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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 겨울나기(법운사 가는길)
자유자료실 > 상세보기 | 2016-01-26 10:25:34
추천수 18
조회수   2,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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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손은효 [가입일자 : 2014-02-17]

제목

시골의 겨울나기(법운사 가는길)
내용

집 위에 조그만 사찰 법운사

그 절에 가려면 가파른 우리집앞 언덕길을 올라가야합니다.

눈 내린 아침 기온은 영상을 회복하기 힘든 추운 날

아침 현관의 온도계는 영하 12도 이하를 찍고있습니다.




이렇게 추위와 더불어 눈이 내리면 산속에 스님께서는 고립되십니다.

특히 우리집 바로위 언덕길이 가장 난코스입니다.

스님께 전화드렸습니다. "눈을 쓸고 올라갈테니 쓸고 내려와 중간쯤에 만납시다"

그리고 집 주위 한겨울 내내 얼어버리는 개울건너 정수형님댁 뒷 길 부터

쓸어나갑니다.

정수형님께서는 난방비 많이드는 한 겨울을 도시의 따뜻한 아파트에서

보내기로 하신 뒤 최근엔 시골집에서 뵙기가 힘듭니다.

그래도 추위를 피해갈 도시의 아파트라도 있으면 기온따라 이곳 저곳 옮겨갈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시골집의 우리식구는 겨울 한파 꼽드라시 몸빵으로 이겨나가야 합니다.

눈길을 쓸어나갑니다. 출근길 운전서툰 아내의 안전운행을 위해서라도 경사지고

굽은길, 한겨울내 얼어버리는 길들은 미리 미리 조치하지않으면 힘들어 집니다.







풍성하던 빗자루가 몽땅 빗자루가 되어갑니다.

벌써 두어대의 차가 지나친 곳의 바퀴자국은 잘 쓸리지 않습니다.

저 바퀴자국은 아내의 출근 흔적이기도 합니다.












길은 반분해서 반쪽을 쓸고 그 반쪽을 반대방향에서 또 쓸어가면서 길을 열어갑니다.

저 멀리 법운사 공양간의 지붕이 보이는 군요

위에서는 스님께서 부지런히 쓸어 내려오시겠지요



산길에는 고라니 발자국도 남아있고

이웃집 거위까지 잡아 먹는 큰 고양이과 동물의 발자국도 보입니다.

"삵"이라고 하던데 직접 보지는 못했습니다.

집 안방의 아랫목에는 서울추위도 피하고 생일을 맞이하여

시골집을 찾아온 자식들이 차지하고 누웠습니다.
주말의 한파를 피해서 시골집 아랫목을 차지한 내 자식들 입니다.

이 추위는 또 가족을 모이게 만드는 고마운 기능도 있군요



손에 휴대폰은 놓을 줄 모르고....

지하실 홈까페에는 지하로 내려가는 급수관이 얼어서

커피머신은 기능을 하지 못합니다.

커피머신의 왼쪽 압력계가 제로가 되었습니다.

급수관이 열리면 수압계가 2-3을 유지하고 커피를 추출할때는 9-10까지 올라갑니다.

커피머신뿐 아니라 지하실 홈까페에서 물 사용이 중된되어 싱크대도 
며칠째 저렇게 방치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마당의 수도관은 고마우신 서승교님께서 보내주신 동파방지 수도관을 설치한

덕분에 아무리 추워도 꼭지를 돌리면 물이 콸콸 나옵니다.

결빙온도의 물을 뿜어내는 무동력 기능성 수도꼭지는

시골살이 참 요긴하게 사용됩니다. 생각할 수록 정말 고마운 인연입니다.







수도관에 스티로품 두껑을 덮어뒀습니다.

그 아래 손을 넣어 수도꼭지를 돌리면 물은 아무리 추운 날씨라도 콸콸 나옵니다.




저녁에는 어머니를 모시고 진주까지 외식하러 갔습니다.

큰 딸과 인연있는 가계라 오후 늦은 시간에 갔음에도 잠시뒤엔 전 테이블이
만석이 될 정도로
가계가 자리를 잡았다며 큰 딸이 기뻐했습니다.

새로 구입한 내 휴대폰이 신기한지 우리집 둘째딸이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더니
외식 사진을 한장
찍어 뒀네요

둘째 딸이 모아둔 돈으로 올 봄엔 아내와 나는  해외나들이 비행기 한번 탑니다.

딸 덕분에 비행기를 탄다는 말이 정말이지 실감나는 현실입니다.

그렇게 잘 해주는 딸들의 효도가 있음에도

그래도 아들바라기 아내는 아들 옆에만 있으면 늘 기쁜 얼굴입니다.

정말 아들바라기 엄마입니다.

어머니도 내가 옆에 있을땐 항상 저런 표정입니다.

시어머니나 며느리나 둘 다 아들바라기 입니다.

여동생이 모시고 갔었던 제주도 여행에서 면세점에 들러 아들인 내게 준다며

양주와 담배를 바리바리 챙겨담는것을 보고 여행을 모셨던 여동생이 섭섭했다는

후일 담 까지 들으며 .... ㅋㅋㅋ




 

식사후에 빙수점에 들러 디저트까지 먹고온 하루 였습니다.



할머니는 숫가락만 들고 앉아서 손자들 먹는것만 쳐다보고 계십니다.

어머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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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윤 2016-01-26 12:22:55
답글

일상을 편안하게 참 잘 쓰셨네요
저는 글재주가 너무 없어서.....
부럽습니다
저도 얼마 뒤 귀촌을 생각하고 있어서 손은효님 글을
참 재미있게 보고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저도 나중에 손은효님같은 일상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손은효 2016-01-26 12:46:14

    덕분에 수월하게 중국기행을 잘 했었습니다.
저도 스스로 글재주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와싸다에는 따듯한 맘으로 봐주시는 회원님 덕분에 용기를
내곤 합니다.
좀 불편해도 시골살이 나름대로 재미있습니다.
가끔은 커오고 생활했던 부산 바다가 그리울때도 있습니다만....

박헌규 2016-01-26 12:36:00
답글

아랫목에 등대고 누워 있는 모습이 제일 부럽습니다.

손은효 2016-01-26 12:47:40

    객지에 나가 있는 아이들이 지치고 힘들때마다 가장 생각나는 것이
뜨거운 아랫목이었다고 합니다.
학업에 지치고 생업에 지친 내 자식들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뿌듯합니다^^

홍지성 2016-01-26 13:21:00
답글

이번에도 훈훈하게 봤습니다

저희집은 심야전기보일러 배관이 얼었습니다

찾아보니 압력솥을 이용해서 얼어버린 배관을 녹일수 있더군요

구글에서 [압력솥 동파] 로 검색을 해보시면 관련 이미지가 많으니 참고하세요

손은효 2016-01-26 14:02:46

    감사합니다. 압력솥 증기배출구에 8미리 관을 꽂아
몇 번을 시도하다가 포기했습니다. 더 앏은 관을 사용해서
배관안으로 한번 넣어보려고 해도 잘 들어가지 않더군요
지하실 배관외 동결된 곳이 없으니 그냥 불편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커피는 드립으로 마시고요

이민재 2016-01-26 13:26:18
답글

선입견에 부산.경남권역이면 따스한 곳으로 인식되어 있는데 -12도라니 꽤 추운 곳입니다. 저같이 마이너스 손인 사람에게는 시골생활은 뭐 그림으로만 봐야 할 처지인 듯 합니다.

손은효 2016-01-26 14:05:15

    그러게 말입니다. 한 겨울이면 한 두번 그 정도 한파는 늘 있어왔지요
요즘은 낮 기온도 영상을 회복하지않으니 체감상 춥다 생각합니다.
큰 처남도 번잡해서 시골살기 싫다고 하더군요. 시골살이가 다 로망인것은 아닌것 같습니다.
특히 여자분들은....

이종호 2016-01-26 14:32:47
답글

훈훈합니다...
글을 읽는 내내 은효님과 함께하는 듯한 착각이 들었습니다..

손은효 2016-01-26 21:30:58

    그러니까 어르신께서는 빗자루질 같은거 안시킬테니 함 오시죠
서울서 찜질하러온 제 아들딸 묵어가던 온도로 찜질시켜드릴께요
아궁이에 넣을 나무 정도만 쪼개주시면 됨다.

이종호 2016-01-29 10:04:44

    돼씀돠...ㅜ.,ㅠ^
장작패다 그나마 부실한 허리 나가믄 울마님헌테
버림받슴돠..

이수영 2016-01-26 16:32:53
답글

잘 봤습니다..
빗자국 보니까 제팔이 다 아프네요 ㅎ

손은효 2016-01-26 21:32:21

    오랫만에 등짝에 땀 좀 배였습죠
그래도 몸 움직이고 땀 흘린뒤 막걸리 한사발 들이키고 따땃하게 낮잠 푹 잤습니다.

조재호 2016-01-26 17:21:35
답글

정감있는 이런 글과 사진 너무 좋습니다. ^^

손은효 2016-01-26 21:33:48

    항상 과하게 좋아해 주시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용기를 주시니 못 쓰는 글과 사진으로 보답할 기운이 생깁니다.
행복하십시오

이상호 2016-01-26 18:44:13
답글

직접 뵙지 않아도 아드님 때문인지 뵌 듯 합니다. 좋은 글과 사진, 잘보고 있습니다.^^

손은효 2016-01-26 21:34:54

    감사합니다. 아이콘인 미니벨로 보니까 기억이 나는군요. 잘 지내시고 행복하세요

홍지성 2016-01-26 20:33:40
답글

싱크용 욕실용 샤워기 분해해서 호스를 살펴봤습니다

줄자로 재어 봤더니 호스 내경 6~7mm 나오더군요

이것저것 알아보다 스팀해빙기노즐을 구입했습니다

옥션에서 검색하니 기성품 5m 기준 1만원정도 하는데요

벨브가 달린건 비싸고 호스랑 노즐이랑 구성은 저렴합니다

생각보다 해빙 시간이 오래걸린다 합니다

(2시간~)

그리고 혹시나 댁에 필요하실런지 모르지만

(필요치 않으실듯 합니다)

동파해빙열선 이라는게 있더군요

손은효 2016-01-26 21:38:28

    스팀해빙기 노즐... 정보 정말감사합니다.
지하실 배관이 일반 엑셀이 아니라 8미리 냉온수관이라 좀 앏은 스팀관을 넣어서
해빙시켜야 할 듯 합니다.
검색하고 신속히 해빙시켜야 할 듯 싶습니다.
여튼 와싸다에는 여러분야 전문회원님들이 많아 정말 많은 도움을 받습니다.
고맙습니다.

구행복 2016-01-27 01:31:05
답글

댓글 쓰지 않을 수 없는 글입니다.

따뜻한 아파트에 살다보니 지난 24년간의 시골생활중 추운 겨울 어떻게 보냈는지 까마득하네요.
나이 들어 그런지 시장 가깝고 병원은 더 가까우며 추운 겨울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곳이 역시 좋네요.

추천 꾸욱 눌렀습니다.

손은효 2016-01-27 12:46:54

    아이러니 하군요. 저는 몇 년전 구행복님 글을 읽으며 시골갈 꿈을 키웠습니다.
저도 당시 직장이 영도라서 봉급날 되면 엔진톱부터 공구들 하나 둘 사모으기 시작해서
결국 오늘 시골살이를 본격적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이젠 구행복님은 제 기억으로 부산 영도근처로 이사가신것으로 압니다.
추천 감사합니다.

henry8585@yahoo.co.kr 2016-01-27 09:04:22
답글

행복한 가족 이야기 감사 합니다.

손은효 2016-01-27 12:47:59

    ㅎㅎ 의령 칠곡과 인연있으신 주선태님께서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생 행복하고 즐거운 음악과 함께하는 삶 되십시오

김민관 2016-01-27 09:49:34
답글

잘 보고 갑니다.
저도 시골살이 하게 되면 겨울엔 무조건 도시로 나올 겁니다.

손은효 2016-01-27 12:49:49

    아내와 저는 최근엔 가까운 여수나 목포쪽 부둣가에 연립주택을 하나 사는게 목표입니다.
꽁 꽁 어는 겨울이면 따뜻한 아파트에서 바다를 쳐다보며 살고 싶습니다.

김주항 2016-01-28 06:57:15
답글

시골 생활도 부럽고
이쁜 따님도 부럽고
어머님 살아 부럽고....~.~!! (대리 만족 하고 갑니다)

손은효 2016-01-28 16:00:40

    과찬에 세번째 내용은 괜시리 숙연해 지네요
감사합니다.
따뜻하고 행복한 나날들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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