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때 형님따라 멋 좀 내본다고 친구들과 함께 털을 길렀었죠.
방학때 길렀던 털을 깍기도 아깝고 해서 큰용기를 내 개학날 교문을 들어서게 됩니다.
허나 여지없이 학생주임한테 걸려 털 한 움큼이 뜯겨져 나가게 됐지요.
그 고통과 챙피스러움 다 형님 탓입니다.
그때 괜히 형님 따라하다 털 뽑힌 애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나만 뜯겼으면 그나마 다행인데 친구들도 같이 뜯기는 바람에 기분은 아주 흡족했습니다.
그이후 털이 언발란스하게 자라게 돼 사회생활하는데 상당한 애로점들을 겪었습니다.
저야 어떻게 지금의 헐크(성질이 더러운 마누라)를 만나 가정을 꾸리며 별다른 행복은 없지만
그럭저럭 살고 있는데 친구 몇몇은 그때 뜯긴 털때문에 아직 장가도 못 가고 있습니다.
형님 이거 어떻하면 좋겠습니까?
이 모든 게 형님 탓입니다.
하늘에서 우리를 내려다 보고 계시다면 지금이라도 안 늦었으니 형님의 털 좀 보내주세요.
잘 계시죠?
오늘 따라 크리스마스도 아닌데 형님 노래가 땡기네요.
보고싶어요.
30년 전 손가락으로 튕기지도 않는 기타를 들고 흔들던 형님이 눈에 선하네요.
형님 죄송해요.
습관이 돼서 그런지 형님까지 까버리는군요.
형님은 이명박근혜를 안 겪어봐서 제 마음 몰라요 ㅠㅜ
그래도 형님은 절 이해해 주셔야 해요.
지금 화내시는 거예요?
지금까지 내가 왬시절 부터 형님 앨범 얼마나 팔아준지 아십니까? ㅠ
농담이구요.
그럼 편안히 쉬시고 농담 잘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 사춘기의 영웅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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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뮤비들 새벽에 올리려다 깜박하고 잠이 들어 막 일어나서 다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