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대성당과 많은 교회들이 풍광을 지배하는 독일 남서부의 도시 슈파이어에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할 책이 1487년에 출판되었다. <마녀의 망치>라는 이 책은 도미니코 교단의 성직자 하인리히 크라머와 야콥 슈프렝거가 공저자지만, 책의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 슈프렝거를 공저자로 끼워 넣었다는 주장이 일반적이다.
출판된 지 3년 만에 가톨릭교회에서는 이 책의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하나 출판 이후 30여년 동안 20쇄를 찍고, 1574년부터 1669년 사이에 16쇄를 더한 이 마녀사냥의 교본은 르네상스시대 이래 법정에서 마녀의 단죄를 위한 지침을 제공하며 마녀사냥의 광풍과 대중의 미신과 종교개혁으로 말미암은 종교적 긴장을 악화시켰다.
본디 가톨릭교회에서는 마법이나 마녀의 실재를 부정했다. 그 존재를 믿는 사람들은 “꿈이나 환각 속에서 악마의 꾐에 빠져 오랜 이교도의 과오에 빠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마법을 믿는 사람은 있었지만, 당시까지 그들에 대한 처벌이라 해야 사람들 앞에서 하루 정도 벌을 서며 망신을 당하는 것에 그쳤다. 그러나 <마녀의 망치>가 나온 뒤 사람들은 마녀가 실재한다는 것을 더욱 확신하게 되었으며, 그에 따라 마녀에 대한 처벌도 잔인해졌다.
실상 크라머는 티롤 지역에서 마녀로 지목된 여인을 기소하다가 실패하여, 오히려 그가 주교로부터 “망령이 든 노인”으로 취급받으며 인스브루크에서 추방된 적이 있었다. 어쩌면 그것이 마녀와 마법이 실재한다고 주장하는 책을 쓰게 된 계기가 되었을지 모를 일이다. 이 책은 마녀사냥을 위해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니, 마녀의 사악한 의도, 악마의 도움, 그리고 처벌에 대한 신의 허락이 그 요인들이다.
이 책으로 인해 무고한 수많은 사람들이 마녀로 몰려 참혹한 죽음을 맞았다. 교과서 국정화를 몰아붙이는 정부를 보며 마녀사냥의 세 요인을 본다. 종북, 북한의 도움, 대통령의 허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