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위에 조그만 사찰 법운사
그 절에 가려면 가파른 우리집앞 언덕길을 올라가야합니다.
눈 내린 아침 기온은 영상을 회복하기 힘든 추운 날
아침 현관의 온도계는 영하 12도 이하를 찍고있습니다.
이렇게 추위와 더불어 눈이 내리면 산속에 스님께서는 고립되십니다.
특히 우리집 바로위 언덕길이 가장 난코스입니다.
스님께 전화드렸습니다. "눈을 쓸고 올라갈테니 쓸고 내려와 중간쯤에 만납시다"
그리고 집 주위 한겨울 내내 얼어버리는 개울건너 정수형님댁 뒷 길 부터
쓸어나갑니다.
정수형님께서는 난방비 많이드는 한 겨울을 도시의 따뜻한 아파트에서
보내기로 하신 뒤 최근엔 시골집에서 뵙기가 힘듭니다.
그래도 추위를 피해갈 도시의 아파트라도 있으면 기온따라 이곳 저곳 옮겨갈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시골집의 우리식구는 겨울 한파 꼽드라시 몸빵으로 이겨나가야 합니다.
눈길을 쓸어나갑니다. 출근길 운전서툰 아내의 안전운행을 위해서라도 경사지고
굽은길, 한겨울내 얼어버리는 길들은 미리 미리 조치하지않으면 힘들어 집니다.
풍성하던 빗자루가 몽땅 빗자루가 되어갑니다.
벌써 두어대의 차가 지나친 곳의 바퀴자국은 잘 쓸리지 않습니다.
저 바퀴자국은 아내의 출근 흔적이기도 합니다.
길은 반분해서 반쪽을 쓸고 그 반쪽을 반대방향에서 또 쓸어가면서 길을 열어갑니다.
저 멀리 법운사 공양간의 지붕이 보이는 군요
위에서는 스님께서 부지런히 쓸어 내려오시겠지요
산길에는 고라니 발자국도 남아있고
이웃집 거위까지 잡아 먹는 큰 고양이과 동물의 발자국도 보입니다.
"삵"이라고 하던데 직접 보지는 못했습니다.
집 안방의 아랫목에는 서울추위도 피하고 생일을 맞이하여
시골집을 찾아온 자식들이 차지하고 누웠습니다.
주말의 한파를 피해서 시골집 아랫목을 차지한 내 자식들 입니다.
이 추위는 또 가족을 모이게 만드는 고마운 기능도 있군요
손에 휴대폰은 놓을 줄 모르고....
지하실 홈까페에는 지하로 내려가는 급수관이 얼어서
커피머신은 기능을 하지 못합니다.
커피머신의 왼쪽 압력계가 제로가 되었습니다.
급수관이 열리면 수압계가 2-3을 유지하고 커피를 추출할때는 9-10까지 올라갑니다.
커피머신뿐 아니라 지하실 홈까페에서 물 사용이 중된되어 싱크대도
며칠째 저렇게 방치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마당의 수도관은 고마우신 서승교님께서 보내주신 동파방지 수도관을 설치한
덕분에 아무리 추워도 꼭지를 돌리면 물이 콸콸 나옵니다.
결빙온도의 물을 뿜어내는 무동력 기능성 수도꼭지는
시골살이 참 요긴하게 사용됩니다. 생각할 수록 정말 고마운 인연입니다.
수도관에 스티로품 두껑을 덮어뒀습니다.
그 아래 손을 넣어 수도꼭지를 돌리면 물은 아무리 추운 날씨라도 콸콸 나옵니다.
저녁에는 어머니를 모시고 진주까지 외식하러 갔습니다.
큰 딸과 인연있는 가계라 오후 늦은 시간에 갔음에도 잠시뒤엔 전 테이블이
만석이 될 정도로 가계가 자리를 잡았다며 큰 딸이 기뻐했습니다.
새로 구입한 내 휴대폰이 신기한지 우리집 둘째딸이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더니
외식 사진을 한장 찍어 뒀네요
둘째 딸이 모아둔 돈으로 올 봄엔 아내와 나는 해외나들이 비행기 한번 탑니다.
딸 덕분에 비행기를 탄다는 말이 정말이지 실감나는 현실입니다.
그렇게 잘 해주는 딸들의 효도가 있음에도
그래도 아들바라기 아내는 아들 옆에만 있으면 늘 기쁜 얼굴입니다.
정말 아들바라기 엄마입니다.
어머니도 내가 옆에 있을땐 항상 저런 표정입니다.
시어머니나 며느리나 둘 다 아들바라기 입니다.
여동생이 모시고 갔었던 제주도 여행에서 면세점에 들러 아들인 내게 준다며
양주와 담배를 바리바리 챙겨담는것을 보고 여행을 모셨던 여동생이 섭섭했다는
후일 담 까지 들으며 .... ㅋㅋㅋ
식사후에 빙수점에 들러 디저트까지 먹고온 하루 였습니다.
할머니는 숫가락만 들고 앉아서 손자들 먹는것만 쳐다보고 계십니다.
내 어머니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