 이 인대가 워낙 종잇장 처럼 얇아서 완전 끊어진거면 모르겠지만 부분 찢어진건 실로 옭아 메기도 어렵고 그렇게 한거나 그냥 깁스 한거나 똑같다고 하면서 손가락에 반 깁스를 해줍니다.
새워 할때는 잠시 풀러도 되냐고 물었더니 네버 안된답니다. 이게 워낙 얇은 인대라 잠시 풀어서 손가락이 구부러지면 도로 끊어질 위험이 커서 정말 부득이한 사정이 아니면 풀으면 안돼고 이 상태를 6주는 해야 한답니다 흑...
그리하여 이꼴이 됐는데 그래도 엠알아이 안찍고 수술 안해도 되니 선방이라고 자위(?)해 봅니다. 원래는 셀프공사하고 정산해봐서 괜찮으면 펜더 스탠다드나 빈티지 리이슈를 하나 지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엠알아이 찍고 수술하면 빠이빠이구나 했는데...^^ 여지가 아직 생겼단 얘기라서 ㅎㅎㅎ 근데 새끼 손꾸락을 저리 맹글고 뭔 기타를 사나...ㅡ,.ㅡ
손 밑에 아우성이라고 써 있는건 네 CD임다. 샤워 할때 끼려고 가장 큰 고무장갑을 샀는데도 새끼 손가락이 안들어가서 약국에서 손가락이 끼는 고무골무가 생각나 사러 갔더니 약국 문이 닫혀서 (이 동네는 시골이라 장사들이 좀 일찍 닫는 것 같다는) 근처 편의점에서 궁여지책으로 산검다.
이제 하나 벗겨내서 속의 기름을 닦고 낑구고 샤워를 해볼까 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