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어느 글을 읽다가 가슴 한구석을 울려주는 글을 발견해서 가져왔습니다
지난 총선이 끝나고 꼳바로 올라온 글이니 잠시 그때의 기억을 되집어보시기 바랍니다
이번 선거 결과로 호남이 고립됐다는 헛소리를 해대는데 실소만 나오더군요.
호남이 그까짓 고립이 무서웠다면 그동안 더민주당의 전신당들을 찍지도 않았습니다
.
다른 지역들이 새누리 전신들 찍어댈 때조차도 호남은 어떻게 해서든 참여정부 정권 내내, 이건 뭐지? 싶었던
물음표를 계속 보여준 새누리스러운 몇몇 정책들과 호남에 관한 발언들 사이에서도
노무현 대통령에게 실망했던 점이 있었을 때조차도 그를 표심으로 지지해줬습니다.
그 몰표가 비웃음의 대상이 된 건 하루 이틀이 아니었지만 그래봤자 여권 지지자들의 말이니 웃어넘겼는데,
이렇게 같은 야권에서조차 단지 문재인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웃음과 조롱 거리가 된 요 며칠을 보니
확실히 긴기만가 했던 의심들이 확실해지더군요.
또한번 고립되는 모양새라도 이번 호남에선 어떻게 해서든 안철수란 야권의 큰 자산을 지켜야 한다는 위기감도
조성된 영향도 있습니다.
비록 3당 성공에 회의적이고 불안한 감이 없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지난 대선때 박근혜를 유일하게 지지율에서 압도했고 그 뒤에 아무리 지지율이 떨어졌다해도
본선에서 아직 쓰지 못한 남은 패였던 안철수란 정치인을 일단 살리려면 호남이라도 악착같이 지지해서
일단 야권의 한축을 유지해야 한다는 위기감도 컸습니다.
지난 총선 때 윤장현 현 시장을 안철수가 당대표였을 때 전략공천했을 당시
친문들은 광주에서의 윤장현 공천에 분개하고 있다 라고 했고 윤장현은 떨어질거라고 했고,
안철수는 윤장현이 떨어지면 광주가 내린 심판이니 정계은퇴해야 한다는 자칫 자신의 정치생명이 끝날지도 모
르는 위험한 발언까지 했었죠.
아마 그런 발언들이 단지 인터넷상에서만 떠돌았다면 윤장현의 상대였던 강운태 그 당시 광주시장은 선거에서
당연히 이겼을 겁니다.
강운태는 광주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정할만한 정치 중진입니다.
심지어 무소속으로 나왔을 때조차 지역구 의원 선거에서 당당히 이겨서 당선된 인물이에요.
그 당시 민주당 소속 아니면 아무리 인물이 좋아도 당선되기 힘든 시국이었음에도
강운태는 당당히 당선돼 의원뺏지를 달았던 알아주는 인물이고 선거운동기반도 컸죠.
비리 의혹이 있지만 워낙 광주에서 인지도나 경쟁력에서 세가 큰 인물이고 엠비처럼 보여주기식에 능숙한 인물
이라
언뜻 보면 일은 열심히하는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윤장현은 아무리 민주당쪽 공천을 받았어도 초반 지지율 보면 형편없는 지지율이었습니다.
아마 그대로 쭈욱 갔다면 강운태가 무난하게 시장에 당선됐겠죠.
하지만 인터넷상에서 친문들이 윤장현 떨어지면 안철수도 나가리돼야 한다는 어이없는 프레임을 조성했고
강운태 역시 이를 이용해서 뜬금없는 광역시장 선거에 강운태vs윤장현 구도가 아닌
강운태vs안철수 대결구도로 만든 패착을 부렸어요.
충장로 선거 유세에서 대놓고 안철수 욕을 해대며 선거운동을 해댔고,
윤장현 전략공천에 대해 안철수를 욕하면서 자신이 당선되면 안철수를 정계은퇴라도 시킬 기세로
선거 운동 후반기에 안철수 공격으로 선거전략을 바꾸며 떠들어댔습니다.
아마도 자신의 압도적인 지지율 조사만 믿고 패착을 부렸겠죠.
그 결과요? 윤장현이 표차이를 조금씩 따라오긴 했지만
여전히 강운태가 훨씬 앞서고 있던 여론조사가 무색하게 윤장현은 압도적인 표차이로 시장에 당선됐어요.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을 것 같습니까?
그 당시 광주시민들은 시장선거에 딱히 관심이 없었어요.
오히려 무난하게 강운태가 될 거라고 예상했고 뜬금없이 생전 못 들어봤던 윤장현이란 인물에 대한 하늘에서
뚝 떨어진 느낌에 반감도 없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세력 강한 강운태 입에서 안철수에 대한 공격과 싹을 제거하려는 듯한 공격성 발언이 선거 프레임
으로 작용된순간 광주 시장 선거는 윤장현을 뽑지 않으면 안철수 정치 생명에 치명타가 된다는 위기감이 생겨
버렸어요.
하다못해 당연히 강운태를 지지했던 제 주변 분들조차 충장로에 나갔다가 강운태가 선거 운동하면서 안철수 비
토를 외치는 걸 보고 온 순간,
강운태 지가 뭔데 시장선거에서 안철수 상대로 끝장을 본다는 식으로 지껄이냐며 아주 화를 내시더군요.
시장 선거 안 하려던 광주 사람들중 강운태의 안철수 비토 전략때문에 윤장현은 누군지도 모르고 윤장현 뽑은
사람들 많습니다.
안철수에 대한 확신은 부족할지 몰라도 정권교체에 있어서는 안철수는 분명 정치적으로 살려줘야 할 자산이란
걸 호남사람들은 알고 있다는 거예요.
저같은 안철수 자체 호감이 가서 지지하는 호남사람들도 있지만 더 크게 보면 결국 정권교체만이 호남의 큰 목
적입니다.
정권교체에 쓰일 수 있는 싹이 보인다면 그 대상은 안철수가 아니라
그누구라도 광주는 당장은 보이는 힘은 약해도 야권 세력으로서 지지기반을 만들어줄 수 있다는 소리예요.
이걸 알지 못하는 친문들이야 왜 문재인이 아닌, 세력도 없고 당장 보여준 것도 없는
미숙한 정치적 언행도 보였던 안철수와 국민의당에게 저렇게 압도적으로 당선시켜줬는지 이해를 못하겠죠.
기존 호남 구태라고 친문들이 비웃는 의원들은 왜 당선시켜줬냐고요?
그들이 오래된 인물이고 물갈이가 일정부분 필요하다는 건 알고 있지만,
정권교체는 그런 지역구 의원들이 잘났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중도층에서 다른 지역구 의원들 보고 대선 주자에게 표주는 게 절대 아닙니다.
호남은 늘 전략적으로 투표를 해왔고, 당장은 총선이지만 멀리 봤을 때는 곧 다가올 대선이 있습니다.
대선이 코앞인데 안철수 지지기반이 될 국민의당 호남 의원들이 아무리 마음에 안 든다해도 그들을 떨어트리면
안철수 정치생명이 끝장이 난다는 건 바보가 아니라도 알 수 있는 계산입니다.
이미 문재인은 지난 대선에 써서 패배한 패이고
(지난 대선때 이미 문재인으론 질거란 걸 알면서도 혹시나 하고 투표를 했지만 역시나 졌고)
안철수는 그때에 비해 여기저기 흠집이 많이 났지만 그럼에도 아직 써먹지 못한 패인데
그마저 써보기전에도 사라지면 정권교체에서 멀어지는 길일 수밖에 없어요.
되든 안되는 일단은 한번 압도적으로 밀어줘서 살려서 지지기반을 유지시킬 수밖에요.
그러니 광주에서 지지율 격차가 커서 당연히 이길 줄 알았던 더민주당이용섭 마저 국민의당 권은희에게 패배한
겁니다.
서울에 있는 호남출신인들이야 표 갈려서 새누리 될까봐 걱정해 2번을 찍더라도
호남안에선 어딜 찍더라도 일단 새누리보다 야권이 더 많이 당선되니 국민의당을 찍어서 안철수 정치생명을 유
지시킨 거예요.
이런 전략적 선택을 이해 못하고 정치인 팬덤에 치중한 세력들은 왜 우리 오빠를 뽑아주지 않냐는 부분에만 치
중해
호남표를 조롱하는데 정치인 팬덤놀이하는 것까진 자유지만 호남은 호남대로 알아서 선택을 하는 겁니다.
호남은 문재인 팬클럽을 위해서 존재하는 곳이 아닙니다.
정권교체만이 목적이고 안철수가 문재인보다는 그부분에서 중도층표를 더 끌어올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고
이번 투표 결과는 그 선택에 확신을 줬기에 이번 호남 선택이 어떤 결과로 대선 과정때 도출될지는 지켜보면 될
뿐입니다.
아무리 호남에서 반문 정서가 강하다해도 안철수 자체의 경쟁력을 의심했다면 호남에서 절대 저렇게 압도적으
로 국민의당을 지지하지 않습니다.
안철수란 개인 인물 자체에 대한 확신은 여전히 부족할지 몰라도 여전히 호남은 새누리 상대로 경쟁력있는 인
물이라면 당장은 세력없는 인물도 압도적으로 지지해줬던 전적이 있어요.
그 인물이 한때는, 전남 신안출신이자 DJ의 가신이던 한화갑 이 아닌 경상도 출신이었던 노무현의 대선 경선 광
주의 선택이었고, 이번 총선에선 안철수였을 뿐입니다.
안철수가 광주와 호남의 기대에 부응할지는 좀더 지켜봐야하겠지만요.
그 기대에 못 미치면 언제라도 호남은 안철수에게 등돌리겠지요. 문재인에게 그랬듯이요.
그럼에도 여전히 호남에서 문재인을 지지하는 더민주당 득표 지지율이 있음에도 그것은 보지 않고 안철수 국민의
당을 더 선택했다는 이유만으로 호남을 난도질해대는 것보니 참으로 기가 막힐 뿐입니다.
친문들은 아무리 수십년동안 야권에서 열심히 몸담았던 정치인들도 순식간에 역적 취급하며 난도질댑니다.
손학규가 야권으로 건너와 그토록 당대표로서 민주당을 이끌고 선거 승리를 한 전적이 있어도 꾸준히 비토당해
야 했습니다.
눈에 선명한 적을 상대로 뭉치기는 쉽지만 저렇게 입으로만 반새누리, 정권교체를 외칠 뿐
정치인 팬덤놀이에 취해 같은 야당의 자산들을 숙청의 대상으로 여기며 난도질해대는 거야말로 멀리 봤을 때
야권에 치명적입니다.
저 또한 아무리 야권정치인중에 싫어하는 이가 있다해도 그를 상대로 낙선운동 운운한다는 건 생각조차 못해봤
던 일이에요.
민주당만 찍어왔고 친노친문이든 어느 야권세력이든 안에서 아무리 치고박고 싸워도
그들의 모든 지향점은 정권교체란 점에서 한치의 의심조차 않던 저 같은 사람에게 지난 대선을 기점으로 친문
세력이 정권교체와 반새누리가 목적이 아닌 그저 자기가 좋아하는 정치인이 이기는 게 더 중요한 세력이란 걸
알아차렸으며
이번 총선이 그 의심에 확신을 준 계기가 됐다는 걸 알아야 할 것입니다.
과연 저 같은 사람이 호남에서 저 혼자 뿐일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