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국민학교 다닐 때 보이스카웃 활동에 필요하다고 하니 아버지가 사 주신 겁니다
캠핑 때 들고 갔더니 다른 친구들은 다들 단순하고 가볍고 깔끔하게 생긴 플라스틱 나침반을
갖고 왔던데, 제 껀 크고 무겁고 투박하게 생긴 어른들 용이라 기도 죽고 부끄러웠습니다
근데 크고나서 생각해보니 이것이 정말 명품 콤파스라는 생각이 드네요
대학생 때는 직장 다니는 친구랑 승용차로 여름 휴가 다닐 때 지도책과 이 나침반만 있으면
못찾는 길이 없었습니다
지금처럼 내비게이션만 믿고 다니는 것 보다 피곤하기는 했어도 가장 효율적으로 찾아 다녔어요
내비게이션은 시골 지방도 다닐때면 빙빙 둘러가게 안내하기도 하죠
찾는 건물이 길 건너편에 있고, 돌아나오는 길이나 유턴이 없으면
산을 빙빙 둘러가게 안내 하기도 해요, ㄷㄷㄷㄷ
이제는 10년 넘게 쓸모도 없지만 왠지 과거의 향수에 젖어 버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그게 다 무슨 소용이냐는 생각이 드네요. 필요 없는 건 과감히 정리하려 합니다
아이들이 컸을 때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것들만 남겨두려고요
이거 정말 민감한 나침반이예요. 주변 가까운 곳에 쇠붙이가 있으면 지맘대로 엉뚱한 곳 가리킵니다
군대에서는 독도법 할 때 근처에 철모도 다 치우게 했다네요
혹시 이 나침반이 필요한 분이 있으면 제가 택배로 보내 드리겠습니다.
근데 요즘은 스마트폰으로도 나침반 앱이 있으니 과연 이게 필요한 분이 있을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