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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자살
자유자료실 > 상세보기 | 2015-04-22 19:20:31
추천수 34
조회수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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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조한욱 [가입일자 : 2010-05-05]

제목

어떤 자살
내용





로마 공화정 초기의 강직한 정치가 카토의 증손자는 그 명성을 이어받기에 충분한 성품과 능력을 가졌는데, 선조와의 구분을 위해 소 카토라고 불린다. 그는 청렴결백한 정치가이자 철학자로서 공화정 말기에 공화주의 이상을 투철하게 지켜나갔다.

 


당시 대중의 인기를 바탕으로 황제의 자리에 오르기를 꿈꾸던 율리우스 카이사르에게 카토는 불구대천의 원수였다. 무장해제하고 민간인의 신분으로 로마에 귀환하라는 카토의 명령을 받은 카이사르는 고심 끝에 루비콘 강을 건넜고, 이어진 내전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카토는 아프리카의 속주인 우티카로 퇴각할 수밖에 없었다.

 


카이사르가 지배하는 세계에서 살고 싶지도 않았고, 그에게 자신을 사면할 권리가 있음을 암묵적으로조차 인정하고 싶지도 않았던 카토가 택한 길은 자살이었다. 죽음에 대한 소크라테스의 의연함을 웅변하는 <파이돈>을 읽으면서 실행한 그의 선택을 플루타르코스는 상세하게 전해준다.

 


칼에 찔린 그의 복부에서 창자가 밖으로 돌출되었고, 그가 쓰러지며 난 소음에 가족과 하인들이 몰려와 처참한 피바다를 보았다. 의사가 수술로 창자를 봉합했으나, 의식을 되찾은 카토는 의사를 밀쳐내고 수술 부위를 다시 개복한 뒤 곧 사망했다. 그의 사망 소식을 들은 카이사르는 이렇게 개탄했다 한다. “카토여, 그대의 생명을 보전해준 것이 그대에게 통한이었던 것만큼 그대의 죽음은 내게 통한이요.”

 


사망 이후 카토의 이름 뒤에는 ‘우티켄시스’라는 별칭이 하나 더 붙었다. 어떤 지역을 획득해온 장군에게 그 지역의 이름을 별칭으로 붙여주던 관례를 고려한다면, 우티카에서의 자살이 카이사르의 폭정에 대한 카토의 승리를 암시하는 것이라는 명예로운 칭호이다. 단테가 <신곡>에서 그를 연옥의 수호자로 등장시킬 정도로 수많은 문학 작품이 그의 죽음을 추앙한다.

귀한 목숨을 버린다는 것이 타락한 세계의 비정함에 대한 더없이 강력한 항변이 된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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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명철 2015-04-22 20:35:40
답글

수술 부위를 다시 복개한 뒤 곧 사망했다. --> 이런 말은 처음 봅니다. 복개는 뚜껑을 덮는다는 뜻으로 알지만, 배를 연다는 뜻으로 쓰는 경우는 없으니...... (다시 검토해보시기를......)

조한욱 2015-04-23 01:54:20

    그러네요. 오해를 불러일으켰네요.

이민재 2015-04-22 21:27:18
답글

제 개인적인 생각임을 밝히면서 주선생님의 지적은 이런 것으로 보입니다. "복개는 뚜껑을 덮는다"의 의미는 복개覆蓋하다. 뚜껑, 덮개를 덮는다. 예를 들면 하천의 복개공사를 한다. 등 이러한 뜻으로 쓰이고요.

위의 본문은 이러한 뜻으로 쓰인 듯합니다. "복개腹開(배를 가르다, 복부를 열다.)한 뒤" 저는 이렇게 읽었습니다. 한자쓰기를 병기하면 [모신문사의 방침이 한자를 안 쓰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작은 오해(?)가 생기지 않을 듯 한데요.

그나저나 요즘의 이모씨와 모모씨의 '북한산 형제봉' 이 겹쳐집니다.(overlap) 추천하나 누르고 사라집니다.

조한욱 2015-04-23 01:54:52

    쓰는 순간에 민재님처럼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하군요.

주명철 2015-04-22 21:43:05
답글

이민재님, 저는 오해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말 사전에 오르지 않은 말임을 지적한 것입니다.
우리가 쓰는 말로 표현해야 소통할 수 있음을 강조하려고 지적했다는 말입니다.

조한욱 2015-04-23 01:56:27

    수정은 했습니다만, 신문은 벌써 나갔고...

yws213@empal.com 2015-04-23 10:02:41
답글

제 소견은 한자어의 특성으로 본다면 개복(開腹)이 맞는 듯합니다.
서술어+목적어의 구조로 표현해야 옳을 듯합니다. ^^

조한욱 2015-04-23 10:16:26

    저도 그게 옳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수정했습니다^^

용정훈 2015-04-23 11:09:46
답글

친분에 아랑곳하지 않고, 틀린 점을 추상같이 지적하고, 또 그것을 즉시 받아들여 수정하시는 두 분 모습에서 학자의 긍지를 봅니다.

오늘도 시의적절한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이종호 2015-04-24 07:40:43
답글

저도 개복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멋진 댓글들입니다...

진성기 2015-04-24 12:53:31
답글

자살이 현실도피나 포기가 아닌
가장 적극적인 의사표시이고 강력한 항변일 수 도 있군요.
근래의 몇 자살을 통해 느끼는 바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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