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이름에게 (김남조 詩, 서금옥 낭송)
이 넓은 세상에서
한 사람도 고독한 남자를 만나지 못해
나 쓸모없이 살다 갑니다
이 넓은 세상에서
한 사람도 고독한 여인을 만나지 못해
당신도 쓸모없이 살다 갑니까
검은 벽에 검은 꽃그림자 같은
어두운 향료
고독 때문에
노상 술을 마시는 고독한 남자들과
이가 시린 한 겨울밤
고독 때문에 한껏 사랑을 생각하는
고독한 여인네와
이렇게들 사는 멋진 세상에서
얼굴을 가리고
고독이 아쉬운 내가 돌아갑니다
불신과 가난
그 중 특별하기론 고독 때문에
어딘지를 서성이는 고독한 남자들과
허무와 이별
그 중 특별하기론 고독 때문에
때로 골똘히 죽음을 생각하는
고독한 여인네와
이렇게들 모여 사는 멋진 세상에서
머리를 수그리고
당신도 고독이 아쉬운 채 돌아갑니까
인간이라는 가난한 이름때문에
고독도 과해서 못 가진 이름에
울면서 눈 감고 입술을 대는 밤
이 넓은 세상에서 한 사람도
고독한 남자를 만나지 못해
나 쓸모 없이 살다 갑니다.
한해동안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015년에는 좋은날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