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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자유자료실 > 상세보기 | 2016-01-20 19:12:25
추천수 30
조회수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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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조한욱 [가입일자 : 2010-05-05]

제목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내용
 


감옥은 죄인을 가두는 곳이다. 그렇다고 죄인만 감옥에 가지는 않는다. 의인도 감옥에 간다. 특히 정통성이 없어 독재에 의존하는 정권일수록 양심에서 우러나오는 올바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가둔다. 치부에 대한 비판이 두려워서 인신을 구속함으로써 위기를 모면하려는 무리수를 두는 것이다. 그러나 의인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신체를 가둔다 하더라도 영혼은 자유롭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들은 감옥에서도 사색을 계속하며 모든 나무들이 더불어 숲이 될 수 있는 길을 찾아 사람들에게 깨우쳐준다.

 

그렇게 사무엘 푸펜도르프는 기독교 국가만이 아닌 모든 국가에 통용될 국제법의 체계를 감옥 속에서 만들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정당하지 못한 국가에 대해 도덕적으로 반대하는 개인은 저항할 권리를 갖고 있다는 ‘시민 불복종’의 개념을 정립하게 만든 것도 유치장의 경험이었다. 간디는 수감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무저항 비폭력의 운동으로 인도의 독립을 이끌었다. 네루가 감옥에서 기억에만 의존하여 딸에게 보낸 편지는 <세계사 편력>이라는 책이 되어 전세계에서 억압받는 민중이 주인이 된 세계관을 드러낸다. 무솔리니는 신체가 허약한 안토니오 그람시를 감옥에 보냈지만, 그것은 <옥중수고>를 통해 헤게모니 이론을 더욱 확고하게 다듬을 기회가 되었을 뿐이다. 카스트로에 의해 무자비하게 체포되어 수감된 쿠바의 저항 시인 에베르토 파디야에게 “최고의 시는 언제나 간수의 등불 밑에서” 태어났다.

 

이들은 감옥에서의 고초를 변절을 위한 구실로 삼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자신에게 가해진 부당한 폭력을 타인에 대한 무분별한 증오심으로 대체시키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 의로운 사람들의 육체에 가해진 구속은 영혼이 더욱 단련되어 한결 자유롭게 비상하고, 그리하여 다른 이들에게 배움이 되고 도움이 될 계기로 작용했을 뿐이다.

신영복 선생님이 그런 분이셨다. 창졸간에 황망할 뿐이다. 편히 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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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명철 2016-01-20 21:13:01
답글

신영복 선생님, 20대에 영문도 모르면서 감옥에 갇혀 40대에 출감하셨습니다.
그분이라도 살아남아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셨으니 불행중 다행입니다.

그러나 별로 죄도 짓지 않고 고초를 겪으신 신선생님 못지 않게 착하신 분들이 사형당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 분들이 살아계셨다면 더 많은 횃불이 우리를 좋은 세상에 살게 도와주셨겠죠.

그래서 사형제도에 반대합니다.
사형수 가운데에는 권력자들이 마음대로 사람을 죽일 구실의 희생자도 있으니까요.

극악무도한 살인범을 우리가 낸 세금으로 먹여 살린다는 것이 아깝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십니다만,
그들에 못지 않은 쓰레기들이 그들보다 더 많이 세금을 축낸다고 생각하면 더 화가 나야 정상입니다.
가장 큰 도둑이 국방예산을 가지고 대국민 작전에 이용하는 자들, 외국의 간접침략을 막으라는 예산을 가지고 국민 사찰에 이용해서 정권만 보호하는 자들이 사형수들보다 돈을 펑펑 쓰지 않습니까?

이러한 자들을 밝혀내서 반드시 벌을 주되, 예전의 사형감이라 하더라도 목숨을 살려줘서 뉘우칠 기회를 주는 방법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설사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한다 해도 그것이 사형을 의미하지는 않겠죠.

신영복 선생님 같은 분들이 바라는 세상이 사형제도보다는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니겠습니까?

이민재 2016-01-20 22:09:03
답글

저도 사형제도에 반대하는 사람입니다. 많은 분이 그러하시지만 저도 활자로 신영복선생님을 뵈었습니다. 이처럼 영원이 맑고 투명하신 분이 왜 이리 어처구니 없는 법의 올무에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시는지 본인은, 친구들은, 가족들은 얼마나 억울할까 하는 안타까움이 떠올랐습니다.

그러나 내심은 어떠실지 모르지만 참으로 주어진 시련을 몸소 슬기롭게 대처하셨습니다. 그것은 원망만을 하고 있지 아니한, 자기 자신의 극기셨습니다. 세상에 이처럼 강한 것은 좀처럼 없습니다. 또한 강한 것만도 아니셨습니다. 지극히 부드러움도 갖추고 계셨습니다. 선생님은 인동초셨습니다. 또한 연꽃이셨습니다.(줄임)

요근래 어려운 질곡의 시대를 치열하게 또한 차분하게 밝은 등불을 비춰 주셨던 이 시대의 참스승들이 꽃잎처럼 가십니다. 리영희 선생, 김수행선생, 그리고 신영복선생까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감옥 없는 세계에서 편히 영면하시옵기를

허정관 2016-01-21 12:18:30
답글

강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
넓은세상 보고싶어 바다로간다~
고인의 강의 내용을 담은 "담론"을 한참 읽던중 선생님의 부고를 접했습니다
기분이참 묘하더군요
책 내용중에 사형수를 총살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읽고있어도 눈이 흔들리더군요
아픔없는 곳에서 편히 쉬시길
삼가고인의명복을빕니다

박헌규 2016-01-21 16:41:42
답글

강연을 보고
깊이 느끼고 깊게 안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하루하루 찰라의 감각에 연연하며 사는 제 모습이 부끄러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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