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에 장모님 7순 기념으로 처남 가족과 함께 닛뽄 삿뽀로에 다녀 왔습니다.
저는 월요일 출근 때문에 하루만 자고 일요일 저녁 비행기로 귀국 했고요
출발은 장모님과 우리가족 함께 에어부산을 이용 했어요.
삿포로행 12만원, 부산행 10만원. 비행이모들은 친절하긴 합니다.
밥도 나옵니다. 나름 맛있습니다.
2시간 좀 넘게 비행하니 홋카이도가 보입니다. 전날 폭설내린다고 되어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산에는 눈이 안보이고 밭에만 눈이 쌓였나 봅니다.
공항도 깨끗하고, 나중에 삿포로 도시에 가봐도 눈이 없어요
눈이 오지 않은건지, 도시 구석구석 걸레로 닦은건지.....
저는 개인적으로 겨울에 북한보다 더 위쪽 지방인 홋카이도는 왠지 가면 안될 것 같아서
오키나와를 원했는데, 홋카이도가 비행기 가격이 쬐금 더 싸다고 해서 결정 되었어요.
근데 일기예보에는 여행 전날 폭설, 여행기간동안 1-8도, 여행 다음날부터 흐리고 영하5도까지 내려간대요.
신치토세공항에 도착해서 입국심사를 하는데, 입국신고서 기재란 중 일본내 체류주소와 연락처 쓰는 칸을
비워놓았더니 우리가족만 따로 따라오라 합니다.
서울에서 와서 공항에서 합류하기로 한 처남이 모든 걸 알고 있는데, 처남은 2시간 후 도착이라 연락두절...
일본순사한테 끌려가는 줄 알고 좀 무서웠는데, 안내양이 심사관 한테 가서 뭐라고 합니다.
우리 앞을 지나갈 때마다 다음부터는 꼭 숙소 알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를 4번은 들은 것 같습니다.
심사관도 그런 말을 또 합니다. 다행이 무사통과 되었습니다.
줄서서 먹는 라멘 가게에서 라멘 먹었더니 다들 혀가 얼얼 하다 합니다. 너무 짜요.
공항에서 움직일 때는 무빙워크도 있고, 저렇게 청소차 같은 곳에 태워주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이 많아요.
게이오 플라자 호텔에 짐을 풀고 쉬었다 저녁을 먹으러 나갔습니다.
겨울에는 4시30분쯤 되니 어두워지고, 5시가 넘으니 캄캄해집니다.
숙소에는 침대가 4개, 똑같은 욕실이 2개가 있습니다. 공기청정기도 있고요. 최고!
오사카에서는 침대2개 방에 좁고 갑갑해 미칠 것 같았다는데, 여기서는 10만원 더 주니 욕실이 두개!!
걸어서 시내로 나가니 오랜 전통의 대게 전문점이 있습니다. 빌딩 전체가 한 가게 입니다.
주말이라 그런지 예약이 다 차서 오늘 더이상 손님을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ㅠㅠ
계속 걷다보니 또다른 대게집을 발견 했으나 거기도 마찬가지....
또 걷다 경양식 가게 같은 곳을 찾았는데, 거기도 오랜 전통의 집.
손님도 많고, 다행이 자리는 났습니다.
짬뽕 시켰더니 그냥 짠 라멘국물입니다. 스테이크들도 한가지 외에는 죄다 너무 짭니다.
삿포로 클래식 맥주는 정말 맛있었어요.
식사를 마치고 나니 오오도리 공원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까도 지나갔었는데 그 때는 이런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다음날 아침 식사 후 삿포로 비루 박물관에 갔습니다.
곳곳에 붉은별 표시가 보여서 여기가 마치 조선인민공화국 같다는 느낌도 듭니다.
아이들에게는 의미없는 장소인가봐요. 오로지 눈에만 관심이 있어요.
실내로 들어가니 오픈준비 하는 카와이한 아가씨들이 보입니다.
192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삿포로 맥주 포스터들입니다.
자판기에서 표를 끊어서 아가씨에게 주면 맥주를 내어줍니다. 우리는 3잔 짜리 샘플러 300엔.
오이시, 오이시!!
아이들은 전통깊은 삿포로 음료 한잔씩.
삿포로 에키노 마에니 다이마루 백화점.
백화점 옆 38빌딩 스카이라운지에서 시내 전경을 봅니다.
생각 했던 것 보다 대도시예요.
삿포로 시내에 비를 내려준다는 느낌으로 소변을 봅니다.
홋카이도 구 도청사 건물.
삿포로 시민들은 본토 사람들과는 달리 교통 규칙을 잘 안지키는 것 같습니다.
정지선 위반은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신호가 끊기려 하면 가속 하기도 하고,
차 앞에 무단횡단하는 사람이 있으면 무섭게 경음기를 울려대기도 합니다.
하지만 불법주차는 거의 없고, 그래도 우리나라 보다는 훨씬 훠얼씬 규칙을 잘 지킵니다.
구급차가 차량들 사이로 급히 지나가면서 길 좀 터 달라고 계속 방송을 합니다.
사이렌과 아가씨의 녹음 된 안내음성이 교대로 계속 나옵니다.
Ambulance 가 아니라 Paramedic 이라 적혀 있습니다.
도로 곳곳에 흰색 빨간색 칠해져 있는 막대가 묶여져 있는데, 저게 뭐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점심은 일본에서만 먹을 수 있는 걸 먹자고 하길래 제가 편의점 도시락 먹자고 했습니다.
다이마루 백화점 앞 벤치에 앉아서 다들 요기를 하고 기차를 타러 갑니다.
일본에서 공부한 처남이 없으면 우리는 모두 국제미아가 됩니다.
둘째날은 료칸에서 지내기로 해서 이동을 하는데, 저만 다른 기차를 타고 공항으로 가야 합니다.
6번 플랫폼에서 기다리다 오는 전철을 타고 신치토세 공항이라고 하면 내리라고 하는데, 왠지 불안합니다.
지나치지 않도록 잘 보고 내리라고 하는데....
아무리 봐도 공항역이 종점 같은데....
중간에 자리가 나서 앉았더니 자꾸 졸립니다. 맥주도 마셨고....
자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버텨냈습니다.
근데 6번째 역이 되니 대부분의 승객들이 우루루 내립니다. 여행 트렁크 든 사람들도 다들 여기서 내리네요.
로이스 초콜렛. 유리창 너머로 초콜렛 만드는 기계도 볼 수 있고요.
우리나라에서 구입하는 가격의 절반이하 가격입니다.
특히 생초콜렛 정말 맛있어요.
돌아오는 비행기는 우리의 날개, 대한항공입니다. 비즈니스석으로 예약 했습니다. 저 혼자이니까요.
마일리지 쌓은 걸로 하니 추가비용은 1만2천원 정도만 내고 예약 했습니다.
그랬더니 라운지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게 해주네요.
Priority Pass 카드도 만료 되어서 이젠 이용할 수 없겠구나 했는데, 잘 되었습니다.
들어가보니 손님은 저 혼자 뿐입니다.
빵은 프랑스빵 다음으로 일본빵이라더니 역시...
삼각김밥도 있습니다. 음식을 이 방 안에서만 먹으라고 되어 있던데, 저는 규칙을 어기고 말았습니다.
집에와서 냉장보관 했다가 다음날 아침에 먹은 생선김밥은 중심부에 연어구이가 들어있고요,
도리오목(?) 김밥은 볶음밥이었습니다.
술은 종류별로 있어요.
와인도 있고,
사케도 있고, 위스키도 있고, 보드카도 있고,
다 필요 없고, 삿포로 맥주가 있습니다.
설명서대로 잔을 올려놓고 두근거리며 노란 보땅을 눌렀더니,
잔이 기울어지면서 생맥주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절반 이상 채워지면 잔이 다시 바로 섭니다.
이런 자동 생맥주 기계를 우리나라 맥주가게나 편의점에 설치하면 대박 날 것 같아요.
편의점에서는 허가가 안날 것 같기도 해요.
사케는 입만 대어보고, 맥주만 마시게 됩니다.
탑승구 쪽으로 가니 비즈니스석 승객은 옆에 따로 줄 서서 먼저 들여보내 주네요.
제 앞에 아무도 없어요, ㅎㅎ
좌석에 앉아 창밖을 보니 비가 조금 왔었네요.
승객들이 줄줄이 타면서 제 자리 옆을 지나갑니다.
중간중간 절 보고 들으라는 듯이 한마디씩 하고 지나가는 승객들이 있습니다.
부러움인지 궁시렁 거리는 건지.....
다음에 이런 자리 앉을 일이 있으면 맨 마지막에 타야겠습니다.
젊은 승무원들은 주로 일반석 쪽에 서비스를 하고, 제 자리는 주로 제 또래의 사무장님이 응대를 하네요.
과잉친절에 좀 부담스러웠어요.
블라우풍트 이어폰을 꽂고 음악감상에 집중하며 날고 싶었는데,
수시로 말을 거는 바람에 이어폰을 여러번 내려 놓게 되었어요.
식사는 비빔밥 먹을래 아니면 이거 먹을래 하길래 이거 먹는다고 했어요.
와인도 병째 줍니다.
마시고 남은 병 집에 들고가서 마셔도 되냐고 물어보니 좋을대로 하랍니다.
음악 듣고 있으면 또 수시로 뭐 더 필요한거 없느냐고 자꾸 묻습니다.
옆에 앉아서 말벗 해주실거 아니면 그냥 음악 듣게 내버려 두세요....ㅠㅠ
총 8개의 비즈니스 좌석 중 7개가 비어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는 대한항공 맛땅콩이라 기념으로 하나 챙겨 왔습니다.
그냥 머거본 맛땅콩 맛이예요. 오리지날은 마카다미아라 했던 것 같은데....
하루 자고 왔지만 그래도 멀리 나갔다 왔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기분전환이 된 여행이었습니다.
월요일 아침에 출근하는 건 평소보다 더 싫긴 했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