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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도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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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02 20:0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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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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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욱 [가입일자 : 2010-05-05] |
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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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도사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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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나르 뮈르달은 1974년 하이에크와 함께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스웨덴의 학자이다. 그렇지만 국적에 상관없이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활동하던 그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미국에서였다. 일찍이 카네기재단의 지원으로 미국에 간 적이 있었던 뮈르달은 1938년 두 번째로 초청을 받아 미국을 방문했다. 연구자의 출신 지역에 대해 여전히 민감하게 반응했던 미국의 흑인 문제에 관해 제3자의 눈으로 공정하게 판단해달라는 청이 있었던 것이다. 그 결과로 1944년에 <미국의 딜레마: 흑인 문제와 현대의 민주주의>가 나왔다. 이 책은 흑백 분리 교육을 금지시킨 1954년의 대법원 판결문에도 인용되었다.
그 뒤 그는 교육자로서, 저술가로서, 행정가로서 경제학 연구와 정책 개발을 위해 유엔 경제위원회와 스톡홀름대학교에서 정력적으로 활동했다. 나치에 격렬하게 반대했던 그는 <아시아의 드라마>라는 책을 통해서는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의 빈곤을 척결하려 시도했다. 그 책에서 미국의 베트남 참전에도 반대하면서 미국이 북베트남과 평화 협상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고, ‘인도차이나 미국 전범 청문회’의 공동 의장을 맡기까지 했다. 또한 노벨 경제학상 공동 수상자인 하이에크와 같은 ‘반동주의자’들에게 그 상이 주어진다면서, 그 상의 폐지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의 도전 정신을 잘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스톡홀름대학교의 경제학 스승이었던 구스타브 카셀이 뮈르달에게 충고했다. “군나르, 선배들을 더 존중하도록 해. 그들이 네 승진을 결정한다.” 군나르는 이렇게 대답했다. “걱정 마세요. 우리가 그들의 추도사를 씁니다.” 우리의 위정자들에게 앞날의 평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지만, 그들이 추도사에 추호의 신경이나 쓸지 모르겠다. 그들이 이처럼 아무런 논리도 없이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 것은 후손들이 알아서 그들의 행태에 관한 사실을 조작해주리라는 믿음이 있어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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