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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배우이자 인간, 다니엘 데이 루이스
자유자료실 > 상세보기 | 2017-06-27 17:02:48
추천수 13
조회수   2,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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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양원석 [가입일자 : ]

제목

독특한 배우이자 인간, 다니엘 데이 루이스
내용

영화 역사상 유일하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세 번이나 받은 명품 배우,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은퇴를 선언했다. 최근 20년 동안 찍은 영화만 꼽자면 일곱 편에 불과한데, 그중에서 두 번이나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는 사실이 대단하다.

1. [전망 좋은 방] 연기 잘하는 미청년 등장

1980년대 초중반,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주로 런던의 연극 무대에서 활약하면서 틈틈이 조연 배우로 영화를 시작했다. [간디]와 [전망 좋은 방] 등, 그가 출연했던 영화는 대부분 좋은 평가를 들었으며 캐릭터도 다양했다. 특히 [전망 좋은 방]에서 항상 책을 끼고 사는 청년 "세실" 역할을 맡아, 열정적인 연기력과 곱상한 외모로 주목받았다.

2. [나의 왼발] 첫 번째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1988년, 밀란 쿤데라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스크린으로 옮긴 영화 [프라하의 봄]으로 첫 주연을 맡은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이듬해 [나의 왼발]에서 뇌성마비 장애를 이겨낸 아일랜드의 예술가 "크리스티 브라운"을 연기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는 왼쪽 발 외에는 전신을 자유롭게 쓸 수 없는 뇌성마비 환자의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촬영이 없는 동안에도 휠체어에 앉아서 남의 도움 없이는 식사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배역에 몰입했다.

 

몇 주 동안 너무나 몸을 웅크린 채로 지냈기 때문에 갈비뼈 두 대가 부러질 정도였다. "메소드 연기론"이 배우에게 자신을 잊고 캐릭터의 감정과 사고에 몰입할 것을 강조하긴 하지만,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 정도로 지나치게 배역에 몰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3. [라스트 모히칸] 야생남이 되다.

프랑스와 인디언(북미 원주민) 사이에 전쟁이 일어났던 18세기 미 대륙, 영국인의 피를 물려받았지만 어릴 때부터 모히칸 족 추장의 아들로 자란 "호크아이"를 연기 했다. 이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미국 작가 제임스 P. 쿠퍼의 5부작 소설 중 2부 "모히칸 족의 최후"가 원작인 영화로 "마이클 만"이 감독했다. 북미에서 박스오피스 2주 연속 1위에 오르는 등 흥행에 성공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당시 서울관객 31만 명을 동원하고 재개봉에 돌입하는 등 크게 히트했던 작품이다. 긴 머리를 휘날리며 바람처럼 달리던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화려한 액션 뿐 아니라, 당시 절정의 미모를 뽐냈던 매들린 스토우가 연기한 앨리스 먼로와 애틋한 로맨스, 장엄한 OST 등으로 더욱 유명하다.

 

이 영화에서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호크아이 역할에 몰입하기 위해 촬영 전 몇 개월 동안 그들이 살았을 법한 야생의 환경에서 살면서 직접 사냥과 낚시로 식량을 구해 먹었다.

4. [아버지의 이름으로] 두 번째 아카데미 노미네이트

정치적으로 혼란스럽던 1970년대 아일랜드. 철없는 소매치기 청년 제리 콘론(다니엘 데이 루이스)은 경찰의 고문을 못 이겨 폭탄 테러범이라고 허위 자백하고 15년 가까이 감옥에 갇힌다. 아들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 아버지와 헌신적인 변호사의 노력 덕분에 다시 무죄 판결을 받게 되는 이야기이다.

 

[나의 왼발]의 다니엘 데이 루이스와 짐 쉐리단 감독의 재결합으로 촬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베를린 영화제 최고 상인 황금곰상을 받았고, 아카데미 작품상, 남우주연상 포함 7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이 영화를 찍을 때도 캐릭터에 몰두하기 위해 밤에는 감옥 세트에서 잠을 잤으며, 스탭들에게 자신에게 물을 뿌리고 욕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무려 30파운드를 감량했다.

 

그는 캐릭터에 맞추기 위해 몸을 혹사하는 것뿐 아니라, 영어 악센트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런던 토박이인 그는 이 영화에서 북아일랜드 악센트를 완벽하게 구사했는데, 촬영 기간 내내 일상생활에서도 그 악센트를 유지했다고 한다.

5. [크루서블] 아내를 만나다.

미국 문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극작가인 아서 밀러의 원작을 영화했다. [크루서블]은 17세기 말 철저한 금욕주의 교리를 따르던 청교도 마을에서 불륜으로 비롯된 욕망이 거짓말과 마녀 사냥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그렸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청교도 교인이자 유부남 농부인 존 프록터 역할을 맡았다. 이 영화를 촬영하는 과정에서 그는 아서 밀러의 딸인 레베카 밀러와 사랑에 빠져 결혼한다.

 

17세기 농부의 삶을 표현하기 위해서 그는 존 프록터의 농가를 직접 지어 그 안에서 생활했으며, 촬영 기간 내내 한 번도 샤워를 하지 않았다.

6. [더 복서] 짐 쉐리던 감독과의 세 번째 협업

짐 쉐리던과의 세 번째 만남이자, 다시 한번 아일랜드 인을 연기하게 되었다. 대니 플린은 IRA 출신으로 감옥에서 14년 동안 복역했던 남자다. 그는 복싱에 몰두했고, 출소해 보니 자신의 옛 애인이 다른 IRA 대원과 결혼한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여전히 폭력이 만연한 고향에서 복싱 클럽으로 평화를 가져와 보겠다는 희망을 품는다. 이번에 그는 3년 동안 복싱 훈련을 했다.

 

그리고 이 작품 이후로 무려 5년 동안 아무 작업도 하지 않는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한시적 은퇴"를 선언하고 이탈리아 피렌체의 구두장인 스테파노 베메르의 공방에서 도제 생활을 하며 구두 제작을 배웠다. 스테파노 베메르 브랜드의 구두는 한 켤레에 200만 원에 육박하는 명품이다. 그는 마틴 스콜세지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갱스 오브 뉴욕]에 출연해 달라고 부탁하러 찾아올 때까지 몇 년간 이곳에서 구두를 만들었다.

7. [갱스 오브 뉴욕] 세 번째 아카데미 노미네이트

19세기 초, 뉴욕의 아일랜드 갱단과 뉴욕 토박이 갱들의 전쟁을 그린 이 영화에서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토박이 갱들의 리더인 빌 더 붓처 역할을 맡았다. 이번에도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도살자"라는 의미의 별명 "더 붓처"로 살았다. 평소에도 다른 배우들을 캐릭터 이름으로 불러서 동료들이 사적인 대화를 꺼릴 지경이었다. 촬영이 없는 날 뉴욕 시내에 식사하러 갔는데, 서빙하던 웨이트리스가 겁을 먹을 정도였다.

 

그는 의안 분장을 위해 맨눈에 특수 렌즈를 착용했는데, 자기 눈을 칼끝으로 툭툭 건드리면서 눈도 깜빡이지 않는 연기를 해 동료들을 경악시켰다. 촬영 전 몇 주 동안 정육점에서 칼쓰는 법을 배우고, 서커스단 단원들을 집으로 불러 단검 던지는 법을 배우기도 했으며, 촬영 기간 내내 어디에서나 토박이 뉴요커의 악센트를 구사했다. 그리고 그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세 번째로 노미네이트된다.

8. [발라드 오브 잭 앤 로즈] 아내와의 강제 별거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아내 레베카 밀러는 영화 감독 겸 소설가인데, 자신의 세 번째 영화에 남편을 캐스팅했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맡은 잭은 미국 외딴 섬의 농장에서 딸 로즈와 함께 사는 남자다. 딸을 위해 잭은 캐슬린과 그녀의 두 아들을 데려와 살게 하는데, 로즈는 오히려 다른 사람의 존재에 혼란을 느끼게 된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잭의 고립감에 몰입하기 위해서 촬영 준비를 시작하면서부터 아내와 별거에 들어갔다. 그러나 사실 이 영화는 비평가들로부터 상반된 평가를 동시에 받았다.

9. [데어 윌 비 블러드] 네 번째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노미네이트 및 두 번째 수상

20세기 초, 가난한 광부에서 석유 부호로 거듭난 다니엘 플레인뷰 라는 인물에 관한 이 영화는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이 좀처럼 만들 것 같지 않던 시대극이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이 영화에서 아주 사소한 두 씬을 제외한 모든 씬에 등장한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이 역할을 수락하지 않았다면, 이 프로젝트는 취소될 예정이었을 정도로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과 제작진은 그의 캐스팅을 간절히 원했다.

 

그런데 마침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전작 중 [펀치 드렁크 러브]의 광팬이었기에 이 역할의 제안을 순순히 받아들였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영화 [더 복서]를 포함해 1997년부터 2017년까지 20년 동안 겨우 일곱 편의 영화에만 출연했다. (내레이션을 맡은 다큐까지 포함 8편) 그중 두 편이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다.

 

그는 실제로 19세기 후반에 쓰인 석유개발 장비들의 사용법을 익혔다. 또, 영화에서 주인공이 상대 배우에게 볼링공을 마구 집어던지는 장면이 나오는데, 여기에서도 그는 장면의 리얼리티를 위해서 실제 볼링공을 고집했다고 한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아카데미 수상 소감을 밝히면서 이 상을 히스 레저에게 헌정했다. 그는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히스 레저의 연기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았다면서, 그 영화에서의 히스 레저 연기가 "유일무이하고도 완벽하다"고 평가했다.

10. [링컨] 다섯 번째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노미네이트 및 세 번째 수상

스필버그는 "다니엘이 링컨 역할을 맡지 않는다면 난 이 영화를 만들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그는 친히 스필버그에게 편지를 보내 정중하게 거절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디카프리오는 다니엘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링컨 역할을 맡으라고 간곡하게 설득했다.

 

이 역할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을 때,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만약 수상하면 5년간 연기를 떠나겠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아카데미 상을 받고 난 뒤 그는 한동안 연기를 하지 않았다.

 

그가 드디어 세 번의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유일한 배우가 되자, 타임 지는 그를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배우"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2014년 6월, 영국 왕실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다.

 

올해 환갑을 맞이한 이 명배우는 며칠 전 대리인을 통해 은퇴를 선언했다. 현재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새 영화 촬영을 마친 상태이며, 이 영화는 올해 연말에 개봉될 예정이다. 이제 드디어 영화 속의 누구도 아닌 "자신"의 삶을 살게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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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i800@naver.com 2017-06-27 21:46:22
답글

이 형아 때문에 톰 형아가 오스카 주연상에서 밀렸었죠.

7월4일생이 나의 왼발에 살 묻혀버렸던 기억이..

라스트 모히칸은 아직도 여러 장면들이 눈에 선합니다.

윤계후 2017-06-29 10:18:09
답글


이 배우나 로버트 데니로 같은류의 배우는 배역의 인성에 몰입되어 얼굴까지 변신되어 보이는 몇 안되는 명배우입니다.
잠재적 내면의 다중인격자가 되지 않으면 몰입이 어렵고 많은 작품을 하기에는 정신적으로 힘들다고 생각됩니다.
최근의 데어 윌비 블러드도 좋은 작품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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