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친구 만나러 서울로 가버리고 주말은 저랑 애들만 부산에 남았습니다 (앗싸!!)
퇴근해서 집에 가보니 아이들이 밥 퍼서 아점 먹고 공부 해놓고나서 뒹굴며 놀고 있습니다.
남천동 사는 외할머니 동네 중국요리집에서 일주일간 짜장면이랑 탕수육을 반값세일 하니
사 주겠다고 오라 하셔서 갔습니다.
근데 가서 보니 내일부터 세일 들어가네요....ㅠㅠ
일단 요즘 뜨는 미미루 가서 저녁 먹고나서 집에 가려 했는데, 광안리에서 달집 태우기 하니 거기에 가자고 하십니다.
추운데....ㅠㅠ
모자랑 목도리 챙겨 주시는데, 저는 절대로 못한다고 했습니다. 그런거 갑갑해서 못하거든요.
댁에서 나와서 걸어가다보니 달이 광안대교에 걸쳐 떠 있는데, 최근 1년 내에 본 달 중에서 가장 큰겁니다.
완전 달걀 노른자가 따로 없어요.
근데 폰카로 찍으니 그냥 가로등 처럼 보이네요.
저기 달 보이죠?
30분 넘게 걸었더니 귀가 아프고 뺨이 얼얼해집니다. 저 멀리 달집이 불타고 있습니다.
가까이 가니 얼었던 얼굴이 녹고 따끈따끈 합니다.
몸 좀 녹이고, 소원 빌고, 돌아가려니 기운도 빠지고 다리도 무거워집니다.
그래서 택시를 타고 돌아오는데,
라디오 교통정보에서 범내골 교차로쪽이 촛불집회로 인해 교통정체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집 밖에 나와 30 - 40분만 있어도 이렇게 춥고 힘든데, 1시간 넘게 서서 촛불 들고 시위하는 분들은
정말 정말 힘드실 것 같습니다. 굳은 의지가 없으면 하기 힘든 일이예요.
반대 집회 가신 분들은 이런 추위가 더 힘드실텐데, 얼른 집으로 들어가시면 좋겠습니다.
일당 받으시는 분들은 좀 덜 춥겠지만, 얼른 들어가서 몸 좀 녹이셔야 겠습니다. 그걸로 소주 사서 마시지 말고.
태극기는 고이 보관해 두었다가 3.1 절 때 다시 꺼내어 흔들면 될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