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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57
자유자료실 > 상세보기 | 2015-10-30 05:48:16
추천수 13
조회수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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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이민재 [가입일자 : 2014-10-22]

제목

시가 있는 풍경 57
내용










승무(僧舞)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臺)에 황촉(黃燭)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梧桐)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보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世事)에 시달려도 번뇌(煩惱)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合掌)인 양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우는 삼경(三更)인데,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 출전: 승무, 조지훈, 시인생각, 2013
※ 그림 출처: 월전(月田) 장우성(張遇聖, 1912~2005) / 승무도(僧舞圖), 1937
 139.5 x 197.5 cm, 비단에 채색,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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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명철 2015-10-30 09:06:30 채택된 댓글입니다.
답글

그림이 안 보이고 배꼽만 나빌레라.
저만 안 보이는 것인지요.
그림을 보지 않고 시를 읽으면서 눈 앞에 그리는 승무도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민재 2015-10-30 10:42:40

    저도 배꼽만 보이니 ^^;;

전성일 2015-10-30 09:58:15
답글

오랜만에 머리속에 강제로(?) 암기되었던 시를 보니 암기했던 시절에 읽은 것 보다 더 느낌이 와 닿습니다.

이민재 2015-10-30 10:52:39
답글

ㄴ때로는 암기가 좋을 때(?)가 있습니다. 언제 자녀분들과 같이 국립현대미술관에 가보셔요. 아니면 승무 공연을 직접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올해 8월초에 타계하신 이매방선생의 공연이 기억이 남는데 다시는 볼 수 없으니 아쉽군요.

이종호 2015-10-30 12:50:52
답글

저도 까까머리시절 아무생각없이 외웠던 것보다
지금 다시 읽어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마음속으로 승무를 추는 스님의 모습을 그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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