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적으려고 보니 밑에 한승호님이 선수 치셨네요. ^^; 득녀 축하드립니다.
그럼 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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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송도동 회원(구 장위동)안진엽입니다.
요즘은 하는 일이 좀 달라져 컴퓨터 앞에 앉아 있을일이 점점 적어지다보니
이젠 글 쓰는게 꽤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모바일기기 등으로 눈팅은 했었는데,
최근에는 그마저도 잘 안되더라구요. 그러다 보니 점점 멀어지는 기분이.. ^^;;
대학생때 처음 알게되어 지난 십수년간 이곳에서 많은 분들과 많은 희노애락을 함께 나누며
교재도 하고 인연도 쌓고 한 곳이다 보니 적어도 이런 소식은 나눠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이라고 적고 자랑이라고 읽음) 들어 더 늦기전에 글을 올립니다.
지난 금요일 오후 9시 13분, 제겐 평생 잊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평생 느껴보지 못한.. 정말 워라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묘한 감정이 제 온몸을 짓누르고 휩쌓으며
저를 한시도 가만히 두지 않더라구요. 그 감정을 주최할 수 없어 방방 뛰어다니던 제 모습이
아직도 기억나네요.ㅎ
TV나 영화에서나 봐 왔던 일인데, 제가 이제 그자리에 있다니.. 지금도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지금도 당시 저 상황이 그냥 꿈꾼 것 같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전 이 사건(?)에 대해 아무것도 한 일이 없습니다.
지난 수개월간 아이를 품고 있었던 것도, 많은 밤을 지새며 걱정하고 고민한 것도,
사시나무 떨 듯 몸을 가누지 못하며 고통을 느낀것도 모두 아내의 몫이였죠.
이 작은 아이가 아내에게는 엄마란 직함을, 저에겐 아빠란 직함을 허락해 줬습니다.
2015년 6월 12일.
이날은 우리 예진이의 생일이기도 하지만 예진이 엄마, 그리고 예진이의 아빠가 태어난 날이기도 합니다.
지난 열달동안 낳아준 부모역할을 했으니 이제 수십년간 키우는 부모의 역할이 남았네요.
쉽진 않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소중하게 낳은 아이들을 그동안 제가 뭘 안다고 맡아서 가르치고 했다는게
얼마나 부끄럽게 느껴지고 후회가 들던지요..
그 학부형님들도 뭘 믿고 저한테 그 소중한 아이들을 맏겼는지..
지금 돌아보면 정말 그렇게 해서는 안되었을 일들이 너무 많아 고개를 들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소중한 자녀 분들을 믿고 맡겨주시고,
선생님 대우 해주신 그 학부형들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한편으론, 이렇게 낳은 아이들을 잃고 지금도 고통중에 계신 수많은 분들..
정말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어이없는 사고와 상식적으로 용납이 안되는 대책들..
왜 그토록 울부 짖고 왜 그토록 외쳤는지..
물론 충분히 이해하고 같이 외쳐도 봤지만 정말 "공감"하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소통의 가장 첫번째 단계라고 하는 공감.. 아직은 멀었지만 그래도 그 마음이
조금이나마 느껴지다 보니 그 수 많은 일들이 새삼 너무 아프게 느껴집니다.
이제 딱 일주일이 되었는데, 벌써 이만큼 컸습니다. ^^
게다가 얼마나 효녀인지,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지도 않고, 반찬 투정같은것도 안합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스피커는 죄 다 짓눌린다고 들었는데, 아빠물건엔 손도 대지 않는게
얼마나 기특하던지요. 세상에 이런 착한 애가 또 있나 싶습니다.
으흐흐흐흐흐흐...
그냥 바라만 봐도, 아니 생각만 해도 얼굴에 미소가 머금어지는데..
요즘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