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준 변호사님께.



안녕하세요.

먼저 가명을 사용해서 죄송하다는 말부터 올립니다.

떠올리기에 괴로운, 또 잊어버리고 싶은 추억이기에 말 꺼내기가 힘들지만

법률적으로 어떻게 보상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2002년 9월 군 제대를 했습니다.

그때의 기구한 제 삶을 생각하면 지금도 자다가 벌떡 일어납니다.

좀 지저분 합니다.



2002년 항문에서 피고름이 나와서 군 벽제 병원에 가니 군의관님이

치루라고 어서 입원하라고, 다음 주에 서류 들고 오라고 하시더군요.

입원하는가 했더니 부대장이 훈련을 뛰고 가라고 하더군요.

2주 정도의 훈련이었습니다. 입원한 병사가 많아 (3명) 사람이 모자르다고

훈련뛰고 가라고 하더군요. 후송차 오는 전 날, 일부로 못가게 하려고 했는지

아니면 우연인지 일직을 서게 되었습니다. 후송차 오는 시간에 일어나

물어보니 명단에 누락되어 병원에 못 간다고 했고요.

그렇게 훈련을 뛰게 되었습니다. 그때 고름이 터져 속옷이 온통

노란색 고름으로 얼룩 졌었죠. 의무병이 저녁마다 소독해주는 정도의 치료를

받고.....훈련 끝나고 벽제 병원에 갔습니다. 병원 가기까지 두 달정도 걸렸습니다.



군의관님이 보고 늦었다면서 창동으로 후송을 보내시더라구요. 창동에서

수술받고 완쾌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6개월 동안 척추마취 하는 수술을

군 병원에서 한번, 낫지 않았다 하여 외부에 의뢰해 백병원에서

한 번 그래도 낫지 않아 전역하고 그 병 관련 세계적 권위자이신 분께

수술을 받아 치료가 어느정도 되었습니다.



몸이 낫지 않은 상태로 전역 날짜가 되어 창동병원에서 자대로 복귀했습니다.

전날엔 아무런 말 없이 쉬라고 하다가 전역 날 되니 각서를 쓰라고 하더군요.

'나는 이 부대에 아무런 불만이 없습니다' 라고.

울분이 터졌습니다. "난 못쓰겠습니다."하니 부대장이 "넌 오늘까지 군인이야.

밤 12시 까지 너를 붙잡아 둘 권리가 내게 있어." 그때 아버지가 간암 말기셨고

어머니가 부대 밖에서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3시간 동안 옥신각신 하다가

정오 12시에 각서쓰고 나왔습니다. 글 쓰는 지금, 그때를 돌이켜보니 온 몸이

너무 떨리네요.



아무튼 그후 전역해서 척추마비하는 수술 한 번 받고 자잘한 수술 두 번 받고

어느정도 낫긴 했지만 휴우증- 항문 관련 근육이 약화되어 설사 같은 건 바로

나와버리는 증상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면봉과 소형 좌욕기 등을

휴대하고 엉덩이가 짓무르다보니 오래 앉아 있지 못합니다.



보상없는 처벌은 원치 않는데 소송을 걸게 되면 어디로 걸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전역 날 부대장에게 주었던 각서가 지금도 효력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만약 재판 들어가면 그쪽에서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걸 경우도 생기는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