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속에 깃들인 아름다움을 발굴해내는 한국의 대표적인 사진가 배병우가 한국 고유의 미(美)를 찾아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이 년여에 걸쳐 전국을 누빈 끝에 한 권의 사진집으로 그 결실을 맺었다. 제주의 푸른 바다에서부터, 눈 덮인 대관령의 소나무, 서울 도심 속의 고궁, 그리고 청화백자와 자개소반 등의 공예품에 이르기까지, 사진가 특유의 시각으로 포착된 65점의 사진은, 대상의 표면적 아름다움을 넘어서 순수 자연의 선과 형태, 색을 새롭게 발견하게 한다.
“한국의 미를 한마디로 말하면, 그것은 ‘자연의 미’라고 할 것이다. 자연에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것은 한국적 자연으로, 한국에서의 미술활동의 배경이 되고 무대가 된 바로 그 한국의 자연이다. 산은 둥글고 물은 잔잔하며, 산줄기는 멀리 남북으로 중첩하지만, 시베리아의 산맥처럼 사람이 안 사는 광야로 사라지는 그러한 산맥은 없다.”―김원용(金元龍)·한국미술사학자
“한국의 미는 언제나 담담하다. 그리고 욕심이 없어서 좋다. 없으면 없는 대로의 재료, 있으면 있는 대로의 솜씨가 한국미술의 마음씨다.”―최순우(崔淳雨)·한국미술사학자
제주의 푸른 바다에서부터, 눈 덮인 대관령의 소나무, 서울 도심 속 고궁의 전당과 정원, 그리고 청화백자(靑華白磁)와 자개소반 등의 공예품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자연과 그것이 품어 낳은 한국전통예술은 지금까지 여러 학자들이 탐구하고 정의해 왔듯이 단순 유연한 선과 색조, 형식 일탈의 자유로움, 담박 간결한 심성과 인간미를 공통적으로 담고 있다. 그것은 한국적 아름다움의 근본이 우리의 숨결과 소망과 넋이 배인 자연친화의 생활문화에 있다는 당연한 이치 때문일 것이다.
이 사진집은 풍경 속에 깃들인 아름다움을 발굴해내는 한국의 대표적인 사진가 배병우가 한국 고유의 미(美)를 찾아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이 년여에 걸쳐 전국을 누빈 끝에 맺은 결실이다. 여기 실린 65점의 사진은 사진가 특유의 시각과 사색의 미감으로 포착되었는데, 이는 대상의 표면적 아름다움을 넘어서 순수 자연의 선과 형태, 색을 새롭게 발견하게 한다. 가로로 넓은 혹은 세로로 긴 프레임 속 다소 무겁게 가라앉은 톤의 풍경들은, 보는 이를 작품 밖에 머물게 하지 않고 안으로 끌어당기며, 한국의 산수화와 같이 보는 이가 풍경에 둘러싸인 듯한 편안함을 선사한다. 한국의 미가 과연 무엇인지 알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이 사진집은 그 오묘한 질서와 조화를 먼저 가슴으로 느끼고 그 깊은 울림을 오랫동안 간직하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이 책 서두에서 소설가 이청준은 “우리 고유의 양생(養生)의 길, 자연과 우주의 운행을 자신 안에 아우르고 함께 순환하려는 적연(寂然)한 소망이 우리 삶을 품격 높게 정화하고 고양시켜 가는 양생의 문화를 낳은 것이다. 그리고 이 양생문화의 지혜를 안은 삶의 경지야말로 우리 자연이 낳은 한국적 아름다움의 가장 큰 덕목이자 위엄있는 품격이 아닐까 싶다”라고 말하고 있으며, 이 책은 “그 유심(幽深)한 우리 양생의 표정과 빛을 한자리에 보여주는 보물지도인 셈”이라고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