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를 달릴 때마다 느끼는 것은
담양엔 어느 곳에나 꽃이 펴 있다는 것.
집에서 읍으로 가는 길엔 백일홍과 코스모스가 펴 있습니다.
자연스레 난 게 아니고 철 맞춰가며 군에서 심은 것입니다.
틈틈이 제초 작업도 해 나름 깔끔합니다.
살림 살이 넉넉치 않은 작은 군에서 이런 데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에
고마움을 느낍니다.
그래서 담양이 좋습니다.
담양 세계 대나무 박람회가 17일부터 10월 30일까지 45일간 열립니다.
처음 열리는 것입니다.
담양에 들어온 지 10년을 맞는 저를 기념해 주기 위해
개최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만,
저 혼자 보고 즐기기엔 규모가 너무 아까워
같이 구경하지고 초대 글 올립니다. ^^
혹시 쟤, 군수 아녀?
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군수 아닙니다.
지금 군수는 최형식입니다.
내일이 개막일인데 뭔가 준비가 덜 된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죽녹원 앞 관방천 모습입니다.
관방천 제방 위론 국수거리가 늘어서 있고 오른쪽엔
대담미술관이 있습니다.
쉬엄쉬엄 구경할 만 하고요.
하천변엔 먹고 입고 꾸미는 즐거움을 주기 위한 포장마차가 늘어설 것 같습니다.
이번 박람회를 위해 죽녹원 입구가 넓게 새 단장을 했습니다.
전엔 촌스러웠는데 좀 도시스러워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론 오가는 사람 부딪히기도 하는 촌스런 길이 더 좋지만....
분 냄새 나는 처자와 부딪힐 일이 없어졌네요. ㅠㅠ
수학여행을 왔는지 현장학습인지
상명대학교 애덜이 놀러왔네요.
제가 학교 다닐 적엔 여대였는데 남자들도 같이 다니나 봅니다.
죽녹원을 막 들어서면 보이는 대숲길입니다.
이런 사진을 많이 봐서 저도 한 번 찍어 봤습니다. ㅋ
주 행사장입니다.
죽녹원서 내려다 본 행사장 모습니다.
주요 전시 행사는 거의 여기서 열립니다.
그럴 듯한 하얀색 건물은 원래 있던 체육관이고요,
왼쪽으로 천막 2동이 이번 행사를 위해 새로 지어진 것인데
이곳에서 세계 각국의 대나무 공예작품이 전시됩니다.
첫 국제대회인데 여느 지자체 박람회와는 달리
새로 지은 건물은 없습니다.
새로 생긴 도로도 없습니다.
다만, 주차장은 임시로 조성해 뒀습니다.
가운데 맨 끝에 보이는 곳이 체험학습장입니다.
공예, 놀이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저도 저기서 현란한 대나무 공예 기술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주로 유치원, 초등핵교 애들을 대상으로..
체험학습은 이상케도 애들만 하더군요.
어른들은 이런 것 안 하더군요.
다 살아서 긍가 보다 합니다.
위 장소를 줌 인 해 봤습니다.
거기까지 가서 찍어 오자니 넘 심들어서...
여기는 죽녹원 앞 향교 다리입니다.
뭘 이런 걸 다 찍어서 올렸냐 하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다리 난간에 붙어 있는 대나무 가족들,
그 중에서도 머리 부분만.
그거....제가 만든 것이 거든요.
다음에 자랑할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서울에서 최고 비싼 땅이 명동이라면
담양에서 제일 바싼 땅이 바로 이곳입니다.
이건....애벌레 소화기관을 형상화한 대나무 작품입니다.
하청 작품입니다.
총 길이가 15미터인데 만들기도 힘들고 운반도 어려워서
다섯 부분으로 나눠 만들었습니다.
이런 거야 머...식은 죽 먹지져.
왼쪽엔 다리 위에 설치된 대나무 가족 작품이 살짝 보이는군요.
여긴 죽녹원 후문 입구를 막 들어서 왼편에 설치된 애벌레 내부입니다.
여기서 조립했습니다.
납품 후 나중에 보니 빨간 색으로 도색을 했더군요.
8월, 아주 더운 날이었는데 애벌레 뱃속이라 그런지
그닥 덥진 않더군요.
요놈은 공부가 제일 싫어요~ 하면서
대나무 공예, 목공예를 공부하는 녀석입니다.
스물 다섯인가 여섯인가 먹었는데
이번에 미술대학으로 편입했습니다.
우리는 다 만들어 납품했는데 아직도 하더군요.
하도 보기 짠해서 도와 줬습니다. 머리 부분만.
정작 요놈은 학교 개강파티 하느라 놀다 내가 퇴근하는 시간까지 못 봄. ㅠㅠ
그나 저나 즈그 엄마가 일당 준다고 했는데...
아직.....
못 받았습니다.
어쩌면....안 줄지도 모릅니다. ㅠㅠ
요건 전시장 빈 공간에 눈요깃감으로 설치할
설치작품을 만든 담서 샘플로 몇 개 만들어 달라고 해서 만든 것인데
씨트지를 입혀 보기도 하고 한지로 입혀 조명을 넣어 보기도 하며
요리 조리 해 보더니 결과적으로 나가리된 것.
3일 밤낮으로 급히 만들었는데...
이제 보니 개집으로 써도 좋을 듯 하네요.
요건 명인 선상님들이 만든 대나무 침상.
벤치라고 해야 하나?
그 와중에 우리 집은 개판됐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고구마 밭을 멧돼지들이 미리 수확해서
일감이 줄어들었습니다.
요즘.... 허브 수확철인데
박람회 기간중엔 일을 많이 못 할 것 같아
틈틈히 수확해 씻어 말리고 있습니다.
이번 박람회 기간중 판매하려고 만드는 중인데
농사 짓느라 바쁘고 힘들어서 겁나 오래 걸립니다.
가운데 바구니는 손잡이 끈을 달아야 하고,
오른쪽 것은 120센티 높이로 만들려고 했는데 너무 큰 것 같기도 하고
마감을 어떻게 해야 좋을 지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서
고민 중....
또 한편으론...체험교실에서 사용할 재료를 준비 중입니다.
인구 5만 명이 안 되는 시골 지자체서 적은 예산으로 검소하게 치르는 박람회라
저 같은 지역주민들이 많이 참여했습니다.
조금 어설플지도 모르겠지만 그래서 더욱 의미가 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나라에서 치르는 모든 대회가 다 이랬으면 싶습니다.
참여하는 지역 주민이 십시일반 참여하니
주인의식도 있고 축제 다운 맛도 있는 것 같더군요.
박람회 총 예산이 145억 밖에 안 되는데
사전 입장권이 이미 54만 장이나 팔렸다 합니다.
이만 하면 이미 성공한 박람회가 아닐까 싶습니다.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요금 내고 직진해 1킬로 미터쯤 지나 왼편에
대규모 주차장이 있습니다.
여기에 주차하고 수시로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하시면 됩니다.
어차피 시골이라 도로도 좁고 주차공간도 없어서
차를 끌고 들어가 봤자 주차할 곳이 없습니다.
죽녹원 일원에서 구경하시고 읍내를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해
주변 관방제림, 메타세콰이어길을 두루 둘러 보시면 됩니다.
제가 일일이 적는 것은 손꾸락만 고생시키는 괜한 짓이니
자세한 것은 박람회 홈피서
참고 하세요.
http://www.damyangbamboo2015.kr/
그리고....주차장 뽀짝 앞에 한국 대나무 박물관이 있으니
온 김에 둘러 보시고,
조금 여유 있으시면 창평 슬로우시티, 소쇄원, 가사문학관. 명옥헌원림
같은 곳도 볼만 합니다.
이 경우 1박은 불가피 하겠군요.숙박할 곳은 때가 때이니만큼 사전 예약하지 않으면
차에서 자야 할 겁니다.
관광객을 받는 입장에서 달랑 몸만 왔다 가는 사람보다는
뭔가 그 지역 물건을 사고
특히 하루 이틀 더 머물다 가는 사람을 더 좋아라 하기도 합니다.
이번 박람회 기간 중 제가 할 체험재료중 하나인 팔찌입니다.
여깃다 다이아몬드를 박으면 수백만원 짜리 팔찌가 되지요.
그냥 놔두면 3천원. ㅠㅠ
사실 초대한다면 밥을 사든가, 술을 사든가, 선물을 준다든가, 재워 주든가, 놀아 주든가 해야 하는데
쟤는 지가 군수도 아닌 것이
뭘 믿고 초대할까 의심했던 분들도 분명 있었을 겁니다.
아까 위에서 말한 체험학습장에 오시면
제가 팔찌를 공짜로 갈촤 드리겠습니다.
그것도 제대로 따라 하지도 못하는데 달랑 한 번 갈차주고 마는 게 아니라
10번 까지는 신경질 안 내고 갈차드리겠습니다. ^~&
머...제가 없는 날도 있습니다.
저도 직업이 있는 몸이라....
그리고 멍멍이들하고도 일주일에 하루쯤은 놀아 줘야 하기도 하고...
여튼 그런 경우 ...
너무 원망하거나 서러워 하지 마시고
내 복이 이것밖에 안 되는가 부다 하고
고운 마음으로 다녀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