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최남단 지역 서귀포인데도 많이 춥군요. 일하기가 꾀가 나서, 글이나 하나 올려 봅니다.
11월 달세뇨 음악감상회 후기입니다.
이번 음악감상의 주제는 ‘회상’(Reminiscence) 으로 잡았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듣는 곡은 ‘낙엽따라 가버린 사랑’ 의 원곡인 ‘Anything that’s part of you’ 입니다.
깊어가는 가을밤에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1. Anything that’s part of you (Elvis Presley)
두번째 곡은 ‘이루마’ 가 피아노와 함께 했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면서 쓴 곡 ‘Journey’ 입니다.
어린 시절로 되돌아 가고 싶은 여행을 표현한 곡으로서, 그의 6집 ‘피아노와 나’ 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2. Journey (Yiruma)
다음 들으신 곡은 드보르작의 신세계교향곡 중 4악장입니다. 흔히 고향에 대한 회상과 그리움, 향수를
잘 표현한 음악으로 대표되고 있습니다. 이 곡은 드보르작이 미국 뉴욕의 내셔널 음악원 원장으로 체재하던
시기에 보헤미아 이주민이 모여 있는 촌락과 아이오와주 시필벌의 대평원에서 받은 인상에 감동을 받아서
만들어진 곡입니다. 뉴욕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초연으로 크게 성공하였습니다.
3. IV Allegro con fuoco, From the New World (Antonin Dvorak)
제가 다녀 본 외국들 중 몇 나라를 회상하면서 그 나라의 음악, 영화, 음악인들 등 관련이 있는 곡들을 뽑아서
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가 본 곳은 ‘디트로이트’ 였는데 자동차 도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기 전에 회사에서
‘밤에는 위험하니 다니지 마라’ 는 말을 듣고, 저녁이 오면 호텔에서 박혀 지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참 순진하죠?
그 이후 여러 번 출장차 미국을 가게 되었는데 대충 기억나는 곳들은 뉴욕, 덴버, 시카고, 필라델피아,
샌프란시스코, LA, 뉴올리안스, 댈러스, 오스틴 등이 생각납니다.
‘뉴저지주’ 에 있는 회사의 연구소에 출장을 간 적이 있었는데, 출장이 끝나고 뉴욕에 있던 동서가 뉴욕까지
픽업을 하러 왔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는 도중 길을 잘 몰라서 누구에게 물어봐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그 때는 요즘처럼 내비게이션도 없던 시절이라… 그런데 동네 어느 곳에도 차를 세우지 않고 어떤 호텔 앞에다
차를 세우고는 길을 물어 보는 것이었습니다. 왜 그러느냐? 했더니 여기는 위험한 지역이라서 아무데나 차를 세우면
‘잘못하면 총 맞는다’ 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거기서 사는 사람도 그러는데…
어쨌든 미국은 좀 위험한 나라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설하고… 미국을 대표하는 관현악단은 뉴욕 필하모닉과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있습니다.
다음 들을 곡은 재즈곡입니다. 뉴올리안스는 재즈의 고향이죠. ‘미국’ 하면 아무래도 재즈곡을 한번
들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4. Reverend Lee (Diane Schurr)
캐나다 Toronto에서 몬트리올로 가는 도로가 있습니다. 3시간 정도 운전해서 가야 하는 거리인데,
길 양쪽으로는 오래 된 단풍나무가 꽉 차 있습니다. 가을철에 이 길을 가면, 형형색색 단풍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내장산 단풍보다 더 멋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길을 ‘Maple Road’ 라고 부릅니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3번 갔었는데,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있는 커피숍의 커피향이 유독히
진했던 기억이 납니다.
캐나다의 유명한 음악인들 중에는 ‘글렌 굴드’ 와 ‘오프라 하노이’ 가 있으며, 가수로는 ‘셀린 디옹’,
‘레너드 코헨’ 등이 있습니다. 몬트리올 재즈페스티벌은 재즈팬들에게는 유명한 음악축제이기도 합니다.
한번은 캘거리에 사는 친구를 만나러 간 적이 있었습니다. 에드먼턴 탄광촌에 살다가 캘거리로 이사온 지 며칠
안 되었을 때라 짐 정리도 제대로 하지 못할 때였는데, 친구가 ‘벤프(Banff)’ 국립공원을 데리고 갔습니다.
참 아름다운 곳입니다. 거기에 ‘루이스’ 호수가 있죠. 세계 10대 절경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에 들으실 곡은 유키 구라모토의 ‘회상’(Reminiscence) 이라는 앨범 안에 들어 있는 ‘Lake Louise’ 입니다.
유키 구라모토가 ‘루이스’ 호수의 아름다운 모습을 회상하며 쓴 곡입니다.
5. Lake Louise (Yuhki Kuramoto, from Reminiscence)
브라질은 한국과는 지구의 정 반대편에 있는 나라죠. 비행시간만 무려 25시간 정도, 정말 지겨웠던 경험이
있습니다. 상 파울로를 거쳐서 리오데자네이로에 갔습니다. 세계 3대 미항중의 하나입니다. 거기에서 헬기를
타고 리오데자네이로 를 내려다 본 기억이 있었는데 그 이름답게 정말 아름답다고 느꼈습니다. 헬기에서 내려서
노천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한잔 마셨는데, 음반으로만 듣던 ‘A Girl from Ipanema’ 를 라이브로 노래하는
것이었습니다. 참, 느낌이 다르더군요.
Antonio Carlos Jobim 은 브라질의 유명한 ‘보사노바’ 음악의 대부입니다.
브라질에는 ‘이구아수’ 폭포가 있습니다. ‘이구아수’ 폭포 하면 한 영화가 떠 오릅니다.
그 영화는 ‘Mission’ 입니다.
남미의 오지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예수회’ 신부들은 그 곳에 사는 과라니족을 감화시켜 근대적인 마을로
발전시키고 교회를 세우는데 성공합니다. 신부들 중에 악랄한 노예상이었던 ‘멘도자’(로버트 드 니로) 는
‘가브리엘’ 신부(제레미 아이언스)의 권유로 신부가 되어 헌신적으로 개화에 힘쓰고 있었는데.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합의에 따른 새로운 영토 분계선에 따라 과라니족의 마을은 포루투갈 식민지로 편입됩니다.
이에 불응하는 과라니족은 대항을 하여 전쟁이 생겨나지만 결국 모두 죽게 됩니다. ‘멘도자’ 는 총을 들고
싸우다가 결국 죽게 되고, ‘가브리엘 신부는 순교하게 됩니다.
이 영화에서 ‘가브리엘’ 신부(제레미 아이언스)가 과라니족을 만나기 위해 이구아수 폭포 계곡에서
오보에를 연주하는 모습은 잊혀지지 않는 명장면입니다. 창을 들고 경계하던 과라니족이 서서히 창을
내려놓고 가브리엘 신부에게 다가가는데, 그때 그가 연주하던 곡이 "Gabriel"s Oboe" 입니다. 이 곡은
팝페라 가수인 ‘사라 브라이트만’ 의 ‘Nella Fantasia’ 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6. Gabriel’s Oboe
호주의 시드니는 세계 3대 미항 중의 하나입니다. 시드니에서 크루즈를 타면, 아름다운 시드니 해안을
잘 구경할 수가 있습니다. 그 멋진 ‘오페라 하우스’ 그리고 아름다운 건축물들…
또 한번은 Perth에 갔었는데 Nude Beach 가 있었습니다. 갈색 피부와 털로 덮인 젊은 호주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은 추하지 않고 마치 살아 있는 동물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음악영화 ‘샤인’ 은 호주 출신의 실존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헬프갓’ 이 주인공인 영화입니다.
‘데이비드 헬프갓’ 은 영화에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하는데, 이 작품을 연주하다가
혼절합니다…
아름다운 선율들이 곡 전체에 가득 차 있으며, 어려운 기교들이 속출하는 마지막 악장의 클라이맥스는
진정한 감동을 안겨 줍니다.
뉴욕 필하모닉의 연주, 라흐마니노프 자신의 피아노 연주로 초연되었으며,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7.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Finale
라흐마니노프는 차이코프스키에게 사사받았습니다. 그의 스승이었던 차이코프스키의 경쾌한 음악을
한번 들어볼까 합니다.
8. 차이코프스키 호두까기인형 중 ‘꽃의 왈츠’
우리가 어릴 때 다 읽었던 ‘호두까기인형’ 동화가 생각나죠?
호주인으로서 유명한 기타 연주자가 있는데, 바로 ‘존 윌리엄즈’ 입니다. ‘쥴리안 브림’ 과 함께 듀오로
연주하는 ‘카룰리’ 의 기타 2중주곡을 들어 봅니다.
9. Duo in G, op34 (Carulli) (쥴리안 브림 & 존 윌리엄즈)
전에 회사에 다닐 때 베트남’ 에서 세미나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베트남은 수많은 전쟁영화의 배경이
된 나라입니다. 미국이 손들고 철수한 ‘월남전’ 때문이죠. 우리 한국군도 5,000명 이상이 희생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영화 ‘Good Morning Vietnam’ 에 나오는 ‘What a Wonderful World’ 같은 관련곡들도 월남전을 바탕으로
생겨났습니다. 오늘은 영화 ‘디어헌터’ 에 나오는 ‘카바티나’ 를 한번 들어 봅니다.
10. 카바티나
베트남 출신의 피아니스트인 ‘단 타이손’의 피아노 연주곡을 한곡 들어 봅니다. 잘 알려진 쇼팽 녹턴 2번입니다.
‘단 타이손’은 쇼팽 콩쿠르 10회 우승자입니다. 쇼팽 콩쿠르는 5년마다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개최되는 피아노
콩쿠르로 쇼팽 콩쿠르 우승자 중에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 마우리치오 폴리니,
마르타 아르헤리치, 크리스티안 짐머만, 스타니슬라브 부닌 등이 있습니다.
11. Chopin’s Nocturne No. 2 (Dang Thai Son)
보통 야상곡이라고 번역하는 녹턴(Nocturne)은 달콤한 멜로디에 부드러운 반주를 걸친 간단한 소품을 말하며,
밤에 연주됩니다. 녹턴 이외에, 밤에 연주하는 음악으로는 세레나데가 있는데, 세레나데는 좀 이른 저녁에
연주하고, 녹턴은 조금 더 늦은 시간에 연주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결혼 전 회사의 본사가 있는 홍콩에 몇 개월간 근무한 적이 있었는데 로빈슨로 3가에 살았습니다.
그 동네는 한적한 고급 주택가로, 조깅하기에 참 좋은 동네였습니다. 그 당시 외국 출장시에는
수당이 짭짤했기 때문에 복귀해서는 그간 타고 다니던 중고 포니2 똥차를 버리고 새차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 홍콩에는 지겹도록 스무번 정도 출장을 갔었고 결혼해서도 첫 해외여행지로 온 가족이 같이 여행을
가기도 했습니다. 빅토리아 피크의 벤치에 앉아서 캔맥주를 마시면서 홍콩의 시가지를 내려다 보고 있노라면
이 노래가 생각납니다.
Love ~ is a many splendored thing !..~
홍콩과 마카오를 배경으로 한 영화 ‘모정’ 의 주제가입니다. ‘앤디 윌리엄스’ 가 불렀으며,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았습니다.
홍콩은 액션영화의 본산지입니다. 80년대말, ‘영웅본색’(A Better Tomorrow) 이라는 영화가 등장해서
‘느와르 액션’ 이라는 장르를 만들어 냈으며, 이후 수많은 아류영화들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오늘은 ‘영웅본색II’ 의 주제가인 ‘미래분향일자’ 를 한번 들어 봅니다. 아이를 낳은 아내와 통화하면서
죽어가는 장국영의 전화박스 씬에서 애절하게 흐르는 곡입니다.
12. 미래분향일자 (장국영, from 영웅본색II)
중국과 최근에 FTA가 체결되었습니다. 요즘 중국 사람들이 제주도 땅을 사재기하고 있습니다.
참 걱정스러운 일입니다. 뭔가 제도가 좀 바뀌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상하이의 ‘샹그릴라’ 호텔에 묵었을 때 호텔 종업원들의 불친절함에 혀를 내두른 기억이 있습니다.
아직 문화적으로 성숙하기까지는 많은 세월이 필요할 듯 합니다.
중국은 워낙 독특한 장막속의 나라이기 때문에 음악과는 좀 거리가 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중국을 배경으로 한 음악을 한곡 들어볼까 합니다.
베이징의 황궁을 배경으로 한 ‘푸치니’ 의 오페라 ‘투란도트’ 중 ‘공주는 잠 못 이루고’ (Nessun dorma) 입니다.
‘투란도트’ 공주가 던진 수수께끼를 풀지 못하면 목숨을 내 놓아야 하는데, 이를 통과한 ‘칼라프’ 가
만용을 부려 ‘투란도트’ 에게 자기 이름을 맞춰보라는 문제를 내 놓고 부르는 유명한 아리아입니다.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노래합니다.
13. Nessun dorma, 공주는 잠 못 이루고 (루치아노 파바로티, from 푸치니의 투란도트)
가깝고도 먼 나라가 아마 일본인 듯 싶습니다. 아침 시각, 전철역에는 출근하는 회사원들의 인파가
인산인해 수준이었던 것이 생각납니다. 뒷골목에는 일본식 선술집 이자카야가 몰려 있어서, 저처럼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양하게 안주를 즐겨 먹을 수 있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원전사고가 났기 때문에
이제는 못 먹겠지만요…
일본 노래를 한곡 들어 봅니다. ‘나카시마 미카’ 가 불렀던 ‘눈의 꽃’ 입니다. 이제 첫눈 올 때가 되었죠.
원래 ‘박효신’ 이 불렀는데, 지난 추석때 ‘나가수’ 라는 프로그램에서 ‘박기영’ 이 부르는 것을 보았습니다.
분위기가 참 좋았던 것 같아서 오늘은 ‘박기영’ 의 노래로 들어 봅니다.
14. 눈의 꽃 (박기영)
세계 3대 미항 중 마지막 하나는 이탈리아의 나폴리입니다.
나폴리는 칸초네의 고향입니다. ‘오 솔레 미오’ 가 칸초네의 왕이라고 한다면 ‘돌아오라 소렌토로’ 는
여왕격인 셈입니다. 사랑하는 이의 눈동자를 태양에 비유한 ‘오 솔레 미오’(오 나의 태양) 를 들어 봅니다.
호세 카레라스가 시작하고, 플라시도 도밍고가 그 뒤를 잇고, 이어서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그 뒤를 따릅니다.
15. O Sole Mio (호세 카레라스, 플라시도 도밍고, 루치아노 파바로티)
저희 집 옆에는 일본의 한 종교단체에서 연수원으로 쓰고 있는 ‘SGI 연수원’ (구 프린스 호텔) 이 있습니다.
그리고 좀 내려오면 중국인들이 지어놓은 4층짜리 호텔이 최근 오픈했습니다. 이렇게만 보면 참 국제적인
도시에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 바빠서 간혹 아침에 일하러 나올라 치면, 6시 15분경 동홍동 인근을 지나가게 되는데, 귤 따러 가는
아주머니들이 마스크를 끼고 모자를 쓴 채 차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아주머니들의 뒤에는
수익형 분양 호텔 또는 수익형 임대위탁관리 소형아파트 등 분양간판이 널려 있습니다. 사진을 한장 찍어 두면
뭔가 생각하게 만드는 차분한 작품사진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사진찍는 실력이 없어서…
올해 귤 따는 아주머니들의 하루 일당은 작년보다 5천원 오른 6만원이 되었네요. 작년에도 그리고
금년에도 5천원씩 올랐습니다. 올해 감귤은 소비도 부진하고, 값도 많이 떨어져서 귤 농사하는 사람들은
죽을 맛이라고 합니다.
시골에서 산다는 것… 이런저런 생각들이 교차합니다…
오늘 마지막곡입니다.
모짜르트의 성가곡 ‘Ave verum corpus’(성체안에 계신 주님) 입니다. 카톨릭 성가집 194번,
성체성가로서 특히 부활대축일 때 많이 불리어집니다. 간단하지만 경건하고 엄숙함이 느껴집니다.
16. Ave verum corpus (성체안에 계신 예수) St. John’s College Choir
(내일 두번째 감귤나눔 이벤트를 공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