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3시만 되면 퇴근하면서 DVD5~6장을 빌려서는 안방에 틀어밖혀 마눌님의 잔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하게 영화만 보고 있던 어느 중늙으니(그때는 4학년이었으니 맞지 않지만...)가 갑자기 그렇게 아끼고 아끼던 탄노이와 데논을 팔아버리고 입문용MTB를 구입하고는 마눌님이 벙쩍은 표정을 뒤로 하고 산으로 출가를 한지 어느덧 10년이 되었습니다.
그 계기란 것이 이곳 와싸다와 함께 자주 다니던 실용오디오라는 사이트에서 황금귀라고 불리우는 많은 자칭 소리전문가들이, 케이블에 따른 음질이 어떻고, 앰프의 차이가 어떻고 하는 논쟁을 하고 있을 때, 영자님이 한마디 하셨지요.
“이런 재미없는 논쟁할 시간이 있으면, 이 좋은 날, 산이나 들로 나가서 바람이나 쐬는 것이 더 바람직 할 것 같습니다.”
그후로 그 좋아라 하던 영화는 비가 오거나 눈이 올 때 빼고는 처다 보지도 않고, 주말만 되면 새벽에 가출해서는 해질 무렵이나 되어야 마눌 다음으로 아낀다는 잔차와 조용히 돌아와 잠만자고 다시 새벽에 가출하는 5학년의 최근 잔차의 사진입니다.
이것도 장비병이 있는지라, 근 10년간 7~8대는 바꾼 것 같습니다.(거의 중고만 샀네요...ㅜㅜ)
산에서 그것도 거의 싱글트랙만 즐기고 있는데 가끔 실수로 비거리테스트 당할 때는 아찔하기도 합니다. 3주전에도 3미터정도 덤블링을 했는데, 보호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무릎이 퉁퉁부어 움직임이 불편하기도 했습니다.
담배끊은지 오래되었고, 작년에 술마저 끊으니 MTB에 더 빠지게 되네요. 되지도 않는 스킬연습도 하면서...
얼마전에 이쁜 마눌님과 저녁먹으며 이런 소리를 했었습니다.
“그럴 리 없지만, 혹 당신이 먼저 가더라도 난 다른 여잔 쳐다 보지도 않을거야!
그냥 자전거 하나만 있으면돼~~~”
마눌님 표정은 다른 여자 만나지 않아 좋아해야 하는 건지, 잔차를 자기보다 더 좋아하는 것 같아 싫어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애매한 표정을 지었지요.
올만에 약간의 여유가 있어 회사에서 하늘 쳐다보며 잡설을 올려봅니다.
이곳 대구하늘의 표정은 가을이 멀지 않았다고 하네요.
하늘보니 멀리 떨어져 있는 마눌님도 보고 싶고...
일찍 퇴근해서 라이딩이나 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