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제가 살고 있는 집이 애프터리빙 이라는 방식으로 계약을 했습니다.
일단 살아보고 결정하는 제도죠.
이 방식의 위험성도 여러번 언론에 보도 되었습니다.
살아보고나서 나가려고 할 때 내 명의로 된 대출을 다시 승계 해달라고 하면
시행사가 거부를 하든지 폐업을 하든지 해서 책임을 회피하는 경우가 많았나봐요
저희는 처음에는 그냥 분양 받아서 입주를 했습니다. 원래는 입주할 생각이 없었어요
투기 목적으로 분양 받은 것이었거든요. 한때 웃돈이 1억까지도 붙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2008년도에 세계금융위기가 닥쳐오니 분양원가에도 팔리지 않더군요
손해보고 팔까 하다 계산을 해보니 일단은 60% 대출 받아서 입주해도 이자는 어찌어찌
감당은 되겠더라고요.
고급 아파트에 함 살아보고, 나중에 경제가 좋아져서 가격이 오르면 그 때 팔자는 생각도 했어요
입주 할 때는 입주예정자들이 집단담보대출을 해서 저렴하게 했지만 매월 납부해야 할
이자 부담에 쪼달려서 힘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애프터리빙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저런 말들이 많았지만 여기는 시공사와 직접 계약을 하는 것이고,
시공사가 대출을 승계 할 때는 차일피일 미루지 못하게 날짜까지 박아서 해준다더군요
게다가 애들 학교 학부형이 법조인 인데, 서류 검토를 해보더니 문제 없겠다며 입주 하는 걸 보고
저희도 결심을 했습니다.
살던 집은 바다 전망도 좋고, 온실구조이긴 해도 여름에 바람도 잘 들어서 괜찮았습니다
에어컨도 보름 정도 틀었던 것 같네요
겨울에는 아랫집 윗집이 난방을 빵빵하게 때는지 손님 왔을 때 외에는 거의 때지 않았고요
집을 내어 놓았더니 옆동 살던 건설사 사장님이 맘에 든다며 덥석 계약을 했습니다.
사실 저희집은 벽을 부수면 방 하나가 더 생기는 구조였거든요. 그걸 알고 있었던거죠.
그리해서 옆동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평수는 더 넓어졌지만 층수는 낮아져서 옆 건물에 다 가리네요. 방도 3개 밖에 없습니다.
대신 거실이 꽤 넓어서 음악 듣기는 좋은데,
거실이 넓으나 좁으나 애들이 어질러 놓는 시간은 똑같아요. 청소 힘들고 관리비 비싸고...
그래도 대출이자 내는 것보다는 관리비가 훨씬 적게 들죠.
입주 때 분양금액의 10% 만 냈습니다.
취등록세는 우리가 냈지만 퇴거할 때는 건설사에서 보전해준다네요
이제 1년 살았습니다.
지난주 아버지가 오셨습니다. 어지럽다며 바깥을 내다보지 못하셨어요.
건강한 주거형태는 아니지만 살다보니 적응은 되네요.
1년 후 떠날 때 건설사에서 취등록세 돌려받고, 계약금 10% 낸 것도 돌려받으면 끝입니다
더 살고 싶으면 계약 연장이 가능하지만, 이미 다른 아파트 입주 예정이거든요.
만약 건설사가 부도나면 떠안아야 하겠지만, 잔금 30% 내지말고 버티면 분양가의 70% 로 내집이 되는거죠
계약연장을 할지 고민은 되지만, 그래도 일반 아파트로 가고 싶어집니다.
저희 취향은 아닌 것 같아요
요즘 일간지 찌라시로 슬슬 다시 광고를 하네요.
이 동네 살게되면 좋은 점으로는 사람 사귀기가 참 좋습니다.
헬스장에서, 놀이터에서 옆에 아줌마랑 얘기하다 친해지면서 알고보면
사장 부인이고, 회장 며느리고 그래요. 사업하는 분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환경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