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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 제1당 대통합민주신당의 정체성이 모호하다. 지난번 대선 때 그들이 참패한 원인도 후보보다 당의 정체성 문제가 가장 컸다고 본다. 국민은 국가를 맡길 수 있는 집단(당)을 더 중요시했다. 오는 총선도 마찬가지일 게다.
지금 그들의 노선은 '중도진보'라고 했고 정체성이 뭐냐 란 물음에 '일자리'란 대답이 나왔는가 하면, 다음 총선전을 '손학규 식 탈이념·실용노선'으로 돌파한다고 보도되었다.
우선 '일자리' 창출은 당의 정책 중 하나이지 정체성이 될 수 없다. 이런 이미지는 왜소하고 혼란스럽다.
다음 '탈이념·실용노선'이란 매우 부적절하다. 실용주의란 이미 이명박 진영이 선점한 링 위에 높이 세워놓은 승리의 깃발이다. 여기에 똑같은 깃발을 들고 쳐들어간들 백전백패다. 대선에서 이미 패한 전략을 다시 끄집어 든다니 답답하다. 이명박의 경제대통령 구호를 뒤따라가면서 "나도 경제, 나도 경제"하지 않았던가. 여기에다 어떻게 표를 줘! 한나라당과 전혀 다른 무대(링)를 만들어 '이념 없는 실용주의'가 아니라 '이념 있는 실천주의'의 기세를 높인다면 비로소 국민이 쳐다볼지도 모른다. 동시에 실용주의의 모순과 위험성에 대한 매서운 비판을 가해야 한다.
실용주의(Pragmatism)란 19세기 말의 낡은 철학(F.A.랑게)이다. 프라그마티즘의 중심사상은 '성과주의'인데 이는 부패한 기형적 권력철학이란 비판을 받았다. 예를 들면 "프라그마티즘은 침략자로 단죄되어야 할 사람을 전승의 성과로 영웅을 만든다. 하나 이는 객관적 진리에 대한 반항이다"(할쉬베르그).
MB의 실용주의도 성과주의에 집착하기 때문에 많은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MB의 실용주의는 인수위를 통해 나타났듯이 매우 위험하고 국가를 큰 혼란에 몰아넣을 수도 있다.
대불공단 전봇대 뽑듯. 그것이 아무 해결도 주지 못한 쇼였던 것처럼. 아이디어만 있고 스터디 없는 정책이 불안하다. 이런 그릇된 사상을 그의 뒤를 따라 이삭 줍듯 집어든다면 공당의 몰골은 그지없이 추하다.
민주신당은 MB의 성과주의가 할퀴어놓은 국가를 치유할 수 있는 5년 후의 대안, 나아가 21세기 미래를 향한 희망철학에 몸을 실어야 한다.
그리고 중도니 탈이념 따위의 소극적인 '엉거주춤 이미지'를 버려야 한다. 지구상에 빨갱이가 사라진 지 오래되었다는, 시대착오를 일깨우는 적극적 대안이념을 치켜들어야 한다.
그 다음 강한 이미지다. 정부조직 개편이 국가 위기를 초래할지도 모르는데 그 대응은 무기력해 보인다. 강력하고 확실하고 신념으로 뭉친 미래 지향적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하면 모두가 불행해질 수 있다.
한용상(언론인) nuriys@hotmail.com
(2008-01-29 08:09:33)